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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걸의 닥터 콘서트 - 힘 없는 환자가 아닌 똑똑한 의료 소비자 되기
홍혜걸 지음 / 조선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 건강에 이상이 생겨 약간의 쉼을 갖는 중이다. 주변 친구들이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이상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고혈압, 시력의 이상, 소음에 장애를 일으키는 귀에 이상 증상, 불면증 등등이다. 나도 갱년기와 압박감 증세로 힘들어 하고 있다. 답답한 공간을 참아내기 힘들 때가 있다. 몇 년 전에 그런 증상으로 힘들어 하다가 한 달 반 정도 쉼을 가지면서 증세가 많이 호전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도져서 지금 휴식을 하고 있다. 전에 임상으로 볼 때 쉼이 일단 절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일에서 멀어지고, 신경 쓸 것에서 가능한 한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일상의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홍혜걸의 닥터 콘서트도 바로 이 부분에 마지막 장을 할애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증상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해결책도 아주 명쾌하게 요약하여 정리해 놓고 있다.
이 책의 첫 시작에 전문적이고 깊은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더 좋았다. 일반적이면서도 아주 쉽고 정확한 처방을 해 주고 있다. 오히려 이런 처방이 일반인들이 자신의 질병을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근본적인 방법을 제공해주는 유익함이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다양한 의학 상식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해 줘서 좋았다. 그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지 아닌지를 예스 or 노로 명확히 정의해줄 뿐 아니라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 줘서 시원스럽다. 야구로 치면 단타를 수도 없이 날려 수도 없이 점수를 얻은 느낌이다.
나의 증상에 맞춰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하자. 속이 더부룩하고, 트림이 나는데 왜 그럴까? 해결 방법은 첫째, 병식을 지녀야 한다. 즉 왜 탈이 났는지를 알아야 한다. 위장이 아프다는 것은 “내가 신경을 많이 썼구나, 좀 쉬어야겠네!”라고 잘 인지하고 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주시하지 말라. 자신의 위장을 끊임없이 의식하지 말라는 것이다. 신경성 위장병은 애써 무시할 필요가 있다. 다른 일을 하다보면 위가 아픈 것을 잊게 되고, 그러면 치료 받은 것이다. 셋째, 음식을 먹을 때 위장을 배려해야 한다. 위장을 밥통쯤으로 천시하는 이들이 있다. 유일하게 이싱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한 장기다. 비빔밥(섬유소가 많아서), 자장면(기름기가 많아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걷기가 보약이다. 걷게 되면 긴장이 누그러지면서 성난 위장이 자율신경을 달래주는 효과가 나타난다. 아울러 복근도 강화되면서 위장의 움직임도 원활해진다. 다섯째, 복식호흡을 해보자. 위를 튼튼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고혈압, 침묵의 살인자란다. 나는 요즘 혈압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건강상 운동을 쉬었더니 높아지는 것 같다. 고혈압은 혈압계로만 진단이 가능하다. 고혈압을 의미하는 증상은 없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란 별명이 붙었다. 혈압을 줄이려면 운동으로 뱃살을 빼고, 싱겁게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는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트롤 지수가 높다. 오징어, 계란 노른자가 콜레스트롤 지수를 높인다고 하지만 음식으로 높아지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80%나 된다. 주로 간에서 합성된다. 몸에서 만들어내지 않도록하려면 포화지방산은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에 많다. 따라서 콜레스트롤 지수를 낮추려면 오징어, 달걀 노른자 보다는 소고기, 돼지고가 같은 육류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고기를 줄이자.
마지막으로 영적안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위급할 때는 교감신경, 편안할 때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한다. 현대인들은 위급한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교감신경은 아주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위급할 때 발동하는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발달해 있다보니 편안할 때 작동해야 할 부교감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즉 편안할 때 부교감신경이 하는 일, 체온을 떨어뜨리고, 맥박과 혈압을 떨어뜨리고, 혈액의 포도당은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에 저장한다. 기관지가 수축하며 호흡수도 줄어든다. 위장관에서 소화가 촉진되며 대소변 배설도 원활하게 이뤄진다. 부교감신경을 편안할 때 에너지를 아끼고 영양분을 몸속에 저장해서 미래의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동원되는 이른바 ‘에너지 축적형 자율신경’이다. 인체를 배터리에 비유할 때 전기를 충전시키는 것이 부교감신경이라면 방전시키는 것이 교감신경이다. 충전없는 방전이 있을 수 없듯이 부교감신경이 잘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옛 사람들은 훨씬 강력한 부교감신경을 지녔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살았던 것이다. 코티솔에 해답이 있다. 코티솔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된다. 오래달리기 호르몬이라 볼 수 있다. 코티솔은 첫째, 혈당을 올린다. 포도당은 인체를 움직이는 휘발유 역할을 한다. 코티솔은 인체 내에 쌓아둔 영양소를 모조리 분해해 포도당으로 전환시킨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코티솔에 있다. 둘째, 코티솔은 염증과 통증을 억제한다. 소염과 진통 효과가 있다. 상처가 나도 금방 낫게 하는 것이다. 건강 역시 모든 상처로 말미암아 이상이 생기는 것인데 코티솔이 치료해주니 얼마나 좋은 호르몬인가. 코티솔이야말로 교감신경을 대표하는 호르몬이다.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분비하는데 낮엔 분비가 늘어나고 잠을 가는 밤에는 줄어든다. 하루 중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가장 많은 양이 분비된다. 즉 인체를 부교감신경 모드에서 교감신경 모드로 바꾸기 때문이다. 과로 후 침대에 큰 대자로 뻣는 것은 좋지 않다. 과로할수록 휴식을 취할 때는 연착륙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벼운 조깅, 독서 등을 할 때 잔뜩 성이 난 부신에서 콸콸 분비되는 코티솔이 서서히 식어가도록 다독거려야 한다. 유리상자 속에 갖힌 현대인들이다. 원숭이도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이 볼 대 건강에 이상이 많이 생겼다. 사람들도 하루 종일 직장, 학교, 버스, 지하철, 자동차, 식당 등등 모든 곳에서 노출된 상태다. 따라서 현대인들은 코티솔 분비 패턴이 달라졌다. 즉 현대인들은 코티솔 분비가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즉 배터리를 자꾸 써서 방전된 상태다. 그래서 옛사람들보다 오래 살지만 골골하면서 위궤양, 불면증 등에 시달리면서 사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연어다. 멀리 바다까지 갔다가 다시 강으로, 산속 냇가까지 돌아오는 과정에서 코티솔의 과다 분비로 면역력을 최악이 되어 온갖 상처투성이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현대인들이 바로 이런 상태고 그래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티솔을 줄이고, 더 이상 과다 분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그것은 긴장을 줄이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과다한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아주 쉬운 말로 신경쓰지 않고 쉬는 것이다.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답이다. 그래서 나는 잠시 쉬고 있다.
너무나 쉽게 의학에 대하여 설명해 주어서 감사하다. 의사들이 진료 받으러 가면 온갖 전문 용어를 영어로 갈겨 쓰면서 필요 이상으로 전문지식을 과시하는데 홍혜걸님은 쉬워도 아주 쉽게 잘 설명해 줌으로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의학 상식의 기본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저자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