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용암을 뒤집어쓴 폼페이의 연인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주 뜨거운 것이 나를 덮쳤고 순식간에 세상이 멈춰버렸다. 스피노자가 구별했던 감정의 종류는 마흔여덟가지. 그중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욕망일까, 기쁨일까, 경탄일까, 당황일까. 그가 나에게 느끼는 감정은?
호기심에 기초한 경멸일까, 아니면 나와 같은 종류의 것일까. 나는 ‘감정의 철학‘ 수업에서 배웠던 몇개의 키워드를떠올리며 정신없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노력했지만실패했다. 수족관의 푸른 조명 탓인지 그의 얼굴이 더 창백하게 보였다. 그늘진 그 얼굴이 누구보다도 쓸쓸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늦어버린 뒤였다. 그의 얼굴이 점점 더 크게 다가왔고, 나는 그만 그의 입술에키스를 해버렸다.
그의 입술에서 이전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맛이 났 다. 비릿하고 쫄깃한 우럭의 맛. 어쩌면, 우주의 맛.
그날 밤 우리는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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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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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생선 가시는 진짜 잘 발라줬는데………
그가 갑자기 생선 가시를 바르기 시작하더니 두툼한 꽁치 살을 내 밥공기에 슥 얹어놓았다.
ㅡ아이고,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아이고, 죄송해라.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 저도 좋아해요. 꽁치 맛있죠.
 - 꽁치 말고, 당신이라는 우주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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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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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습이 웃겨서 계속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말고도 모두가 웃고 있었고 술에 취할수록 모든 게 괜찮아져버린 우리는 서로를 안은 채 밤공기를, 자꾸만 흐려지는방콕의 야경을, 그 뜨겁고 촉촉한 공기를, 순간의 모든 것들을 다섯살짜리 꼬마처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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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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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하늘에는 차가운 별이 떴고, 우리는 트럭의 좁디좁은 조수석에 함께 구겨져 앉아 허벅지로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나의 집이 아닌우리의 집으로, 가로등이 켜진 주황빛의 도로는 이상하게눈물이 나올 것 같았고, 모든 것이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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