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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트렌드 2014
커넥팅랩 엮음 / 미래의창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석 달 전 겔럭시 노트2를 구입했다. 우리 집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이유인즉 얼리어답터인 아빠가 어찌 노트2냐는 것이다. 최소한 겔럭시S5나 노트3, 아니면 엘지 G2여야지 않냐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젠 지쳤다.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 항복했다. 얼리어답터로 새로운 스마트폰을 기다리던 50대로 그것만으로 행복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언제 새 스마트폰이 나오나 기다리는 재미가 솔솔했다. 비싼 가격에도 아내의 핀잔을 들으며 과감히 구입하는 당당한 50대였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모르는 용어가 너무 많다. 내가 알지도 못할 뿐아니라 이용하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푸념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이 책을 들었다. 그리고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는 심정으로 열심히 읽었다. 2014년의 모바일 트랜드를 읽어보자.
앞으로 일어날, 아니 이미 일어나고 있는 각가지 일들을 살펴보자. 전화가 더 이상 말만하는 것이 아니다. 점점 음성에서 SNS로,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지금도 막 친구들에게 카톡방을 만들어 모임을 공지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메일주소도 받았다. 지금 아프리카 말라위에 가 있는 친구와 카톡을 했다. “말라위에서 카톡이 잘 되네”하면서 말이다. 말로 해야 할 일들을 그저 자음 모음을 섞어 전하고 마냥 기다리고 있다. 마음은 오가는 것 같은데 음성이 오가지 않으니 약간 느낌이 이상하다. 이동 통신사는 결국 덤프 파이프로 전락하기 쉬울 것이다. 이동 통신사가 덤프 파이프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음성 무제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나도 지금 한 통신사의 69요금제를 쓰고 있다. 음성 무제한이다. 다만 데이터만 제한한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서 테터링으로 인터넷을 하다 보니 데이터양이 넘쳤으니 주의하라고 경고 메시지가 떴다. 세계는 지금 매시업 기술로 언어 장벽을 허물고 있다. 바벨탑 사건으로 언어 장벽을 맞은 인류가 매시업으로 실시간 자국어로 말해도 타언어권 사람들이 동시에 알아듣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계는 점점 하나로 묶어지고 있다. 인류의 새로운 위기가 오는 것인가?
카톡방에 들어가 있다 보니 수시로 문자가 뜬다. 그런데 나와는 상관없는 그런 내용들이다. 약간 귀찮다. 그래서 방을 나온다. 그러다 보니 정작 들어야 할 메시지를 듣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 소셜네트워크 즉 SNS에서 쇼셜을 뺀 네트워크가 뜨고 있다. 소수의 자기들만의 방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전에 떴던 싸이월드가 없어져 가는 이유를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컴퓨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 걸어 다니면서 컴퓨터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나온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전화로 전화나 문자보다는 TV나 동영상을 더 많이 본다. 더 이상 TV를 TV로 보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보거나 근무로 보지 못한 드라마 혹은 외국 드라마를 다운해서 본다. 영화 한 편을 보다보면 집에 도착한다. 이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일상이다.
앞으로는 브로드캐스트 시대에서 네로우캐스트 시대로 전환된다. 즉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광고하는 시대는 끝났다. 특정 부류 혹은 개인에게 딱 맞는 광고를 한다. 그것도 스마트폰으로 곡 필요한 제품을 마음에 드는 가격으로 제품을 안내한다. 어찌 안사고 배길 것인가? 전 세계는 이제 모발일 광고에 매달리고 있다. 이젠 싸고 정확하게 단 사람을 위한 광고가 관건이다. 나는 이젠 책은 오직 인터넷으로만 구입한다. 물건도 가끔은 구입하지만 아직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게 된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컴퓨터도 아니고 모바일로 구입한다. 나는 눈이 나빠져서 모바일은 좀 어렵다. 점점 모바일 결제가 늘어남에 따라 안전한 결제, 쉬운 결제 방법이 관건이다. 따라서 얼굴인식, 음성인식, 지문인식 등의 생체인식 방법이 나왔다. 인증서암호, 비밀번호, 게다가 전화인증번호까지 넣어야 하는 불편을 덜어야 승부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이 서평을 노트북으로 작성하고 있다. 벌써 5년째 사용하는 노트북이다. 자료를 외장하드에 옮겨가면서 컴퓨터가 느려질 때마다 밀고 다시 속도를 늘려 사용하고 있다. 아이패드나, 탭북을 구입하려 하나 노트북만큼 기능이 나오지 않는다. 최근 울트라 북이 나와서 고려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뚜껑을 열고 자판을 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그냥 느린 게 낫다고 생각하고 쓴다. 50대로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너무 뒤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다는 감이 든다. 이제 내가 적응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으로 서평을 작성하는 것을 적응해야 할 때인데 말이다. 실제로 제품 당첨된 당첨문자를 스마트폰으로 작성하다 오타가 두 개씩이나 나서 당첨이 취소되었다. 어떻게 하면 잘 따라갈 수 있을까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그러면서도 뭔가 찜찜한 것은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하다 보니 얼굴 보기가 점점 힘들고, 심지어 음성도 듣지 못하고 군중 속의 섬에 사는 고독의 세계로 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씨가 현대는 피로사회라고 했는데 정말 피로하다. 이 피로가 고독을 넘어 우울의 세계로 몰아간다고 했는데 기술의 발달이 사람에게 유익하라고 한 것이 결국 사람을 죽이는 결과를 낫는 게 아닌가 싶다. 바벨탑을 쌓아서 인간이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이러다 어떤 하나로 뭉친다고 가고 있는데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까이 있는데 먼 당신이 된 것이다. 붙어 있는데 딴 생각을 하는 것이다. 친구가 옆에 있는데 외롭다는 것이다. 연예인들 자살, 젊은이들의 자살, 그토록 친구가 많은데, 그토록 우정을 자랑하는데 정작 그렇게 아플 때는 어디가 있었는가? 카톡만, 밴드만 주고받고 있지 않았는가? 현대에 잘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아날로그로 더 열심히 돌아가는 게 사는 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친구들과 더 자주 통화하고, 더 자주 만나야겠다. 그래서 오늘 저녁을 친구가 바쁘다는데도 잡아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나는 정보시대에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