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정유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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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정상인도 넘볼 수 없는 미국 버지니아주 조지 메이슨 대학의 ‘최고 교수’ 될 수 있을까? 우리 교회 청년 하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통 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식물인간 100일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되어 지금은 걷기와 말하기, 연산 등 일상 활동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럼에도 부모님들은 딸 넷에 막내인 아들이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장가 보낼 생각도 하지 않고 부모님이 벌어 놓은 재산으로 노후까지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에서 데리고 있다. 뇌성마비 정유선씨와 그래도 회복된 건장한 청년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정유선씨의 뇌성 마비를 이긴 비결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정유선씨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고 싶은 순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이 두 마디를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다고 한다. 아버지의 “너는 공부를 잘할 거야”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고 한다. 또한 너는 커서 “훌륭한 교수가 될거야”라는 말을 믿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70년대 활동하던 이시스터스 활동도 접고 유선씨를 뒷바라지 하는데 전력을 쏟았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격려, 어머니의 희생이 뇌성마비 딸을 교수, 그것도 최고의 교수로 만든 것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나는 우리 세 아이의 최고를 믿는다. 첫째는 세계적인 정치가로, 둘째는 세계적이 작가로, 셋째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믿는다.

 

뇌성마비를 앓는 유선씨는 친구가 없어 늘 집에 있었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유선씨를 데리고 동화, 위인전기, 이솝우화, 명작 등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훌륭한 인물에 책을 절대로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엄마가 읽어주는 책은 친구가 없어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고2 국어 선생님, 신현숙 선생님의 “유선이가 시를 읽어봐”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읽는 것을 시도하고, 지금의 자신이 되었다고 한다.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나는 지도자로서 반성한다. 또한 미국의 좋은 교수님을 만났다. 언제나 사람들로 상처 받고 아파하던 유선씨에게 조지 메이슨 대학의 영작문 교수의 말에 힘을 얻었다. 자신의 영작문을 보고 ‘보통 사람들’이라 지칭한 부분에 대하여 고치라고 한 것이다. 비 장애인을 보통사람들이라 지칭하면 장애인은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던 생각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아들이 걷는데 2,000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정유선씨는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남들 보다 조금 더 넘어졌을 뿐이다”라고 한다. 얼마나 긍정적인가? 이런 긍정이 지금의 정유선 교수를 만든 것이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장애란 스스로 한계를 긋고 자신과의 싸움을 쉽게 포기해버리는 행위 그 자체다”고 한다. 정확한 표현이다. 그는 5명이 달리는 100미터 달리기에서 3등을 했다. 다른 아이보다 더 잘 달려서가 아니라 두 명의 아이는 1등을 못한다는 생각에 중도에 포기했기 때문이다. 포기가 문제다. 나만의 특별한 나륾 만들면 된다. 그것이 3등이던, 1등이던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연극도 도전해서 행인1, 탁자 등의 연기를 하면서 그 자체로 행복해 했다. 그에게 연기란 그 자체가 도전이었다. 그는 그 도전을 이룬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유서씨의 불편한 몸과 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피아노를 시켰다. 어느 날 대학에서 친구가 없던 시절에 피아노 실력으로 일약 스타가 되고 많은 친구도 사귀게 된다. 무엇이든 열심히 배워둘 필요가 있다.

 

그는 늘 긍정적이었다. 그래서 어려움들을 이겨 내었다. 그러나 절대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 한국말도 서툰 그가 미국에 유학이라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어머니를 떠나 홀로 있을 때 그의 1990년 일기들에 수도 없이 ‘죽고 싶다’를 연발한 것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나도 나의 큰 딸을 중학교 3학년 때 혼자 홈스테이를 보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하는 말이 실감이 났다. 심지어 그는 차를 타고 가다 산에서 내려온 착한 눈망울의 사슴 한 마리처럼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슴으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가슴이 저린다.

 

자신의 처지와 상태를 알고 사랑해주고 믿어준 남편에 고마워 하고 있다. 시댁 부모님에게도 당당하게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의사를 굳건히 밝혀준 남편이 있었기에 1남 1녀의 아이들을 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젠 그는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스스로 말하기를 그 표현을 이렇게 한다. ‘참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그는 숫한 어려움을 극복한 참 괜찮은 사람이다. 누구라도 그렇게 인정할 것이다. 잔잔하게 써내려간 그의 수기는 감동이 온다. 화려하거나, 호들갑 떨지 않는 잔잔한 자서전이라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리라 믿는다. 앞 날의 삶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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