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건진 스물네 개의 문장들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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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트리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공부나 숙제, 일 등 해야 하는 과업이 있을 때

해야 하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며

스스로를 곤란에 빠뜨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무언가의 마감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호기롭게 여유를 가지고 시작했다가도

점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다른 것으로 눈이 돌려지고, 엉뚱한 생각을 하며

주어진 마감을 외면하는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최근의 내 상태도 그랬다.

보기에 편하고 좋은 것,

가만히 눈만 뜨고 있으면 되는 도파민에 취해

무언가를 읽고 쓰는 것에 대해서

또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느슨한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기간적 여유도 있었고,

'지난 몇 주간 바빴으니까

조금 쉬엄쉬엄해도 괜찮잖아'라는

스스로를 향한 배려는 그 시간이 쌓이고 쌓여

더 이상 나조차 나를 봐줄 수 없는

비합의의 상태로 접어든 것이다.


서평단 활동을 위해 서평을 작성하면서

이런저런 복잡함이 어려있는 와중에

이번에 만난 책이 하필

전업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었다.

나만큼이나 글을 쓰기 싫은 순간을 맞이한 작가가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붙잡아준 문장들과

삶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을 덧붙인

〈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이다.


작가들에게는 머릿속에 훌륭한 문장들이 마구 떠다니며

누가 계시를 주듯 머릿속에서 들리는 문장들을

잡아서 글의 형태로 옮기는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는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몇 줄 조차 쓰기 힘든 글들을 한 권이라는 책에 담아

엄청난 감탄과 공감을 하게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작가 역시 한 명의 인간에 불과하고

그들 역시 마감에 매인 몸이라는 것을 체감한 것은

아무튼 출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이슬아 작가의 모습을 통해서였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메일로 발송하는

'일간 이슬아' 작업을 하는 작가의 하루 일상이 나왔는데,

그녀는 딱히 무얼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는 것도 아니고,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며

마감 시간에 쫓겨 글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을 쓰다가 글감을 위해 만화책을 읽고

요가와 운동을 하면서 말이다.


작가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도 익숙하게 등장하는 소재는

바로 마감을 미루는 작가의 모습.

이렇게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글쓰기 싫을 때 전업작가를 붙잡아주고

일으켜 세운 문장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호기심이 조금씩 일기 시작하고,

그 호기심에 힘을 얻어 책을 펼쳐보았다.


삶과 글쓰기 그 어딘가를 부유하고 있는

작가의 생각들은 자신의 마음과 겹쳐지는 문장과 함께

독자들 앞에 펼쳐진다.

어쩌면 직업이 '글 쓰는 사람'일 뿐

무언가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 가진 마감이 다가와야만

비로소 겨우 움직여지는 모습은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뭔가를 하려고 하면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것들,

뭔가를 하려고 하면 자꾸만 생기는 사정들은

내가 왜 지금 하려는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지

왜 꼭 이럴 때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마치 징크스 같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행하다 보면 어느새

글의 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과 마감에 쫓기면서도

결국은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원동력이

그를 계속 다시 쓰게끔 한다.

나 역시 적지 않은 서평 의뢰 도서를 읽으며

마감일에 맞춰 글을 쓸 때면

압박감에 때로는 초조함을 느끼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를 외치며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하곤 한다.


이런 마감 앞의 초조함을 느낄 때면

기필코 다음에는 좀 더 여유 있게

마감을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다음의 기회가 왔을 때는

여전히 발등의 불을 느껴야만 움직이는

반복을 행하면서 말이다.


책을 통해 만난 전업작가의 삶 역시

경제적 대가를 가져오지 않는 나의 글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에서 큰 위로를 얻었다.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선행자의 입장을 읽으며 방법을 찾아가는 것만 같았다.


하기 싫은 일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내가 원해서 혹은 선택해서

해야 하는 일이 된 그것을

어떻게 즐겁게 바라볼 수 있을지

시선을 바꾸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책!

조금 더 유쾌하고 어찌 됐든 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그런 원동력을 모두가 얻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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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다는 착각 - 시간 압박을 버리고 여유를 되찾는 9가지 심리 법칙
이언 테일러 지음, 최기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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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

그렇지만 '나는 왜 이렇게 시간이 부족하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는데

딱히 마친 일은 없는 것 같고,

바쁜데 의욕이 안 나거나

나만 뒤처진 것 같은 기분.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 말이다.


하루가 길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과 달리

어른이 되고 나서는

점점 인생의 속도에 가속이 붙는 것 같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 속에서

'왜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안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내며

시간 압박에서 벗어나 여유를 되찾는 심리 법칙을

제시하는 책을 만났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실행'과

'시간 압박'을 해결하는 실천적인 방법과 통찰을 나누는

이언 테일러의 〈시간이 없다는 착각〉이다.


똑같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시간의 가치와 밀도는 달라진다.

내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효율이 달라지는 시간이라는 것에 대해서

새로운 관계를 정의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범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일이나 해야 하는 역할 등에 있어서

주어진 시간만큼 늘어나는 시간을 예시로 들며

제한 시간을 줄여서 업무의 효율을 높인다던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극심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한다.

"시계에 매달릴수록 효율은 떨어진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흔히 하고 있는 착각 중 하나인

시간 관리의 본질이 더 많은 일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

시간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깨닫게 한다.


9가지 심리 법칙을 통해서

시간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

시간 압박을 줄이는 방법을 배우고

심리학, 유전학, 사회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사례 또한 보여준다.

단순한 시간 관리에 대한

기술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춰서

시간 심리학에 기반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늘 시간에 쫓기고, 시간의 부족함 앞에서

불안해하는 독자들에게

내가 지금 느끼는 이 불안이 착각임을 깨닫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사고 전환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간 부족의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착각에 있고,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도록 고독을 통해

시간을 뛰어넘는 정체성을 갖고

스스로 되고자 하는 것에 도달할 수 있는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보통 시간관리에 관한 책이라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시간을 어떻게 쪼개고 혹은 오전 오후 시간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 역시

비슷한 맥락일 거라 예상했지만,

1장부터 시간에 대해 가진 우리의 왜곡에서 벗어나

시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면서

근본적인 시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가고

이를 통해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익힐 수 있어서

더욱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마지막 장에서 제시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101가지 규칙은

시간관리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낄 때 수시로 펼쳐보며,

책에서 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를

반복해서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똑같이 1시간을 보낸다 하더라도

즐겁게 보내는 활동과

꾸역꾸역 업무를 하며 보내는 1시간의 체감은 다르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시간 속에서

시간의 감각을 더욱 세워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더욱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관계 회복의 느낌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늘 시간에 쫓기고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던

시간에 대한 오해를 풀고

나의 시간 감각을 제대로 세우는

의미 있는 기회로 다가왔던

〈시간이 부족하다는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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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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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부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생에 늦은 때란 없다.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없는 건 키즈모델밖에 없다."

라며 늦은 시작에 주저하는 이들에게

응원과 용기를 전하는 글귀를 SNS에서 본 적이 있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정해져있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은데

우리는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죽음의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을

무언가 당연한 쇠퇴의 길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다.


삶의 시간이 쌓인 만큼 한 사람이 가진

인생의 깊이는 어마어마해지는데,

똑같이 주어지는 인생이라는 시간 앞에서

'나이' '늦음'이라는 이유로

내려놓고만 있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을 해보면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라고 이내 고개를 젓게 된다.


50~60대가 되어 새로운 도전을 해서

이전의 인생과는 전혀 다른

2 막을 맞이했다는 이들도 많고

하물며 한국문학의 대들보와 같은

박완서 작가님도 40세의 나이,

가정주부라는 틀을 깨고 등단을 하며

여전히 우리 가슴속에 남아있으니 말이다.


일본의 문학상 중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아쿠타가와상이 있다.

신진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문학상이자

순수 문학 작품으로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50대에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펜을 잡기 시작해서 그로부터 8년 뒤 첫 작품을 쓰고

60대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최고령 문예상 수상 작가로 이름을 알린

와카타케 치사코는 자신의 이름을 단

첫 에세이 집을 통해 늦은 나이란 없다며,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다

마주하게 된 행복과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음속에 이루지 못한 꿈을 품고 있거나

나이 들어가는 몸이 적응되지 않는 사람,

삶의 속도가 버겁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책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이다.


나 역시 누가 봐도 '어리다' '젊다'라고

불릴 수 있던 시기에는 나이 든 이들의 삶에 대해서

곧이 바라보지 못했다.

은퇴를 하고 나면 그냥 그렇게 심심하게,

때로는 아프다가 그렇게 가는구나 하고 말이다.

일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일을 하며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들은 극히 일부분으로

그런 것은 특별한 나만의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보너스 같은 시간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생이 모두가 같지 않은 것처럼

인생이라는 시간은 언제 꽃을 피울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떤 이는 어렸을 때 엄청난 성공을 이루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 끝났다 생각하는 인생에서

뜻밖의 변화를 마주하며

새로운 인생의 방향을 얻기도 한다.

야구 게임에서 유명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인생이라는 시간은 누구도 쉽게 예측하거나

단정할 수 없는 내가 만들어가기 나름인

유동적인 형태인 것이다.


세상과 사람들이 말하는 보편적인 평균에서 벗어난

시간과 속도라고 해서

마음속에 품은 꿈을 저버린 채

그렇게 죽음 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일까?

작가는 50대에 맞이한 남편의 죽음 이후

전부터 품어 온 '글쓰기'의 꿈을 직접 실천해 나간다.

세상에 다시없는 작가가 되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아니라

그저 '쓰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가져온 결과가

최고령 문예상 수상자로, 또 자신의 이름을 건 책을 쓰며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작가'로 닿게 된 것이다.


스스로를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속도로 달려가는

느려터진 완행열차 같다고 비유한 작가는

자신만의 속도, 자신만의 방향으로 달리는

인생에서 마주한 기쁨과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따른 작가는

그런 마음을 투여해서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을 만들었고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 같은 나이 든 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흐르는 인생의 방향을 따라

그 자체를 즐기며 만끽하는 유유자적한 모습은

'행복은 정해진 모양이 아니다'라는

깨달음 또한 가질 수 있게 한다.

고정된 생각으로 인생이라는 시계를 판단했던 이들에게

'오늘'이 가지는 가치,

그리고 나이 듦을 인정하며 내 몸과 타협하고

또 그 속에서 나만의 멋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한다.


어려웠던 가정 형편 때문에,

동생들을 돌보느라 포기했던 학업의 길을

60대가 돼서야 다시 밟게 된 엄마를 바라보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엄마에게 "늦은 때는 없어. 일단 해봐"라고 권했지만

막상 나 자신에게는 그런 용기와 응원을

제대로 건네지 못했던 것도 현실이고 말이다.


책을 읽다 보니 평균수명을 바탕으로

이제 겨우 반에 도달했을까 싶은 나도

너무 몸을 사리며 보수적인 삶의 태도를

취했던 게 아닌가라는 반성을 하게 됐다.

나도 마음속에 품어 온 그 어떤 모양의 꿈이라도

나만의 속도로 펼쳐본다면

인생의 밤이 다가왔을 때 후회하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은 하늘에 띄울 수 있지 않을까?


호쾌한 인생 선배의 조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갈

나의 방향을 그려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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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영어회화 이디엄 101 - 아는 단어로 바로 말한다!
레이첼 지음, 가빈 그림 / 길벗이지톡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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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레몬테라스를 통해 길벗이지톡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모국어인 한글을 제외하고

가장 오랜 시간 학습한 언어라 하면 '영어'라 할 수 있다.

때에 따라 제2외국어를 배우기도 하지만,

여전히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공용어로 사용하는 언어인지라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어느 정도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싶어 하는 것이 영어실력인데,

막상 학생 시절에는 학교에서의 교과과정이나

시험, 자격 증명을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대학교에 들어가고 첫 학기 교양수업으로 접했던

영어회화 수업은 멘붕의 연속으로 기억이 난다.


수시로 'Don't speak korean'이라는 경고를 들으며

수업 시간 더듬더듬 문장을 만들어 말을 했었는데

당시 가장 어렵다 느꼈던 부분은

단어의 뜻이나 해석 시 문법이 아니라,

다 아는데 '입이 터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How are you today?'라는 질문 앞에

'I'm fine. and you?'로 획일화된 답을 하고

문법을 신경 쓰다 보면 말문이 막혔었다.

이런 회화에 대한 어려움은 여행을 갔을 때도

반복해서 느끼곤 했지만,

막상 영어회화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학원이나 스터디 모임을 통하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찰나에

바로바로 아는 단어로 말할 수 있는

영어회화 밀키트 같은 책을 만났다.

〈네이티브 영어회화 이디엄 101〉이다.


마치 컴퓨터를 사용할 때 단축키를 누르는 것처럼

영어회화가 막힐 때 '단축키'처럼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모았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초보 수준의 단어 조합으로

'외워야지'라는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뉘앙스를 익히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20년 넘게 현장에서 강의를 진행해온

회화 멘토가 전하는 '기본값' 같은 표현들은

'진짜 말하기'로 제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모국어인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때

'이 말이 문법에 맞나?'라는 생각을 하거나

단어를 조립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어려운 단어는 풀어서 표현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는 표현을 통째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저자가 말하는 네이티브의 대화 포인트는 바로 이것!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어 쓰는 것이 아니라

'완성된 덩어리'를 통째로 꺼내 쓴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통째로 저장되어 있는 단축키 같은

즉시 호출 표현들을 언어학에서 'Formulaic Expressions'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 실전 덩어리를 '이디엄(Idiom)'이라 통칭하며

우리가 일상생활, 일이나 공부, 감정 표현, 현지 상황,

문제 해결, 디테일을 살리는 완성 표현 등

6가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1가지 표현을 소개한다.


단순히 표현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6억 네이티브 언어 빅데이터 코퍼스에서 추린

영어회화 단축키를 훈련하고 있는데,

입력 > 이해 > 장착 > 실전의 흐름으로

하루에 한 장씩 가볍게 마스터하면서 교재 내에 있는

회화 표현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한다.


각 주제나 뜻 별로 나누어진 101개의 표현은

먼저 원어민의 음성과 저자 직강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제시된 이디엄이 어떤 감정과 상황에서 쓰이는지 이해하고

비슷한 표현과의 차이를 통해 '이 상황에는 이 표현'이라는

확실한 기준을 세운 다음 가장 빈도 높은 예문을 따라 하며

입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반복한다.

그리고 실제 대화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익히고

마지막으로 리뷰를 통해 실전으로 들어가

반응 점검까지 하다 보면

어렵게만 생각했던 상황 속에서의 표현을

내 것으로 만들어 바로 반응할 수 있게 된다.


책은 크게

일상 행동 표현

감정 공감 표현

실행 표현

현지 상황 표현

문제 해결 표현

완성 표현의

6가지 파트로 나뉜다.


순서대로 하루에 한 장씩 학습해도 좋고,

원하는 표현이나 뜻을 찾아서

자유롭게 펼쳐서 익혀도 좋겠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설명과 예시가 있고

원어민 발음과 책에만 그친 것이 아닌 저자의 강의,

실제로 활용에 대해서 연습할 수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꼭 회화 학원이나 전화영어, 스터디같이

여럿이 함께하는 학습 스케줄에 맞추기 어렵거나

쑥스러워서 혼자서 회화 연습을 하고 싶었던 이들에게

더욱 요긴하게 다가올만한 책이었다.


책에 실려있는 QR코드를 통해서는

길벗이지톡에서 제공하는 학습관으로 연결되어

일부 발췌가 아닌 책 내에 있는 이디엄 101가지를

모두 학습할 수 있었는데

저자 직강뿐 아니라, 네이티브 음성을 듣고

따라 하거나 반복 청취를 통해

출퇴근 시간에 혹은 점심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도 회화 공부를 할 수 있어 활용도가 좋다.


복잡하고 어려운 그럴싸해 보이는 완벽한 표현이 아니라

네이티브의 대화처럼 아는 단어로 쉽고 빠르게 꺼내서

바로 말하는 영어 단축키!

회화 자체를 '공부'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느낌으로 다가가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어회화책이었다.

복잡한 조립과 계산은 그만!

101개 영어 단축키로 이제 더 빠르고 쉽게 말해보세요.

영어회화도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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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단지의 두 사람 단지의 두 사람
후지노 치야 지음, 양지윤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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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람이나 물건, 장소 등

오랫동안 이어져 '익숙함'이라는 감정이 들게 되면

그 자체로 굉장히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부러 공을 들여 나를 설명하거나

이해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

"장은 묵은 장맛이 좋다."라는 말처럼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은 사람들에게

사소하지만 큰 힘을 준다.


어렸을 때 친구가 평생 친구라는 말들을 많이들 했다.

아직 자아가 형성되기 전부터

오래도록 알고 지낸 친구들을 만날 때면

서로의 사소한 포인트를 워낙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뿐 아니라

화가 났을 때 슬플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까지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레 형성되고

실제로 자주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형성된 신뢰의 관계는 오래도록 이어지니 말이다.


오래된 단지에 살게 된 두 사람

일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일주일에 3번, 많게는 6번을

별다른 약속 없이도 만나며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친구가 있다.

동명의 드라마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후지노 치야의 〈단지의 두 사람〉을 보며,

익숙함이라는 편안함이 주는 일상의 즐거움을

가득히 느낄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소꿉친구로 자라 온 두 사람.

오 십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싱글이고

잠시 떨어져 살았지만 이내

다시 부모님이 계신 단지로 돌아와

어렸을 때처럼 한 단지에서 살면서

매일매일 서로를 마주하며 보낸다.


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노에와

프리랜서 삽화가로 일하는 나쓰코는

야채 나누기, 중고로 물건 판매하기,

행사하는 카페에서 팬케이크 먹기,

동네 텃밭에서 함께 수확하기,

새해 함께 맞이하기, 대만 영화제의 날 보내기 등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작지만 즐거운 기쁨을 함께 누린다.


때로는 잘 알고 있어서 말하지 않아도 지키는

무언의 규칙으로 서로를 배려하다가도

한 번씩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 다투고

며칠을 만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이내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집에 방문을 하며 화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이렇게 서로를 잘 아는 친구가 있고

하루를 보낼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꼭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혼자 지낸다고 하더라도

외롭거나 적적하지 않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 물건을 원하는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중고로

물건을 판매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에서

'당근'거래를 하는 것과 비슷해 공감이 가기도 했다.


나 역시 보편적으로 말하는 결혼 적령기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친구는 아니지만 쌍둥이 동생과 보내는 시간들이

노에와 나쓰코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서

더욱 그들의 모습이 즐겁게 다가왔다.


남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평범하고

무료해 보일 것 같지만 그 사소한 포인트들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것이기에

그 기쁨을 아는 나에게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이상적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어렸을 때는 동네 주민들끼리의 왕래도 잦고

대문이 오픈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각자 문을 닫고 들어가,

타인과의 연결이 점차 줄어들고

인사마저도 잘 하지 않는 각박한 사회가 되었는데

〈단지의 두 사람〉을 읽고 있자니

점점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

필요한 이웃과의 관계가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잔잔하면서도 무난한 하루,

별 탈이 없었기에 행복하다 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 쉬어가며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그런 소설이 아닐까 싶다.


느긋하고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관계,

익숙함 속에서 가득히 느끼는 안정감이라는 느낌을

모두들 받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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