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사들만 아는 방법의 하나로 고음 쪽 음이 짧을 때 음을 길게 울리게 하기 위해 약간씩 틀리게 맞추는 방법이 있다. 일명 라이블리 튜닝(lively tuning) 또는 미스 튜닝(miss tuning)이라고도 불리는데, 음색이 부드럽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조율법이다. - P123

정음이란 새 피아노 또는 사용하고 있는 피아노에서 아름다운 음이 나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아노 음을다스리는 기술이다. 정음을 하려면 고도의 음감이 필요하다.
조율과 조정이 완전하더라도 정음이 제대로 되지 않은 피아노는 짧고 거칠고 어두운 소리를 낸다. - P155

결론은 피아노의 구조상 어느 위치에서도 똑같은음량과 음색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P180

요즈음은 바야흐로 전자 시대라 이럴 때 나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전자 조율기를 켜서 눈으로 확인시켜 주면 그대로 수그러든다. 생명체도 아닌 것이 위대한 위력을 가졌다.
세상이 바뀌어 어떤 조율기가 새로 출현해도 청각 조율보다더 아름다운 조율은 없다. 64년 경력자가 주먹만 한 기계보다 권위가 없단 말인가? 지금까지 이 피아노로 연주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은 음정이 틀린 줄을 모르고 했단 말인가? - P183

국제 콩쿠르란 겪어보니까 출연자는 출연자들끼리 실력경쟁을 하고 피아노는 피아노끼리, 조율사는 조율사끼리 겨루는 일이었다. 누가 조율한 피아노가 더 좋은 소리를 내는지, 또 누가 조율을 안 풀리게 잘 유지되도록 하는지도 경쟁품목이다. 상대편은 어땠을지 모르나 내가 보기에는 시간만나면 나가서 피아노를 점검하는 등 열심인 것이 눈에 훤하다. - P185

피아노 연주를 공부하는 피아니스트나 피아노 조율을 연구하는 조율사는 자기가 틀린 것을 스스로 발견해서 바로잡는 능력을 가져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P188

피아노는 새것일수록 좋고 바이올린은 오래될수록 좋다는말이 있다. 헐어 버린 피아노에 새 부속품을 끼우면 어느 정도 기능이 향상되기는 하지만, 노인네가 좋은 주사 맞고 영양제 고루 먹고 주름살 없애려고 주름제거 주사 맞았다고 해서 젊은이로 보이지는 않는다. 방치했던 것보다는 컨디션이좋아지게 하는 효과는 분명하나 절대로 백 퍼센트 새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유학생들의 상당수가 칠팔 년에서 백여 년 된 피아노를 리빌드 한 것을 구입해 오는 모습을보았다. 기본적인 부품은 새것으로 교체해서 나아졌지만 대단히 좋다는 느낌을 가질 수가 없었다. 주변의 부속품들, 즉페달이나 액션 등이 옛것 그대로 남아 있어 리빌드 한 효과를 떨어뜨리는 까닭이다.  - P191

지구상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피아노 메이커가 몇 개 있다.
스타인웨이, 뵈젠도르퍼, 야마하와 같은 오래된 외국 브랜드들이다. - P193

조율의 노하우는 피아니스트와 대화하면서 새로운 것을 깨달으며, 스스로 연구하고 경험을 쌓아서 만들어진다. 이 바늘로 해머의 여기를 찌르면 딱 이 소리가 난다는 정리된 규칙은 없다. 자신의 감각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것이다. 해머의 소리에 따라 선택되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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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건반 하나에 세 줄씩 매여 있다. 줄 하나가 끊겨도 세 개가 모두 끊기는 경우는 연주장에서 드물다. 끊긴 줄을 걷어 내면 남은 줄이 조금 빈약한 소리를 낼지언정 빠른패시지 정도는 크게 표시 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이렇게첫 곡을 마치고 둘째 곡 사이에 끊긴 줄을 교체하여 그날 연주는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었다. 이때 나는 연주자에게 감사했다. 베레조프스키에게는 줄 끊기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에그런 응급 처치를 배워 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보고도 줄 사건 때문에 얼굴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호로비츠의 전속 조율사인 프란츠 모어가 연주 직전에 조하다가 줄이 끊겨 다른 피아노의 줄을 빼다가갈아 끼웠다는 일화를 저서에 쓴 것을 보았다. 새줄을 매면 될 것을 왜다른 피아노에서 같은 줄을 빼다가 끼웠을까?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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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당시에 이미 10밀리미터로 설계되고 조정된 피아노를 8밀리미터로 만들자면 여러 부분을 재조정해야 한다. 뒤쪽 건반밑에 1밀리미터 두께의 헝겊을 깔고 특히 스프링을 좀 더 강하게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시간을 길게 잡고 원하는 대로 조정을 해서 합격을 받았다. 다음 날은 다시 10밀리미터로돌려놓느라 고생을 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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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궁금한 조율 부분을 보니까 ‘평균율‘이 있고 ‘순정률이 있었다. 순정률과 평균율의 장단점이 책에 쓰여 있는데 내가 혼자 연구한 것은 순정률에 속했다. 그 맞지 않던 음의 해결 방법까지! 순정률로 조율한 몇 개 화음은 정말 아름다운화음을 내는데, 그 화음 때문에 다른 음이 희생되어서 나머지 음은 쓸 수가 없거나 별로 아름답지 않다는 설명이다.  - P36

나는 끝내 가지 않았다. 수도피아노사에서 나를 욕심내는것은 자동 기계처럼 조율을 빨리 해냈기 때문이다. 네 시간동안에 여덟 대씩 했으니까..... - P48

ㅎㅏ루에 마치지 못하고 여러 날도 걸린다. 그래야만 그 피아노에서 최고의 소리가 나온다. 옛날에는 기술이 서둘러서 오래하고 지금은 잘하니까 빨리 하는 것이 아니다. 아는 만큼 더보인다. 그 피아노에서 영혼이 담긴 소리를 뽑아내는 데 시간을 필요로 하는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다. - P52

조율사에게 무대 피아노조율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연주중에 무슨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연주 끝날 때까지 긴장해야 한다. 피아니스트가 연습해본 뒤 "원더풀!" 하고 그대로 연주할 때도 있지만 이쪽 소리가 더 밝아야 한다. 이쪽소리가 더 부드러워야 한다, 건반 깊이를 얕게 해 달라, 무겁게 해달라 등등 주문이 다양할 때도 있다. 이번에는 또 무슨주문을 받아 힘들어질 것인지를 생각하면 초조해진다.  - P57

또 작품 성격에 따라 피아노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개인취향도 작용한다. 어떤 곡이든 음이 화려하게 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부드러운 음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제일 힘든 요구는 부드러운 소리의 피아노를 골라 놓고 소리를 쨍쨍하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이럴 때는 참 난감하다.
부드러운 피아노를 쨍쨍하게 만들어 버리면 그 피아노의 특색이 없어져 버린다.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하는 연주자를 위해서 그대로 둬야 하는 피아노에 그런 요구가 들어오면 뜻대로 해 줄 수 없으니 스트레스가 더 크다. - P59

내가 만든 소리가 청중들에게 연주되기 때문이다. - P63

음의 고저 강약과 음색의 일부는 조율사가 만들어 놓은 피아노의 성능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음악적으로 노래가 좋아도음정 음색이 불안하면 노래의 효과가 반감된다.
음정에는 이론적으로 계산된 물리음과 음악적으로 만족감을 주는 커브음의 두 종류가 있다. 당연히 조율도 노래도커브음이어야 한다. 전자 기계에 의하여 조율한 피아노가 음악적으로 거칠게 들리는 것은 기계가 사람의 청각처럼 커브음을 구별할 수 없고, 피아노의 현이 전자 기계처럼 정확히규칙적으로 진동하지 않아서 화음 구성이 고르게 되지 않기때문이다. 조율사의 청각은 어떤 음악가의 청각보다 음악적으로 만족한 음을 잘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조율을 연주라고 주장한다. 조명아래에서 박수 한번 받아 본 적 없는 연주! - P64

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피아노 소리를 모니터링 하는 객석 중앙의 내자리에 가서 앉았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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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 기구 중에 튜닝해머라는 것이 있다. 피아노의 현이 감기는 핀을 조이는 일종의 렌치다. 초년생일수록 튜닝해머를돌릴 때 고생하는데 돌리다 보면 너무 돌아가고, 풀다 보면아주 풀려서 다시 돌리느라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후배들에게 이 기술에 대해 설명할 때, 이건 감각으로 하는 일이라 말로 하기는 쉽지만 그 감각을 완전하게 손으로 옮기기는 정말어려운 것이라고 경험을 강조한다.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최고의 선생님이다. - P16

중학교 3학년 때의 어느 여름날 조용한 목탁소리와 함께스님 두 분이 오셨다. 시골인지라 쌀 한 그릇을 시주했다. 스님께서 공양을 받고 합장하시고는 "학생은 이다음에 소리 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사람이네."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그후로 줄곧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나이 들어 가끔 기억을 되살려 보며 그때 그 스님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감회에 젖는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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