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기술 - 600년 병영상인의 비밀
주희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외에 나가면 정말 깜짝 놀란다. 공항에서부터 삼성, 엘지, 현대 로고가 새겨진 대형 간판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휴대폰, 화장품, 차량, 전자제품 등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한국의 무역 강국의 모습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대단한 자긍심을 느낀다. 우리 한국이 어떻게 무역의 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늘 궁금했었다.

 

한국은 지금 무역수지 흑자가 400억 달라에 이르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100억불 수출이 목표였다. 그런데 흑자만 400억 달라라니 믿겨지지 않는다. 수출, 이게 다 장사가 아니고 뭐겠는가? 그런 면에서 한국은 지금 장사로 먹고 살고 있다. 이런 장사의 기술을 어디서 익혔을까? 어디서 이런 장사의 능력이 나오는 것인가? 저자는 장사의 기술을 병영상인에서 찾고 있다. 강진에 있는 병영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병영 물자 공급을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 점점 확대되어 그 기술이 우리 민족에게 전수되었나보다. 장사의 최고 기술자 장보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장보고 역시 강진을 중심으로 강진 병영상인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우리의 현대 무역의 능력을 강진 병영상인에서 찾은 것은 심사숙고해서 찾아낸 것은 저자의 탁월한 능력이라 생각된다. 특히 역사적 자료들을 모으고, 찾아낸 점은 역사 고증 차원에서도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북에는 소월, 남에는 영랑’, ‘북에는 개성상인, 남에는 강진상인’이라 할 정도로 강진의 병영상인들은 장사의 달인이다. 병영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많은 물자들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장사는 환경적 요인이 되었다. 거기서부터 거상들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거상들의 특징이 신용과 친절을 절대 모토로 했다는 것이다. 뿐 아니라 김충식 같은 거상은 1940년대 중반에 연세대학교 의대에 1억 원을 기부하는 통 큰 기부의 대인배 지질도 함께 갖추었다. 사실 장사꾼들이 이익에 눈이 어둡기가 쉬운데 강진의 병영상인들을 그렇지 않았다. 지금도 세브란스병원에 가면 김충식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강진 병영상인들은 그곳에만 머물지 않고 민들레 씨앗처럼 뻗어 나갔다. 광주, 목포, 작천, 옴천, 장흥 등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다루는 품목도 물감, 채소, 약재, 어물 등 가리는 것이 없었다. 병영상인들의 철학은 좋은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기도 했다. 이런 철학이 그들을 진정한 장사꾼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장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철학이고, 원칙이다. 마음을 담아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이 깊이 묻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장사꾼들의 비결을 소개해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우리가 잘 몰랐던 옛 선현들의 지혜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연구들이 더욱 활발하여 후손들이 자부심을 갖게 하고, 현재 세계 안가는 곳 없이 가서 수많은 악 조건에서도 당당하게 21세기의 진정한 장사꾼으로 활동하는 젊은이들을 위로해야겠다. 이런 고증 자료를 잘 발굴하여 민족의 자부심과 무역 한국의 미래를 더 강하게 열 수 있도록 애써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