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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물 - 전도서가 인생에 건네는 질문과 새로운 희망
김지철 지음 / 아드폰테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젊었을 때 전도서는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말씀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아직도 너무 많이 난해한 말씀이다. 사실 전도서를 설교하는 내용도 어려웠다. 주석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전도서를 설교한 것이나, 주석은 조금 이해가 된다. 사람은 절대로 경험한 것 외에는 알 수가 없나보다. 그만큼 나도 나이가 들고, 경험이 생겼나보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님의 전도서 강해 설교는 아주 명쾌하고, 간단하고, 쉽고, 정확하다. 그 어려운 내용을 어떻게 이렇게 잘 정리해서 우리 입에 쏙쏙 먹여줄 수 있을까? 정말 탁월하시다. 그 깊이 있는 내용을 어떻게 분석해 내시는 것일까? 아마 많은 독서와 인생 경험, 신앙 연륜일 것이다. 김지철목사님은 전도서를 ‘인생 선물’이라고 한다. 인생이라는 선물을 받았으니 함부로 살지도 말고, 헛되기 쓰지도 말고, 소중하고 아름답게 사용하라는 말씀이다. 이 중요한 선물을 받았으니 어떻게 쓸 것인지 잘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하면서 그 인생 사용설명서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전도서 강해 설교를 하면 나의 제목은 ‘인생 사용 설명서’라고 해야겠다.
성경에는 ‘기한’과 ‘때’ 그리고 ‘영원’이라는 세 가지 차원의 시간 개념이 등장한다. ‘기한’은 크로노스‘ 즉 양적 시간이다. ’때‘는 ’카이로스‘ 즉 질적 시간이다. 모든 것이 때가 있다. 즉 양적 시간을 질적 시간으로 잘 사용하면 시간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생의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양적 시간을 질적 시간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가? 그것은 모든 것이 때가 있음을 알고 잘 심으라는 것이다. 즐 준비를 잘 하는 것이다. 또한 선하게 활용하라는 것이다. 전3:11“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즉 오늘이라는 선물을 받았으니 선용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때를 분별하라는 것이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생각하며 시간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시간을 생각하며 사용할 때 향기가 난다. 생각할 때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본질적인 것과 하찮은 것,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것등을 구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영원을 사모해야 한다. 영원을 위해 쓰는 시간만이 질적인 시간이 된다. 전3:11“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시간속에서 영원을 발견해야 한다. 영원의 궁극이신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그 영원을 우리의 시간 안에 채워 넣으라. 그런 사람이라야 자기 인생을 하나님의 인생으로 바꿀 수 있다.
전도자는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전7:27“전도자가 이르되 보라 내가 낱낱이 살펴 그 이치를 연구하여 이것을 깨달았노라”고 했다. 스캇 펙 박사는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인간의 원죄 자체를 교만이나 불순종이라기보다는 생각을 게을리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교만이나 불순종은 죄의 현상일 뿐이다. 죄의 뿌리는 오히려 생각의 게으름이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일 수도 있지만 실은 생각의 게으름이다.” 그래서 하와는 여호와의 말씀을 생각해보지 않고 선악과를 먹고 남편에게도 줌으로 사단이 난 것일까. 전도자는 생각하는데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낱낱이 살펴 그 이치를 연구했습니다.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깨달음도 생각의 결과물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수학문제를 아주 쉬운 문제도 틀린다고 한다. 즉 각 단원의 원리가 되는 단순한 문제를 틀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원리를 이해하지도 않고, 아니 읽어보지도 않고 문제부터 푸는 연습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학문제를 내고 ‘+’는 ‘-’로 하라고 문제는 냈는데 5+5=?했더니 모두 10이라고 했다고 한다. 분명 부호의 의미를 적어 말해주었는데 늘 하던 대로 생각 없이 문제를 풀었던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그냥 살아온 대로, 생각 없이 살고 있는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돈을 버는지, 왜 학교는 다니고, 직장은 다니는지 생각을 할 때다. 프랑스에는 고등학교에도 철학 선생님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윤리, 도덕 선생님도 없고, 역사과목도 입시 과목에서 제외되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친구가 너는 좋겠다고 늘 말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살 수 있으니 말이다. 현대인들이 사업에 바쁘다. 사업을 영어로 ‘business'라고 한다. 이 단어는 ’분주함‘, ’바쁨‘을 뜻하는 'busyness'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그런데 바쁠수록 내명에는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스스로 얽매고 분주한 일에 자신을 던진다. ’busyness'에 ‘무의미함’이라는 또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신앙이다. 전10:2“지혜자의 마음은 오른쪽에 있고 우매자의 마음은 왼쪽에 있느니라” 오른쪽이란 말은 영광 능력, 보로, 의로움의 상징이다. 즉 생각이 바른 쪽에 있다는 것이다. 즉 좋은 신앙이란 옳은 것을 선택할 줄 아는 능력이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거는 선택과 결정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결정은 판단이다. 그것은 선택 가능한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명백히 옳고 그른 것 가운데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은 사실상 거의 없다.” 사회에서 우리가 하는 선택은 옳고 그름에 대한 것이기보다는 여러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오른편에 서 있기로 작정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해도 좋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하나님의 선을 파괴하지 않는 이상, 그것이 죄악이 아닌 이상 우리는 무엇이든 바른 결정이 될 수 있다.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님을 믿어라. 그리고 무엇이든지 하라.”
전도서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아니 인생이 이렇게 단순 명쾌할 수가 없다. 결코 어렵고 복잡하지 않다. 인생의 지혜를 가진 분들이 풀어내니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진작 몰랐던가. 내 인생의 길에 안개가 자욱하여 길이 어딘지 분별하지 못하는 나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햇빛을 주셔서 짖은 안개를 다 거두어간 느낌이다. 저자 목사님께 감사한다. 이젠 어떻게 이 생각들을 살아내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너무 잘 살라고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노력하지 말자. 먼저 많이 생각하자. 많이 묵상하자. 주님을 내 마음에 모시자. 그래서 주님이 내 안에서 하실 수 있도록 나를 드리자.
(갈 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오직 기도하면서 나아가자. 주님이 내 안에 충만히 사실 수 있도록,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닌 것을 철저히 고백하며 살자. 전도서를 ‘내 인생의 사용 설명서’로 삼고 천천히 인생의 시동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