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티파니에서 아침을 ㅣ 트루먼 커포티 선집 3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평점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단연 오드리 헵번이다. 그의 청순함과 선행과 올곧은 삶은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가 출연한 작품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영화로 더 유명하다. 원래 이 영화는 트루먼 커포티가 마를린 몬로를 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드리 헵번이 출연하고 헵번이 더욱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트루먼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의 굴곡에 대한 한을 표출하고 있는 것 같다. 트루먼은 4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하고 앨라바마 주 먼로빌의 친척집에 맡겨졌고, 아홉 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새아버지인 쿠바인 사업가의 성을 따라 ‘트루먼 커포티’가 된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문예지 <뉴요커>에서 사환으로 일하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나 사사한 실수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심기를 건드려 해고당한다. 그는 스타 작가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늘 삶의 공허와 고독을 떨치지 못했던 그는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으로 1984년생을 마친다. 이런 삶의 질곡을 그대로 작품에서 뿜어내고 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도 커포티의 뒷골목의 삶을 투영하고 있으며, 주인공을 통해 사회상을 고발하고 있다. 아니 그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1924년에 태어난 트루먼의 작품의 세계를 보면 대단히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의 주제가 동성애, 노녀의 젊은 여성에 대한 탐닉, 마약과 유흥가의 행태 등은 더욱 그 시대를 요동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트루먼은 시대를 앞서가는 작가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단문으로 표현되는 상황 묘사와 심리 묘사는 더욱 독자들을 매료시켰을 것이다. 트루먼은 자신의 굴곡진 삶과 시대를 읽어내는 능력과 문장력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골라이틀리라는 인물을 통해 빈부의 차, 그 시대적 욕망이 부에 대한 욕망, 그것을 이루고자하는 통념을 깬 방법 등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게다가 ‘티파니’는 한국으로 하면 명동의 개념으로 명동에서 아침을 먹는다는 의미로 생각해 보면 얼마나 도시적이고, 성공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표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제목을 잡아내는 능력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을 것이다. 당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같은 정통적 작가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트루먼은 문학계의 이단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클래식으로 말하면 ‘말러’와 같은 작가라 볼 수 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앞서가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시대를 읽어야 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전체를 알고, 그 속에서 하나를 찾아내고, 그것을 탁월한 문장력으로 표현해 낼 수 있어야 작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트루먼은 1940년대에 이런 작품을 써 냈다는 것은 가히 천재적 작가로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시대를 어떻게 읽어내고 있는가?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경험과 독서, 글쓰기 연습 등이 필요할 것 같다. 나는 나이가 들면 글을 쓸 것이다. 그것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시대를 앞서가되, 희망의 길을 여는 그런 글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