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아이들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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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먼 미래의 지구

1~7구역으로 나누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가장 최상위 층이자, 모든 면에서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이들이 살고 있는 제일 꼭대기인 이곳,

인공 오존으로 유일하게 햇빛을 누릴 수 있는 1구역부터 시작해 점점 아래로 내려갈수록 감염병을 비롯한

열악한 환경으로 기본적인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한 나머지 구역들.


주인공인 하루는 이도 저도 아닌 3구역에서 태어났다.

3구역에서 태어났지만 여느 아이들과는 다르게

갈색의 머리 빛으로 같은 등급을 가진 반 아이들보다는

1~2등급에 가까운 나는, 아이들에게 부러움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반면 우리 반에는 어느 등급에서

태어났는지 예상조차 할 수 없는 빨간 머리칼에

투명한 피부와 눈동자를 가진 외계인 같은 취급을

받는 주하라는 아이가 있다.


이야기는 7구역으로 나누어진 지구에서

피부색과 머리 색상, 겉으로 보이는

어떤 외모적인 특징으로 등급이 나눠지고

누리는 생활이 달라지는 세상에서

1등급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니게 된

3등급의 하루와 빨간 머리를 한

기묘한 주하의 시선에서 펼쳐진다.


머리칼을 거래하는 비밀을 가진 주하와

그런 주하에게서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고

그 아이에게 다가가는 하루까지.

이들에게 감춰진 사연과 그들이 속한

7개의 구역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공모전에서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로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시작을 하게 된

한요나 작가의 신작인 《태양의 아이들》은

파괴된 먼 미래의 지구,

한창 성장하고 변화를 맞이하는

아이들이 있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성장하는 시기, 급변하는 시기,

자신을 찾아가고 고뇌하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현재의 아이들이 성적이나 등급, 대학에

목매는 것과 다르게

'파괴된 지구에서 태양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환경을 타고난 것이 '다른 외형적 유전자'로

등급이 나뉘어 보인다는 점에서 특이하게 다가왔다.

햇빛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검은 머리칼을 비롯해 짧은 속눈썹,

햇빛과 마주하며 생긴 주근깨는

1구역에 산다는 반증이자 선망의 포인트가 되었고

그를 따라 주근깨를 그려 넣기도 하며

뜨거운 태양을 오롯이 쬘 수 있는

그들의 환경을 부러워하기에 이른다.


3구역에서 태어나 감염병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동생의 몫까지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하루,

엄마의 바람에 따라 1구역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이곳에서도 A~F 반 등

등급에 따라 나누어진 반의 구조는

적응은커녕 친구를 만들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다.

타인에 대한 관심조차 생기지 않았던 하루에게

'빨간 머리'를 한 주하의 등장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달라서가 아닌

인간적인 관심으로 시작되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비밀을 알아가며

'친구'라는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자신의 존재 이유와 처한 상황을

마치 '꼬리 없는 쥐' 같은 자조 섞인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주하는

어떤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하고 싶은 것'을

처음으로 떠올리게 되는데,

C.O.S라 불리는 태양의 아이들이

2차 성징을 계기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는데

'하고 싶은 것'을 깨닫게 된 주하가

본격적인 2차 성징을 맞이하며 겪게 되는

신체적인 변화나 통증은

새로운 단계로 나가아는 설렘이자

성장통 같은 느낌으로 비유되는 것 같았다.


배경은 파괴된 먼 미래라고 하지만,

사춘기 시기를 맞이하며 이전과는 다른 나를

외계인처럼 '나도 나를 모르겠어'로 느끼는

오늘날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계가 사실은 전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오늘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다름'과 '나누어진 등급, 구역'을

넘어서 성장하고 나아가는 주인공들을 보여줌으로써

소설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변화와 성장의 즐거움, 나를 찾아가는

기쁨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나게 다름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모습으로 그대로 바라봐 주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도 지금의 우리들에게

필요한 시선이 아닌가 싶다.


여느 SF 장르와는 다르게 마지막까지

고전을 느끼며 읽었던 작품이다.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배경이나 상황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니

비로소 이야기가 술술 읽히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정해진 세상의 틀을 넘어 한 뼘 더 성장해나가는

모든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앤드러블5기 활동을 위해 앤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나는 주하에 대해서 추측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주하는 너무 많은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반면에 내가 주하를 바라볼 때는 만화경으로 들여다보는 세상처럼 어지러웠다. 주하라는 원통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내가 1구역에 머물고 싶은 이유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도 아니다. ‘안전‘이 기본값인 생활을 하고 싶고, 어느 정도는 엄마 걱정도 할 줄 아는 착한 딸이고 싶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고, 그러면 내가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주하는 그래도 특별하게 자랄 수 있었겠지. 특별한 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억울한 일도 분명 있었겠지? 애들은 특별한 아이들을 질투하곤 하니까.
"5구역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날들이 좋았어. 거긴 갖가지 색이 다 있었지."

앞으로 내가 알아야 하는 게 얼마나 많은 걸까. 적어도 지금 내 앞에 붉게 빛나는 태양부터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 나는 얼마나 더 추측하고 노력해야 할까. 그것조차 이 아이에겐 폐가 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문득 태양이 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아이 옆에 있으면 태양이 뜨고 지는 순간도 모두 볼 수 있을 것 같아 무서웠다.

내가 주하의 움직임에 안절부절못하는 데에는 어떤 ‘불안‘이 있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자꾸 생각나는 사람, 어딘가 크게 아픈 곳이 있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늘 상태가 좋은 건 아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엄마를 생각할 때처럼 말이다. 3구역에 두고 와서 어떻게 해 줄 수도 없는 엄마를 생각하면 익숙해지지 않는 주하에 대한 불안이 성큼 이해되는 것 같았다.

오히려 아이들은 유난히 눈에 띄는 주하에게 질투했던 게 분명하다. 나는 그런 주하에게 반한 것처럼 빠져나오지 못한 거고.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당황스러운 질주가 이해된다. 빌리가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도 그것뿐이다. 눈 색깔이 예쁘니까. 처음 말을 걸었을 때 빌리는 누구보다 솔직했던 것이다.

주하를 보면서 동생을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이런 우리가 1구역의 학교에 오게 된 이유가 뭘까. 이유는 더 나은 삶을 원해서였지. 아마도. 부모님이 원해서였지. 아마도. 주하는 여전히 실험용 동물처럼 살고 있지 않나. 그럼 나는? 나도 다를 게 있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만난 데에는 어떤 운명이라도 있는 걸까?

어른들은 왜 그렇게 빨리 눈치채는 걸까.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금새 눈치채고 굳이 확인하듯 묻는다. 내가 서툰 걸까 생각해 봤지만,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내 속을 알기 어렵다고들 말하니까. 어른이 되면 신기한 능력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 버리는 게 낫다. 노범도 그런 어른이라고 생각 하기로 했다. 하긴 주하나 청아 같은 애들을 매일 돌보고 실험 대상으로 관찰하고 있으면 10대 아이들의 표정쯤이야 우습게 읽힐지도 모르겠다.

"응. 네 말처럼 뭐라도 얘기했어야 했어. 미안."
"아냐.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었지. 나한테 말해야 할 의무 같은 건 없잖아."
그렇게 말하는 하루의 표정이 외로워 보였다.
아니야. 너한테는 말할 수 있어. 너한테는 말하고 싶었어. 그런데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말해도 되는 건지 판단할 수 없어서 그랬어. 그것도 갑작스러운 실험 때문이라고 말하면 이해해 줄래?
나는 뱉지 못할 말을 입안에서 굴리면서 하루를 쳐다봤다. 내가 줄어든 건지 하루가 그사이 키가 큰 건지 정말로 하루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다.

역시 차이와 차별의 문제일까? 환경이나 문화 차이의 문제도 있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구역이 나뉘어 살아가고 있었나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연구소의 노범이나 친구처럼 솔직한 파비오나 대답해 주지 않을 것 같았다. 애초에 대답할 수 있는 문제 였다면 학교에서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이쪽으로 걸으면 어떤 동네가 나올까?"
"다니 슬러시 가게가 나오고, 기숙사랑은 멀어지겠지?"
나는 전사가 되고 싶은지도 몰라. 진짜야. 네가 있는 지금 여기를 위해서, 내가 자란 곳을 위해서, 나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 아직 탈출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서, 아픈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특별하다는 걸 이제는 인정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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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로 읽는 법구경 - 삶을 이끄는 지혜의 징검다리 에세이로 읽는 동양고전
법구 지음, 이규호 해제 / 문예춘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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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성당처럼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절이라는 공간은 그 빈도만큼이나

가까운 느낌이 들곤한다.


종교라는 이미지보다는

어떤 '가르침'이나 '학문'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건 우리나라가

불교와 유교에 바탕을 둔 문화가

참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그런 말씀들 속에서 전해지는

가르침들이 어렵다기보다는

조상들의 지혜나 진리로

여운이 오래가곤 한다.


이번에 읽게 된 《에세이로 읽는 법구경》은

문예춘추사에서 나온

'에세이로 읽는....' 시리즈 중 하나로

불교 경전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많이 읽혔던 법구경의 전문과 해제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책으로

해제를 붙인 작가의 독후감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는데,


경전이라 하면 한자가 가득하고

어렵다는 생각에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해제를 붙인 이번 책은 정말 제목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법구경은 담마파다 Dhammapada라 불리는

불교의 경전으로, 석가모니 사후 삼백년 후에

여러 경로를 거쳐서 작성된 부처의 말씀을

묶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불교의 수행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한 경구로

되어있으며, 서문과 세분화된 품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책은 남전의 26품을 기본으로 정리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제1장 쌍서품과

제 3장 심의품으로

마음과 다스기리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법구경의 전문을 완역하고 해제를 덧붙이며

이를 통해 '진리의 말씀'을 전달하고자 한다.

꼭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더라도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변하지 않는 삶의 지침으로

다가갈 수 있는데, 참된 삶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깨우치고

가슴 깊숙이 그 지혜를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로

말씀이 전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법구경에서는 마음과 지혜, 실천, 진리에 대한

얘기들을 담고 있는데

저자의 해제는 단순히 불교적인 이야기 뿐 아니라

우리가 여러 고전 들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데카르트나 톨스토이, 구약성서를 비롯해

벤저민 프랭클린 등의 이야기까지

함께 엮어서 제공하면서 더욱 이해를 돕고 있다.


나이가 들 수록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나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나의 자세 등에

대해 고민이 생기기 마련인데

꼭 순서대로 읽지 않더라도

각 소제목을 보고 나에게 필요한 구절을

그때 그때 골라 읽어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서 인식하지 않더라도

치열하게 살아가기에 바빠 미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어떤 지침표가

되어줄거라 생각한다.


고전이라하면 막연하게 어렵게 생각하고

나서서 펼쳐볼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가볍게 읽으면서도 그 의미까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욱 뜻깊었다.


"이 글은 문예춘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마음은 다스리기에 달려 있다. 마음속에 뜨거운 불을 지피면 마음은 어쩔 수 없이 활활 타오른다. 마음속에 찬서리 비바람을 몰아넣으면 마음은 또 어쩔 수 없이 냉정해지며 폭풍으로 휘몰아친다. 그래서 마음을 일컬어 ‘허령불매‘라고 말한다. 마음은 형체가 없어 텅 비었으나 그 작용은 뛰어나 신령하고 밝다는 뜻이다.

"남을 해칠 마음이 없었더라면 성냄에 얽매이지 않으리니 원한을 오래두지 말고 성내는 마음에는 머물지 말라. 비록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더라도 그것 때문에 막말하지는 말라. 남의 흠을 찾아서 약점이나 단점을 들추지 말고 항상 자기 자신을 잘 단속하여 정의로써 자신을 살펴나가라."

"사물을 보는 방법이 일정할 때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지식을 얻을 때 의지는 진리로 향한다. 의지가 만족을 얻을 때 마음은 착하게 된다. 마음이 착해진 후 모든 것에 대한 도덕적인 관찰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도덕으로 옮겨간다."

그래서 하루를 일컬어 일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그러한 하루하루가 쌓여서 평생을 만들고 삶이라는 울타리에 갇히게 된다. 인간의 삶이야말로 참으로 작은 웅덩이 속의 물고기와 무엇 하나 다를 것이 있겠는가? 오늘 하루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 오늘 하루에 그대의 모든 무게늘 실어라. 선한 일생이 있는 것처럼 선한 하루가 있고, 악한 일생이 있는 것처럼 악한 하루가 있다.

말은 실행의 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한마디의 짧은 말이라 하더라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그 말에는 생명이 없다. 그것은 이미 죽어버린 말이며 낯선 그림자이거나 스쳤다간 사라져버리는 환영에 불과할 뿐이다.

"반드시 많이 배우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행하는 것이 제일이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많이 알더라도 행하지 않으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믿는다는 말처럼 아름다운 것은 흔치 않다. 믿는다는 것은 대상을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이며, 가감 없이 사랑하는 것이며, 완벽하게 신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믿음이라는 말 속에는 종교적 차원의 신앙에서부터 사랑과 우정, 자기 자신자신과 타인, 양심과 비양심, 현재와 미래, 선과 악 등의 갖가지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이 무수히 잠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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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는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 - 삶의 변곡점에서 필사하는 동서고금의 명문장
허연 지음 / 생각정거장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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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나이.
어렸을 때 마흔이라는 나이의 부모님은
굉장히 큰 어른 같았고
세상의 이치를 다 깨달은 것처럼 보였다.
그에 반해 마흔을 목전에 둔 나는 여전히
어린나이에서 몸과 얼굴만 자란 듯
제자리에 정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사람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한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청년에서 본격 중년으로 들어가는 나이인
마흔에게도 인생은 막막하고
기대거나 해답을 찾고싶은 마음은 여전한데
그런 마흔을 앞둔, 혹은 4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절대 고독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도록'
고독 속 초월한 용기를 주는 책이 여기 있다.

바로 허연 시인이 쓴
《마흔에는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로
매일경제신문사를 통해 연재했던
〈책과 지성〉이라는 칼럼에서
글을 추려 필사집 형태로 묶은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 속에서 나온
문장들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해설,
주요 문장들을 옮겨적을 수 있도록 엮은 이 책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법
삶의 평온함을 유지하는 법
품격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행복을 찾는 법
죽음을 이해나는 법
등 인생의 전반전을 살아내고,
후반전에 들어가게되는 본격적인
중년으로서의 마흔을 맞이한 우리들이
남은 인생을 살아내면서 필요한
조언들을 모두 담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전은 변치않는 가치를 가진 이야기로,
오늘날의 우리에게 과거의 시간이
전하는 선물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살아갈 삶을 생각하며
잊지 말아야 할, 떠올려야할 포인트들이 있어서
읽으며 마음을 많이 다스릴 수 있었다.

인생의 전반기라고 할 수 있는
어린시절에는 잠시의 외로움도 참지 못했다.
때로는 그 외로움을 참지 못해,
나를 무리하면서도 사람들간의 관계에
부단히 노력하던 때도 있었고
스스로 원하는 나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이 원하는 나의 모습으로
삶을 산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점점 나이를 들고, 소란한 시간을 지나
조금은 고독하고 외로운 그 시간도
누구나의 인생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라는
인식이 생기고는 찾아오는 고독도
기꺼이 즐겁게 맞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작가는 머리말에서도 마흔 살 무렵
혼자서 실크로드를 여행하다가
비행편 사정에 따라 발길이 끊긴 공항에서
며칠간 맞이했던 고독한 시간에 대해 얘기한다.
여러 상념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무너졌던 그는
무의식적으로 습관처럼 땅에 생각나는 시를 적다가
그마저 기억이 바닥나자 좋아하는 고전 구절들을
적기 시작했다고 한다.
때마침 여행을 떠나기 전 재직하고 있던 신문사에서
고전 관련 칼럼을 쓰고 있어서 떠오르는 구절이 많았고,
그렇게 고전 구절들을 쓰고 있자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고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용기가 찾아오는 초월을 느꼈다고 한다.

다시 회복이 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며
고전을 옮겨 적으며 보냈던 시간의 의미를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고독으로부터 배웠던 시간, 그날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책에 이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문장들은 누군가의 인생을 통째로 뒤흔드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내 인생을 바꿀 단 한문장이 있다면?' 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부분은 언젠가 읽었던
어떤 고전의 문장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여러 고전속에서 발췌한 문장과 그 문장이 속한
작품의 이야기를 다양한 주제에 맞춰서 정리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순차적으로 따라도 좋고,
내가 원하는 주제에 맞춰서 그때그때 펼쳐서
한문장씩 옮겨적어도 너무 좋을 것이다.

문장은 그냥 눈으로 읽기만 하는 것보다,
소리내어 읽고 또 그것을 손으로 옮겨적을 때
더욱 와닿게 된다고 한다.
누군가의 인생을 뒤 흔들 어떤 문장이,
나의 인생을 흔들 큰 사건이 될 수 있도록
흔들리는 고독 속 중심을 잡는 중년으로
태어나고 싶다면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한다.

가볍게 한 장씩 읽으며, 장의 마지막에
주요 문장을 직접 필사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고,
꼭 주요문장으로 정리된 부분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부분을 옮겨보거나
문장들을 읽으며 드는 생각들을 정리하기에도 좋겠다.


온전히 고독을 만끽하고,
그 속에서 해탈한 자유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힘이
나에게도 다가오기를 바란다.

"이 글은 매경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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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덕이라서 좋아! - 있는 그대로, 가장 나답게
나봄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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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게 최고야'
'귀여운 건 최강이에요'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요즘은 정말 귀여워서 히트치고
귀여워서 화제가 되는 것들이 많다.

귀엽고 예쁜 캐릭터가 들어간 문구류나
인형, 소품 등은 나이 대에 관계없이
인기를 얻기도 하고
꼭 오프라인에서 직접 소유하는 물건이 아니어도
나의 아이덴티디와 정서를 드러내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서도
귀여운 것들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모티콘 인기 탑티어 든다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바로바로 치즈덕
망충대장 치즈덕이라는 이름의 이 캐릭터는
2018년에 탄생해서 이모티콘, 굿즈, 애니메니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치즈덕을 탄생시킨 나봄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나온 《치즈덕이라서 좋아!》는
100% 미공개작으로 구성되어
치즈덕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으로
자신을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은 이들에게
'지금 이대로도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내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하자'며
따스한 힐링 메시지를 전하고,
망충대장 치즈덕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힐링타임을 선물한다.

우리 눈에는 너무나 귀여운 치즈덕은
사실은 폐기될 뻔한 치즈에서 탄생했다는 것!
지금의 행복한 치즈덕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과 좌절, 스스로에 대한 미움이
가득하고 자신감이 없던 상태에서
그 시간들을 이겨내고 오롯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의 평가 앞에 위축되고
나 자신의 매력을 찾지 못해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성장러들에게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 같다

이번에는 특히나 초판한정으로
치즈덕 책갈피까지 제공되고 있는데
그 실물이 너무 귀여워서 오열했다는 점!

치즈덕에세이에 딱 어울리기도 하고
귀여운 치즈덕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시름을 다 잊을 것만 같았다.
책갈피 하면 심플한게 제일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귀여운게 최고네요 😭

《치즈덕이라서 좋아!》는 치즈덕이
울적해 하는 퀴퀴와의 대화를 통해
폐기치즈에서 지금의 행복한 치즈덕이
되기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이만큼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언제나 내곁에서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 주는
치즈덕 5형제와 무심한 듯 따스한
폴까지 하나하나 귀여워마지않는
등장 캐릭터들은 우리가 살아가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변인들 그 자체였는데

폐기치즈로 버려질 뻔 했던 치즈덩어리는
공장에서 탈출해서 스스로의 새로운 출발을
개척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친구를 만들고 싶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며 사랑받고 싶어하는
치즈덕의 모습이 참 공감이 갔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주변에서 바라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꿔가며
노력했지만 나다운 것도, 인정을 받는 것도
놓친 치즈덕이 이대로 무너지는가 싶다가
본연의 자기 모습 그대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장점,
부족한 자신을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한 뼘 성장하는 모습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 따스한 봄이 오고
새로운 나를 찾아 길을 떠나는
용감한 치즈덕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주변인들과 비교해서
타인의 평가에 신경쓰며
'나 다움'을 잃지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름답다'라는 말의 '아름'은
'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나 다운게 무엇인지, 어떤 모습이든지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가장 사랑받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귀여운 치즈덕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좋았고,
그림에세이라고는 하지만
귀여움을 넘어서 그 의미까지
확실히 전달되어서 더욱 좋았던
따뜻한 힐링에세이였다.
누군가 지금 자신의 부족함에
스스로를 헐뜯고 있는 이가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네가 멋지다'고
선물하고 픈 그런 성장에세이였다.

"이 글은 필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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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행복할 결심 - 내 인생에 응원이 필요한 시간
제인 수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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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명랑함, 20대의 풋풋함,
30대의 진지함을 지나
이제는 40대의 안정감을 앞두고 있다.
10~20대의 어렸을 때는 어린 당시의 시간이
나보다 앞서 살아가고 있는
30~40대의 시간보다 훨씬 빛나고 가치있다고
훨씬 생동감있고 의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30대가 되고 40대를 앞두고 있다보니
시간이라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고 와닿게 되는 것 같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비혼은 아니지만 미혼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시간이 '나쁘지 않아'를 넘어
'오히려 좋은 것 같아'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결혼을 한 주변인들, 혹은 결혼을 앞둔
주변인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사람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둘이 되어야
결혼생활이 더욱 좋은것 같다는 것!

인생의 동반자로, 서로의 반려자로
의지가 되는 것은 좋지만
의지를 넘어서 '꼭 누군가가 있어야만'하는 사람은
오히려 독립적이지 못하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어려워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나 역시 결혼여부를 떠나서
오롯이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는데,
그런 지금의 나이에 읽으면 좋을
인생선배의 책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혼자서도 행복할 결심》은
일본의 에세이스트이자 방송인인
제인 수가 쓴 미혼 에세이 이다.

〈제인 수의 생활은 춤춘다〉 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하고,
《나는 여자로 삽니다》
《우리가 프러포즈를 받지 못하는 101가지 이유》
《여자의 고민 동물원》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아버지든가》
《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전해온 에세이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마흔을 훌쩍 넘기며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된
비혼스토리를 털어놓고 있다.

나이 듦에서 오는 다양한 에피소드 사이에서
웃음과 때로는 당혹스러움을,
또 미혼여성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주는
솔직함을 오가면서 마음 속에만 담고
밖으로는 내지 못했던 생각들을
그녀는 거침없이 털어놓으며
'나의 인생에 스스로 큰 응원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들지도 않을 비싼 가방을 샀던 이야기,
반면 300엔짜리 목걸이를 차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동일인물의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되었지만
공감되어서 더욱 웃음이 났고,
'살기 위해' 스스로 운동을 시작할 수 밖에 없던
이야기는 다가올 나의 미래 인것만 같아서
움찔거리게도 되었다.

사람들간의 관계에서도 겪을 만큼 겪어봤고,
여전히 일에 최우선으로 살고 있지만
자신을 위한 여가와 시간을 더하며
그녀는 그럭저럭 만족한 삶을 보내고 있다며,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어렸을 때는 30~40대가 되면
어떻게 살아야겠다 하는 스스로의 꿈같은
캐릭터를 만들곤 했는데,
막상 지금의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체력과 건강, 조금의 여유를 꿈꿀 뿐이다.

인생을 4계절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나의 시간은 한여름 보다는 늦여름 무렵,
가을로 들어가기 직전의
후텁지근하다가도 일교차가 큰
덥다가도 서늘한 그런 환절기의 시기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창의 계절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나의 본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나이듦과 함께 찾아오는
또 다른 재미를 익히는 것
그것이 바로 제인 수 가 말하는
행복비법이 아닐까 싶다.

계절이 여물고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에도 갓 태어나 자라고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면
안정기가 오고, 무료한 듯 싶지만
그 편안함 속에서 오는 색다른 매일이
선물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제인 수의 따스한 이야기를 읽으며
마치 동네 언니의 인생살이를 들은 듯
편안하고 공감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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