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us)가남긴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어떤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라는 격언은 자아 수준에 필요한 지혜의 바탕이 된다.  - P141

상대적으로 온건한 형태의 나르시시즘은 일상에서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타인에게 의도적인 호의를 보이는(놀랄 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으나 남자는 여자에 비해 나르시시즘과 관련해 더 높은 점수를 받곤 한다. ‘적응력이 좋은(well-adjusted)‘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이보다 악성에 해당하는나르시시즘 형태들은 공격적이고도 집요하게 자신의 이익 증진에 몰두해타인의 삶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 P163

우리는 별 수 없이 스스로에게 빠져 있다. 우리가 마음을 쓰는 대상은 대체로 다름아닌 자기 자신이다. [.....] 사실상 나 자신을 제외한 모든사람이 소모품이라고 느끼는 것은 나르시시즘이 지닌 옹졸한 측면 중하나이다. [......] 전장에서 군인들이 총구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수있는 비결도 이 나르시시즘에 있다. 사람들은 내심으로는 자신이 죽을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만 옆에 있는 사람을 안쓰러워한다. [……]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교활하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은 자신의 이기심을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며, 이기심은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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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 경멸적인 꼬리표는 집단 내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귀하고 의로운 집단의 구성원이 되려면 그 집단의 외부인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폄하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둘째, 경멸적인 꼬리표는꼬리표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즉 고정관념을 이용해특정 집단에 속한 모든 구성원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버림으로써 이 세상을 단순화하는 일종의 약칭으로 작용한다.  - P110

완곡 어구는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에 널리 퍼져 있지만, 특히 전쟁이라는 영역은 그러한 ‘이중화법(double speak)으로 가득차 있다. 스미스는 베트남에서 폭탄 투하는 ‘대포를 전달(delivering ordnance)‘한다고 표현되었고, 주변 환경을 황폐화하고 사람들을 중독에 빠지게 만든 고엽제는 단순히 ‘제초제(weed killer)‘로 불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늘날 우리는 사람들을 살해하지 않는다. 다만 ‘목표물을 중립화(neutralizetargets)‘하거나 ‘제거(take them out)‘ 한다. 실수로 아군을 죽이는 행위는 아군 사격을 의미하는 ‘프렌들리 파이어(friendly fire)‘라고 불리며, 공교롭게도민간인을 죽이게 된 행위는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 혹은 ‘유감스러부작용(regrettable byproducts)‘이라고 알려져 있다. 어느 중심부를 목표로 그곳에 있는 모든 것을 대량 살상하는 폭격 행위는 ‘정밀한 국부 공격Clean surgical strike)‘이라고 한다.  - P111

이 점을 고려하면 언어가상당한역설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언어는 인간종이 이루어낸 더없는 성취일 수도 있지만 깨달음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때도 많다. 인간은 언어가 지닌 이중적인 속성으로 인해 언어가 지닌 이점과한계 모두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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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 모두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 혹은 대상화에 관한 논의에 좀더 초점을 맞추면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과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플라톤이 동굴의 비유에서 언급한 동굴 속 인간과 같은 존재로서 우리의 존재 혹은 타인의 존재를 이루는 본질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우리가 타인 및 이 우주와 맺고 있는 관계의 본질을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다. - P89

분리되고 소외되고 도외시된다는 느낌으로 인해 증폭되는 인간의 자기염려는 타인을 대상화하는 경향과 이에 따른 갈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그러나 인간은 생존을 더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집단을 형성하고 협력 및타협하고자 하는 강력한 사회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공평한 논의가 될 것이다.  - P93

모래알 하나에서 세상을 보고야생화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보려거든그대 손안에 무한을 움켜쥐고찰나 속에서 영원을 붙들라.
ㅡ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순수의 전조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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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의 방식대로 본다.
-「탈무드」 격언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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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인간화는 서로 상충하는 동기들에 대한 반응으로,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해를 입히고 싶지만 살인을 금하는 인간 본능에 의해 통제를 받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특정 대상을 인간 이하의 존재이자 인간이아닌 존재로 묘사하는 것이 허용되는 환경은 잠재적 가해자의 정서를 자극한다. 그러한 묘사에 담긴 이미지와 인상은 분노, 두려움, 혐오감을 부추기며 자기(self)를 둘러싼 정서적 경계를 점차 축소한 다음 굳어지게 만든다.
즉 ‘나‘라고 간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인식이 편협해지는 바람에 같은 종족 구성원이라는 범위에서 특정 사람들이 제외되는 것이다.  - P63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와 동족인 인간을 고문하거나 살해하기를 주저할 것이다. 그러나 타인이 우리 같은 인간이 아니며 어떤 사악한 원칙을대변하는 자라는 말을 듣고 나면 그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모든 정치적·민족주의적 프로파간다의 목표는 하나이다. 어떤 집단으로 하여금 다른 집단에 속한 구성원들이 진짜 인간이 아니라고 말게 만들고, 따라서 그들을 약탈하거나 속이거나 괴롭히거나 심지어는 살해해도 그것은 정당한 행위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 P65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인간이 동물을 자급자족을 위한 수단으로 사냥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인을 먹잇감으로 대상화하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비인간화 과정 중 하나인 것처럼 보인다.  - P68

리는데, 이 과정은 대체로 피해자를 병에 걸렸거나 비정상적으로 더러운동물로...... 특히 돼지, 쥐, 구더기, 바퀴벌레, 각종 해충으로 지칭하는방식으로 진행된다. - P71

사회심리학자 닐 J. 크레셀(Neil J. Kressel)은 자신의 저서에서 "현대에 자행된 집단적인 잔혹 행위 중에서 비인간화의 형태를 띠지 않은 것은 없었다"라고 기술했다. 실제로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을 학살하도록 행하는작업에 성공한 사례들마다 선동적이면서 비인간화를 부추기는 이미지와메시지를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는 다수 존재한다.  - P71

강제수용소-특히 폴란드에 위치한 강제수용소들에서 복무한 나치스 친위대원들은 전쟁 이전의 삶을 보냈던 익숙한 풍경과 집으로부터 멀리떨어져 있었다. 그들은 민간의 생활 풍경이 존재하지 않는 강제수용소라는곳에서 본래 일종의 규제로 작용했던 사회적 관습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상태였다. 또한 그들은 이렇게 고립된 환경에서 전능감을 느꼈다. 수감자들은잠시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도 있었지만 경비원들은 마음만 먹으면 내키는대로 수감자들을 살해할 수 있었다.  - P72

상대방을 희생시킴으로써 자신의 권력에 대한 감각을 고양하고자 했던 감독관의 가학적인 태도는 극단적인 유도체화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에해당한다. 감독관에 의해 희생당하는 피해자들은 주로 오락과 자기고양을위한 감독관의 욕망이 투영 또는 표현되는 수단으로 취급받는다. 피해자들은 갖가지 방식을 통해 감독관이라는 존재를 위한 부속물로 격하되며, 그들의 존재 혹은 주체성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도 부정당한다. - P75

생존자의 진술을 살펴보면 비인간화는 나치 친위대원들로 하여금 유대인과 다른 이들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여기도록 세뇌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가해자들은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사실에 분명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 일화는 외모와 언어 같은 요소들에 의해 비인간화의 강도가 약해질수는 있지만, 나치 친위대원들이 결국 집시를 학살하고 말았기 때문에 극악무도한 잔혹 행위가 벌어지는 데 있어서 전적인 비인간화가 필요한 것은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대원들이 한 행동은 그야말로 감정을 의식 밖으로 밀어내버린 것이었다. 감정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존재하는 경우에는그 감정을 억압하는 능력이, 즉 ‘상황에 적응하고 둔감해지는 능력‘이 집단학살이라는 폭력을 가능하게 한다. - P78

가해자가 피해자의 인간성에 대한 자각을 어느 정도 유지한다고 할지라도 제노사이드적인 잔혹 행위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인측면에서 보면 비인간화라는 심리적 착각으로 인해 초래된 살인과 피해자의 인간성에 대한 자각은 유지하고 있으나 선천적인 도덕적 자원이 고갈됨에 따라 초래된 살인 중에서 어떤 것이 더 나쁜지를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 P80

 사실 비인간화는강제수용소를 지탱하는 구조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강제수용소는 삶을 고취하거나 연장, 개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병, 피로, 무기력, 쇠락, 죽음 등을 양산하기 위해 특수 설계된 곳이었다.  - P80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소장이었던 루돌프 회스에 따르면 ...... 바위 같은 존재가 됨으로써" "강철 같은 결단이 있어야만 히틀러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결단은 모든 감정을 억눌러야만 성취할 수 있다." 이렇게 학살이 일상의 업무가 된 사람들이 그러한 행위를 저지르게 된 데에는습관화가 둔감화를 초래하는 과정‘, 즉 다양한 증거를 통해 입증되었으며어디에나 편재하는 과정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경악, 불쾌, 공포와 같은 본능적인 감정들은 ‘일상화(routinization)‘ - 무언가에 끊임없이 노출된 결과평범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는 현상-를 통해 둔화될 수 있으며, 이때에는가해자가 피해자를 바라보는 관점에 전면적인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필요도 없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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