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는 잘 되는데요. 빌드 버전 확인 한번만 해주세요."
자기가 잘못 고쳐놓고 맨날 나보고 확인하란다. 천재 개발자 맞나? 일단 속는 셈 치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게빈이 의자를 다시 책상 방향으로 돌리며 또 크게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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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저녁, 프로필 사진은 야자수가 드리워진 해변으로 교체되었다. 상태 메시지도 ‘모두들 감사합니다‘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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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 언니한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거라고, 아직도 모르나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말이야. 에비동에 새우가 빼곡하게 들어 있는 건 가게 주인이 착해서가 아니라 특 에비동을 주문했기 때문인 거고,
특 에비동은 일반 에비동보다 사천원이 더 비싸다는 거.
월세가 싼 방에는 다 이유가 있고, 칠억짜리 아파트를 받받았다면 칠억원어치의 김장, 설거지. 전 부치기, 그밖의 종종거림을 평생 갖다바쳐야 한다는 거. 디즈니 공주님 같은 찰랑찰랑 긴 머리로 대가 없는 호의를 받으면 사람들은 그만큼 맡겨놓은 거라도 있는 빚쟁이들처럼 호시탐탐 노리다가 뭐라도 트집 잡아 깎아내린다는 거. 그걸 빛나 언니한테 알려주려고 이러는 거라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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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년 동안 백오피스에 있어서 그랬나봐."
그래, 그게 맞는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왜 이년 동안 거기에 있었을까. 이력서에 빼곡했던 내 모든 경력이 전략기획팀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내가 일을 못해서그랬나. 그런데 시켜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까. 무엇보다.
지금은 같은 부서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연봉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야 할까. 구재가 일을 잘해서? 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딱 천삼십만원치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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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매번 등장하던,
언니는 늘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해두곤 했다. 사이가 안 좋을 때는 쓸쓸한 분위기의 일러스트를 프로필로 바꿔 걸었고 당연히 그에 따라 상태 메시지도 바뀌었다. 그 주기가 몇개월 단위로 반복되었다. 총무과 라푼젤의 연애가 순항 중인지 아닌지를 온 회사 사람이 다 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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