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가능성이란, 얼굴을 마주하고 한두마디만 나누어보면 금방 도드라져서 감지하기 쉬운 종류의 것이었다. 다만 나는 이십대가 아닌 삼십대였으므로, 적절한 시기를 기다릴 줄 알았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에겐 남자친구가 있었고 나 역시 만나는 여자가 있는 상황이었다. 큰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서로의 연애를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둘 사이에 은근한성적 긴장을 만들 수 있었고, 그쪽 남자친구의 흠결을 자 주 상기시킬 수도 있었다. 자주 사용하기도 하고, 또 곧잘 통하는 방법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