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는 혹독한 환경이 닥쳐올 위험이 적고, 먹이가 사방에 널려 있어 굶어 죽을 염려 또한 없기에 일단 머물면 딱히 벗어날 엄두를 내기 어렵다. 재물이 쌓인 동네를 벗어나면 환란을 당할까 겁을 내는 인간처럼 시야가점점 좁아져 결국 풍요 속에 갇히고 만다. 주변의 넉넉함에 원대한 목표를 잃어버린 열대 생물들은 좁은 공간에 복닥거리며 좁은 지위를 차지하고 산다. 먹잇감은 풍 부하나 영양가가 높지 못하다. 무성하게 자라난 식물들

은 섬유소가 많아 질기고 독성이 생겨 소화하기 까다롭다. 그러니 열대에 머무는 종들은 다른 생물들과 공존하기 위해 몸집을 줄여가는 등 현상 유지에 바쁘다. 경쟁에서 배제될까 두려워 남의 생존 방식을 모방해야 하니눈치를 살피며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고달픈삶이다. 도시에 모여 사는 현대인과 닮은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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