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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일만 할 것인가?
백만기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요즘 남편들은 일하기 싫다고 난리고, 부인들은 남편에게 이 때 일 안 하면 언제 하냐고 난리다. 남자들은 생계의 문제니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일 하자니 힘이 들고, 지쳐 있다. 아이들 학비에, 융자금 이자에, 부모 요양병원비 등 도저히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이런 형국이니 은퇴 후를 준비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 같이 들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은퇴를 하고, 은퇴 즉시 아내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은퇴를 넘어 퇴출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막막하다.
“이제는 해야 할 일보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때이다!” “대부분은 40-50대를 인생의 황금기라 여긴다. 때론 목표를 이루고 성취감도 맛본다. 그러나 그 이후에 몰려올 시간과 허무함은 아직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 백만기 교장님은 40에 은퇴를 결심하고, 50에 결행하여 지금 인생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이시다. 거기다 방송 진행자, 미술 전문가, 은퇴 전문가, 저술가, 강연가 등등의 노년을 왕성하게 보내고 있다. 참으로 노년을 잘 준비한 케이스라 볼 수 있다. 막연히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우리도 처해진 상황에서 부지런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50대 초반인 나로서는 아주 급하다.
몇 일 전 신문을 통해 50대는 자식 교육과 부모 부양의 쌍멍에를 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식에 투자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최소한 1억을 투자해서 노후에 자신이 할 일을 위해 교육받고, 전문가가 되라고 한다. 공감이 간다. 나는 자식 유학을 보내 1억 빚지고, 노후 자금 준비한 것은 없고, 내가 은퇴해서 할 일을 위한 준비는 별로 없다. 물론 1억 빚은 자녀가 갚겠지만 나를 위해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책 읽기에 몰입하여 일주일에 3-4권을 읽는 것으로 채워나가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자격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백만기교장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보기로 하자.
은퇴를 준비함에 있어서 몇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은퇴는 갑자기 하면 안 된다.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 준비, 준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은퇴를 잘 하려면 지금 일을 잘 해서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또한 지금 하는 일이 은퇴 후에도 직업이 되거나, 보람이 되면 좋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해야 한다. 은퇴를 한다고 해서 지금 하는 일에 대한 거부감만 가지고 지겹게 생각해서 언제든 떠날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은퇴란 모든 일의 끝이 아니라 직업을 바꾸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은퇴 후 30-40년 이상을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마냥 놀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돈도 들고, 무력감에 삶이 힘들게 된다. 은퇴 후 창업은 좋아 하는 일을 하거나, 잘 하는 일을 하면 된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게 느껴지면 좋아 하는 일을 찾아 지금부터 능력을 키우고 은퇴 후에는 좋아 하는 일에 몰입하면 된다. 버는 사람보다는 모으는 사람이 이긴다. 즉 더 벌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절약해서 잘 모아두는 것이 은퇴를 잘 준비하는 지혜다.
은퇴를 막연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수익을 올리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착오다. 은퇴 후는 절대적으로 가족이 필요하다. 가족 없는 은퇴는 절벽에서 떠밀리는 것이다. 따라서 은퇴준비는 가족과 소통하는 것을 충분히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무작정 일만 열심히 하면 알아주겠지 하지만 막상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집에 들어가면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부부 대화, 가족과의 대화와 여행 등등을 수시로 이어가 가족으로부터 붙어 있어야 한다. 일본에서 은퇴 후의 남자를 ‘젖은 낙엽’이라고 하는데 가족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는 낙엽 같은 존재라는 의미란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붙어 있어야 한다. 은퇴 후 자신을 위한 공부가 절대적이다. 저자는 미술사 공부와 목조건축과 악기를 배웠다고 한다. 특히 배운 미술사는 아름다운인생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배운 악기는 악단을 구성하여 분당서울대병원, 성남아트홀, 집에서 여는 하우스 음악회, 작은 음악회 같은 곳에서 자선 공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첼로를 배우고 싶은데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강의를 위한 교육을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는데 책을 더 열심히 읽어 독서법 강의는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커피에 심취하여 커피 문화를 답사하고 커피를 연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참으로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분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젠 어떻게 살 것인가? 남을 생각하는 삶, 도와주는 삶, 감동을 주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수시로 카풀을 통해 소소한 만남을 가지고, 인연을 쌓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물건을 사기 보다는 경험을 사야 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인연을 많이 만들어라. 운동, 음악, 독서, 각종 배움의 동호회를 찾아 좋은 인연을 만들어라. 그러면 외롭지 않다. 우리가 숨을 거두고 천국에 갔을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왜 구세주가 되지 못했느냐고 묻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 우리에게 던져질 질문은 단 하나, “너는 왜 너 자신으로 살지 못했는가?”일 것이다. -레오 버스카글이라- 그렇다 나는 나만의 독특함을 충분히 채웠다면 이젠 그 독특함만 채울 것이 아니라 남들을 위한 배려와 나누는 즐거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뇌는 두 가지 일 때 활력을 얻는다고 한다. 의지하거나, 돕거나 할 때라고 한다. 남에게 의지하거나, 하나님께 의지하면 뇌는 아주 편안해 한다. 또한 남을 위해 뭔가를 할 때 아주 활동력 있게 움직인다. 그렇다 내 뇌가 행복하려면 도움을 받던지, 돕던지 해야 한다.
나의 구체적인 은퇴 준비 계획을 세워보자. 돈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연금을 적극적으로 가입한다. 매월 50만 원 이상은 적립될 수 있도록 한다. 살 집을 마련한다. 10년 후를 목표로 자연이 숨쉬는 곳에, 사람들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별채까지 확보된 집을 확보한다. 개인 도서관을 만든다. 나중에 독서학교를 운영할 것을 대비해서 마련한다. 음악을 필수이니 첼로를 배운다. 지금부터 인문고전을 완독한다. 인문고전에 전문가가 된다. 독서 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 가족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좋은 부모는 자식을 인정받는 자녀로 키우기보다는 자식에게 인정받는 부모가 되기를 힘쓴다고 했는데 사랑받고, 인정받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아내의 상처를 싸매준다. 저자도 그런 것 배우러 다니느라 아내와 가족에게 환영받지는 못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부단히 애써서 환영받는 아빠가 되어야겠다. 많이 베풀자. 베푸는 기쁨과 더불어 베푸는 인연이 나를 기억해주는 보답으로 돌아올 것이다. 글을 쓰는 연습을 하자. 글쓰기가 힐링이 된다는데 글 쓰는 자체로 힐링이 되고, 남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도움과 감동을 주는 은퇴 후의 삶이되기를 바란다. 글 속에는 시도 포함되어 있다. 습작하는 시를 더욱 고품질로 승화 시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