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농의 샘 1 펭귄클래식 143
마르셀 파뇰 지음, 조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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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말하기 앞서 내용 외의 부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펭귄클래식코리아의 표지 선정 중에서 약간 이질적인 느낌도 드는데, 표지의 원작자는 '장 자크 상페'라고 합니다. 어딜 봐도 마농의 샘의 삽화 느낌이라 원본의 유래도 알 수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원작자만 표시되어있네요. 표지 그림의 원본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표기해주면 더 풍요로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책을 주르륵 적던 인덱스 대신에 맨 뒤에는 한 페이지에 한 권씩 아무래도 마카롱 에디션 등의 스페셜 에디션 위주인 거 같긴 한데 책 선전으로 바뀌었네요. 개인적으론 이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이, 내지가 아무래도 앞 번호 쪽이랑 뒷 번호 쪽이랑 차이가 있는 것 같고, 사이즈도 같은 펭귄클래식이라도 앞쪽이랑 뒤쪽이랑 몇 미리 정도의 오차가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통일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내가 펭귄클래식을 쭉 꽂아놨는데 사이즈에 차이가 있어야 하는 거지? 왜 그래야만 하는가. 개인적으로 종이는 뒷번호대와 영화 타이업이라던가 마카롱 에디션의 그런 부들부들한 종이를 좋아합니다. 이 종이 좋아해요. 바꾸지 말아줘요. 진지해요. 마농의 샘은 전자책도 나와있더군요. 빠른 전자책 발간 좋아합니다. 판매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원하시는 분은 구입할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편집, 드디어 펭귄클래식의 편집을 깔 수 있군요! 하! 이런 트윗도 차별 없이 알티해줄 거라 믿습니다. 비난하는 게 아니예요. 진짜입니다. 저는 펭귄이 더 잘 됐으면 좋겠고, 그럼 편집 부분에서 더 발전되는 게 하나의 방법이라 믿습니다. 띄어쓰기 오류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도 보였고, 문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밑줄로 넘어간 게 기억나는 것만 세네 개입니다. 하나 정도라면 책을 만드는 일은 힘들고, 실수구나 하고 넘어가는데 세네 개. 물론 1판 1쇄고, 편집자 분들이 다 못 볼 수도 있으니 다음 쇄에서는 고쳐지길 바랍니다만 다른 펭귄을 구입했을 때 16쇄임에도 불구하고 오타를 찾은 기억을 반추해봤을 때 솔직히 그닥 기대되지는 않네요. 펭귄이 좀더 편집에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펭귄의 굿즈는 무척 좋고, 페이퍼백으로 내는 스페셜 에디션 시리즈도 분명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전 편집이 좋은 책을 원한다고. 편집 가독성 좋-고- 깔-끔-하-고- 오-타-없-는 중요합니다. 오타도 줄 바꿈 오류도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트윗을 본 펭귄클래식의 높으신 분이 편집부를 닥달하는 본의하는 불상사는 부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오타나 편집 오류가 발견되면 전 족족 깔 거거든요. 진짜임. 아니 그럼 책을 볼 때 당연히 편집도 기대하죠. 조금만 더 신경써주시면 좋겠습니다ㅠㅠ. 펭귄클래식의 편집을 논할 기회가 생기니 너무 논하고 말았군요.


이젠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권과 2권이 이어지는 내용이고, 소설의 내용을 따르면 '졸라의 파르두에서 펼쳐지는 김전일 시리즈'같은 이야기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졸라는 프랑스의 자연주의의 대가 에밀 졸라 맞습니다. 파르두라는 지명은 현재 번역이 안 된 루공 마카르 총서 제3권, '파리의 뱃속'에 등장하는 지명인데 이거 한국에 번역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펭귄클래식이 해주면 좋겠다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김전일 같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하신다면 레알입니다. 1권의 100페이지도 안 돼서 살인사건이 두 건 일어납니다. 농담 아니니 확인해보시길. 이거 김전일이나 코난으로 그린다고 해도 분명 말 될 분위기란 말이죠. 작은 마을에서 알 수 있듯 대대손손 살아온 토박이들이 대부분이고, 따라서 필연적으로 작은 사회의 비틀린 관계 등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암묵적 룰이 스산하게 지배하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물을 건 암투 일본으로 로컬라이징만 하면 이거 코난이네요. 무서워라. 문체는 꼬아둔 것 없고 아주 알아먹기 쉬운 터라서 숙숙 넘어갑니다. 몰입도 잘 됩니다. 그런데 편집만 좋았으면 완벽할 텐데. 그리고 복선 등등도 추리 소설에서 단 한 번도 범인을 맞춰본 적 없는 눈치 1도 없는 제가 봐도 확연히 드러나 있을 만큼 깔려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숨겨진 이야기들이 대충 예상이 가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페이지를 넘기고 이미 예상한 감동이 가슴을 후려쳐서 눈물 줄줄 흘리게 됩니다. 대체 예상이 되는데에도 이렇게 눈물이 날 건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불란서 문학 읽다 보면 늘 느끼게 되는데, 정말이지 '빠릅니다' 사고 방식이란 게 그 당시의 한국문학보다도 훨씬 빠르다는 걸 늘 느끼게 되는데, '피해자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사고방식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누구인지는 직접 확인하시고. 2권으로 넘어오면 주인공격으로 부상하는 마농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당당한 여캐입니다.속이 뻥 뚫리는 기분. 어느 정도로 스포하는 게 저작권법에 걸리는지 알 수가 없으니 자세히 서술할 수가 없네요. 내용은 이 정도로만 말하겠습니다. 정말로 재밌습니다.
편집만 잘해주시지.
그리고 동명의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는 디비디를 사서 봤죠. 알라딘에서 마농의 샘1,2를 사는데 만 원이 안 듭니다. 정확히 2900원과 3500원이니 거기에 펭귄클래식 책 한 권을 끼워사면 무료배송. 개이득!인 상황이 됩니다. 영화를 감상한 결과 책이랑 세세하게 다른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래도 대부분의 내용은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책을 먼저 읽든 영화를 먼저 보든 둘 다 추천합니다. 영화도 좋았어요ㅠ. 디비디라서 화질은 별로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또 울리기 충분합니다. 정경도 정말로 예쁘게 포착하고 연기도 하나같이 잘 하시니 준비한 감자칩을 입에 쑤셔넣는 것을 잊어버리고 다 끝난 뒤에는 손에 들린 빗을 응시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자 처울어서 책상에 눈물이 흥건했었습니다. 마르셀 파뇰 다른 책도 한국에 번역된 게 한권인가 더 있는 걸로 아는데 찾아보려 합니다. 아무튼 좋았습니다ㅠ 주말은 마농의 샘으로 풍요로웠다. 책에서 피리 소리를 삐리삐리~ 하는 걸로 번역해서 우오 귀여운 의성어다 했는데 영화 보니 놀라울 정도로 삐리삐리입니다. 그리고 위골랭이 마농에게 뻑 가게 되는 마농이 자연에서 벗고 춤추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돼있습니다. 사시려면 참고하시길.

번역은 대체로 깔끔했습니다. 오타가 난무하는 위골랭의 편지 부분을 번역하는데 고생하셨을 것 같습니다. 별점을 깎은 건 편집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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