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얼굴 하지 마시어요. 하는 수 없습니다. 기린은 피를 싫어하는 생물이니까요. 피 냄새만 맡아도 병에 걸리는 기린도 있는걸요" - P112

"아니요. 왕은 기린에게 선택되어야 비로소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왕은 그런 존재입니다."
"..…잘 모르겠어."
"저도 잘 모릅니다. 기린이 아니니까요. 이런 식으로 생각하세요. 먼저 천제께서 왕을 고릅니다. 하늘의 가장 높은 분이 여러 사람의 인품을 비교해 가장 왕에 어울리는 사람을 정하는 거지요."
"흐응."
"천제는 그 뜻을 기린에게 전합니다. 따로 천제가 귀띔해주시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기린은 왕이 되어야 할 사람을 만나면 알 수 있습니다. 천계가 내리니까요."
- P114

"천계가 내리면 기린은 왕 앞에 평복합니다. 왕이 아닌 사람에게는 절대로 평복하지 않는 생물이지만요. 천제나 서왕모의 사당에서도 기린만은 평복하지 않아도 된다고 정해져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
"그리고 결코 곁을 떠나지 않고, 절대로 명령에는 거스르지 않는다는 서약을 합니다.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 왕명을 거스르지않으며, 충성을 맹세할 것을 서약한다고요
왕이 허락한다고 말씀하시면 왕의 발에 이마를 댑니다. 뿔을대는 거지요. 그러면 그 사람은 왕이 됩니다. 다이키가 선택한분이라면 태왕이라 부릅니다. 대국의 왕을 그리 부르지요. 다이키는 그때부터 태 태보라 불립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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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어디에서 오는지 아는 이는 없다. 더군다나 인간이 아년 존재라면 더욱 그렇다.
생명과 의식은 그녀 한에 느닷없이 깃들었다.
- P17

기린에게는 부모가 없다.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가 사신목 뿌리에 열리는 여과다. 기린의 열매가 가지에 달리면 하루반 만에 부화해 기린이 부화할 때까지 열 달 동안 가기 아래에서익어가는 과실을 지켜본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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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란 대체 무엇일까. 돌아갈 세계를 잃은 환상과 깊이관계되어 있지는 않을까.
- P200

사람이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숭고한 애정의 뒤편에는 이다지도 추악한 이기심이 존재한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이토록 더럽다. 히로세는 생각했다.
- P260

분노가 들끓었다. 다카사토를 향한 분노였으나 다카사토가 히로세를 화나게 한 것은 아니다. 눈앞에 있는 인간이 어째서 지극히 평범한 삶을 허락받지 못하는 것인가에 대한 분노, 더욱이 그사실을 어째서 이 녀석은 이렇게나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인가에 대한 분노,
- P327

그날 밤 다카사토의 가족은 죽었다. 이 부합에 의미가 없는가.
그들이 히로세가 적이 아님을 받아들이고, 다카사토의 가족은더이상 필요 없는 존재라고 판단하여 숙청한 것은 아닐까.
- P349

‘아아, 그래서.‘
히로세는 깊이 탄식한다. 렌린은 그래서 말한 것이다. 그들은대의밖에 모른다‘고, 그들은 이쪽 세상의 인간이 왕의 적이 될수 없음을 몰랐던 것이다. 다카사토의 적을 곧 왕의 적이라 맹신하고 없애버렸다.
- P465

긴 실종자 명단이 닷새, 열흘 지나는 사이 한 줄씩 지워지고기나긴 사망자 명단에 덧붙여졌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지워지지않는 이름이 있었다.
그 이름은 태풍의 계절을 지나 서리가 내리는 계절이 되도록지워지지 않은 채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이..
- P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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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연기한 착한 아이는 거짓이야. 착한 아이가 아니라 버림받기 무서워서 부모 말을 따르는 아이인 척했을 뿐이잖아. 부모가 연기한 좋은 부모도 거짓이야. 좋은 부모가 아니라 뒤에서 손가락질당하기 무서워서 남들 하는 만큼 했을 뿐이지. 거짓말쟁이 동지끼리 배신하지 않을 리가 있나. 어차피 너는 부모를 배신할 거야. 부모는 너를 반드시 배신할 거야. 인간은 다들 그래,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배신하고 배신당하며 돌고 도는 거야."
"...…이 괴물이."
원숭이는 한층 찢어지게 웃었다.
- P240

이 원숭이는 요코의 절망을 먹으러 오는 것이다. 사람 마음을꿰뚫어 보는 요괴처럼 요코의 마음에 숨은 불안을 폭로해서 요코를 좌절시키기 위해 나타난다.
- P244

돌아간다. 반드시 그리운 곳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뭐가 기다릴지는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다. 돌아가기 위해서는 살아 있어야 하니까 내 몸을 지킨다.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다.
- P247

요코는 살짝 웃었다.
이상한 세계라고 줄곧 생각해왔지만 과연 이상한 것은 세계일까, 요코일까.
- P311

요코는 생각했다. 아아, 인간은 결국 자신을 위해 사는 존재니까 배신하는 것이라고, 누구든 남을 위해 살 수는 없으니까.
- P330

"진심이야? 정말로 그걸로 괜찮겠어? 봉 취급이나 받는 얼간이라도 상관없어?"
"배신당해도 돼, 배신한 상대가 비겁해질 뿐이지 내가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건 아니니까. 배신하고 비겁한 인간이 되기보다.
훨씬 나아."
- P351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보다 남이 하라는 대로 하는 편이 편했다. 남과 대립하면서까지 무언가를 고수하기보다 일단 주위에맞춰 풍파를 일으키지 않는 편이 편했다. 타인의 사정에 잘 맞춰서 착한 아이를 연기하는 편이, 자기를 탐색하고 남과 날을 세워싸우며 살아가기보다 편했던 것이다.
비겁하고 나태한 삶을 살았다. 그러니까 돌아가야 한다. 돌아간다면 삶을 다르게 살 수 있다. 노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생각을 조용히 하면서 걸었다.
- P365

"왕이 바뀌면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어. 그만큼좋은 왕을 얻은 나라는 풍요로워지지. 특히 연왕은 여러 개혁을 이룬 수완가야. - P387

…무사히 왕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문까지만이라도 일본 이야기를 하면서 갈까요?"
"필요 없습니다."
라쿠진은 미소 지었다.
"그곳은 제가 혁명에 실패해 도망친 나라예요."
- P404

"작년에 왕이 서거하고 새로운 왕이 즉위하지 않았어. 왕은 요.
마를 다스리고 괴이한 일을 잠재우고 재난으로부터 나라를 지키지. 그러니까 왕이 없으면 나라는 어지러워져."
…응."
"게이키가 너를 주인이라고 했다면, 너는 경왕景王이야."
"어?"
경동국왕, 경景."
- P409

옥좌에 앉기 전까지 왕은 평범한 인간이야. 왕은 가계로 결정되지 않아. 극단적으로 말하면 본인의 성격이나 외모도 관계없어. - P410

"어디가 달라? 뭐가 바뀌었느냐고, 나는 라쿠산을 친구라고생각했어. 옥좌라는 것이 친구가 갑자기 변해버리는 지위라면그딴 거 나한테는 필요 없어."
- P413

"이쪽에서는 왕을 둔다. 국주國는 정사를 돌보지, 정사를 돌보는 것은 국주니까 그 시정이 반드시 백성의 바람과 일치하지는 않아. 오히려 권력은 사람을 오만하게 하지, 때때로 국주는백성을 학대하기도 해, 국주만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국주는권력을 쥐면서부터 백성이 아니야. 백성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지" - P464

"왕은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구제하고 안녕을 도모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인간을 기린이 고르지. 선택받은 자가 옥좌에 오른다. 하늘이 기린을 통해 명군을 옥좌에 앉히는 거야. 나를 명군이라 부르는 놈들도 있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왕은 모두 명군의자질이 있어."
- P466

"그럼 기린에게 선택받은 뒤에는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가요?
"그 점이 어려워, 정의와 자비는 하늘의 의지다. 하늘은 정의와 자비로 나라를 다스리기를 바라지. 그 뜻을 대변하는 존재가기린일 거야. 한데, 정의와 자비만으로는 나라를 다스리지 못해.
옳지 못하다, 무자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지. 다만, 그것이 도를 넘으면 천명을 잃는다."
- P469

"나라를 위해 무자비한 짓도 하지만 무자비가 지나치면 왕의자격을 잃지. 어차피 왕은 하늘에서 옥좌를 빌렸을 뿐이야. 왕이길을 잘못 들어 천명을 잃으면 기린이 병들어, 이 병을 실도失道라 한다."
- P469

"도저히 무리예요."
"왜지? 너는 분명히 왕기를 갖추었다고 보이는데."
"설마...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며 자신이라는 존재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 그것을 모르는 자에게 제왕의 책임을 설명해보았자 헛짓일 뿐이고, 자신을 다스릴 수 없는 자가 국토를 통치할 수 있을 리가 없지."
- P472

"이것만은 기억해둬. 왕에게는 절대로 저질러서는 안 되는 죄가 세 가지 있다. 하나는 천명에 거슬러 인도에 어긋나는 것, 또한 가지는 천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가 설령 내란을 다스리기 위해서라도 타국에 침입하는 것."
- P487

"바보짓을 해봤자 자신에게 손해일 뿐임을 알아도 사람은 구태여 죄를 저지를 때가 있어. 사람은 어리석어. 괴로우면 더욱어리석어지지."
- P492

"이제 와 연이나 종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경은 별개야. 경은 교보다도 가난하다. 그런데 새로운 왕이 즉위해 교보다도 풍요로운 나라가 되면 어찌하누, 교만이 계속 가난하고, 나혼자 어리석은 왕이라 불리게 된다면, "
- P505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면 옥좌에 올라 좋은 왕이 때, 그것이 결국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 아닐까. 왕의 책임은 분명히 무거워, 괜찮지 않아? 무거운 책임으로 압박당하다 보면 금방 더괜찮은 인간이 될 수 있을 거야."
"될 수 없다면?"
" 나아지려는 마음이 있다면 싫어도 그렇게 될 거야. 기린과 백성이 네 선생이니까. 그만큼 많은 선생이 있는데 멍청하게 있을수가 없겠지."
- P512

" 나는 가난한 인간이라 가난한 인간관계밖에 만들어오지 못했어. 하지만 여기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제대로 해낼 수 있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내가 태어난 세계에있을 곳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어리석었던 내가 정말로 후회스러우니까 저쪽에서 제대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
- P513

"저기 말이야, 요코, 어느 쪽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을 때는 자신이 해야만 하는 쪽을 골라. 어느 쪽을 골라도 반드시 나중에후회할 거야. 똑같이 후회할 거라면 조금이라도 가벼운 쪽이 좋잖아."
- P514

전투는 사람을 죽이는 행위다. 여태껏 사람만은 베지 않았던것은 사람의 죽음을 마음에 짊어질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함께 간다고 했을 때 각오를 굳혔다. 대의보다 사람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아니다. 벤 상대와 숫자는 반드시 잊지 않고 기억해두겠다. 그것이 요코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이라고, 그렇게 납득했다.
- P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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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몸속에 바다를 품고 있다. 그 바다가 지금 격렬한 기세로 소용돌이쳤다. 몸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분노를 남자에게 고스란히 퍼붓고 싶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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