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델이 주장하는 정의는 윤리, 경제, 정치 등 크게 세가지 담론으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윤리적으로는 정의로움을 말한다두번째는 경제적으로 분배를 의미한다세번째로 정치적측면에서는 선택을 말한다
정신과 의사로 살면서 들여다본 세상은 한술 더 떴다.자신이 쓴 논문을 지도교수에게 빼앗긴 대학원생, 학교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의 합리적 처리를 요구하는 여교사의 주장을 묵살하는 정년을 앞둔 교감, 직장 내 노사위원회의 공금횡령을 고발했다가 동료들에게 왕따를당한 젊은 직장인 등 불합리한 조직 문화가 우리 사회에만연해 있다. 그들은 병원을 찾아와 분하고 억울하다며하소연한다. 때로는 울기도 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신과 의사를 찾아와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외치는 게 전부다. 그나마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냥 억울함을 당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멍을 남겼다. 이때 샌델 교수의 책이 폭발적으로 팔려나간 것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의에 목말랐다. 내용보다 제목에 열광한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모든 생물은 노력하는 자에게오는 기적과 같은 기회를 잡아낸다. 살겠다는 생명의 지다. 싫으면 떠나는 자유의지도 있다. 극도의 선택 압력을 받을 때 적은 규모의 개체군은 완전히 사라지거나 혹은 변신한다. 극한의 스트레스가 간절한 생명의지를 만나 변신으로 이어진다.
열대는 혹독한 환경이 닥쳐올 위험이 적고, 먹이가 사방에 널려 있어 굶어 죽을 염려 또한 없기에 일단 머물면 딱히 벗어날 엄두를 내기 어렵다. 재물이 쌓인 동네를 벗어나면 환란을 당할까 겁을 내는 인간처럼 시야가점점 좁아져 결국 풍요 속에 갇히고 만다. 주변의 넉넉함에 원대한 목표를 잃어버린 열대 생물들은 좁은 공간에 복닥거리며 좁은 지위를 차지하고 산다. 먹잇감은 풍 부하나 영양가가 높지 못하다. 무성하게 자라난 식물들
은 섬유소가 많아 질기고 독성이 생겨 소화하기 까다롭다. 그러니 열대에 머무는 종들은 다른 생물들과 공존하기 위해 몸집을 줄여가는 등 현상 유지에 바쁘다. 경쟁에서 배제될까 두려워 남의 생존 방식을 모방해야 하니눈치를 살피며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고달픈삶이다. 도시에 모여 사는 현대인과 닮은 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