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세이버 달달북다 10
이유리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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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중대사라고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감정적이고 뜨거우며 여운이 오래가는 것은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을 통해 한 뼘 성장하기도 하며

누군가는 주저앉기도 한다.

사랑의 마침표로 결혼과 이혼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두려워 다시는 시작하지 않는 등

우리의 인생사 모든 것은 결국 사랑으로 연결이 된다.


사랑, 이 지긋지긋한 사랑.

이 사랑은 어떻게 해야 감정 낭비가 아닌 게 될까?

사랑과 연애는 떼어놓을 수 없는데,

(사랑의 종류는 어마어마하니

여기서는 사랑보다는 연애를 다루려고 한다.)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와 반대인 사람 중

어떤 사람이 과연 나의 운명일까?


일상 속 가장 비현실적인 사건,

사랑을 다룬 수상하고 명랑한 실험을 담은 소설이 있다.

전작 〈비눗방울 퐁〉을 통해서는

이별을 통해 비로소 시작하는 사랑을 다루며

명랑한 이별을 보여줬던 이유리 작가가

피 한 방울로 매칭되는 완벽한 연애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다룬 이야기를 펼친다.

바로 〈하트 세이버〉이다.


이번에 만나본 달달북다 시리즈에서는

사랑에 대하여 항상 가졌던 의문을 해소하는

실험 같은 작품으로,

소설 뒤에는 소설을 쓸 때의 모습에 대하여,

또 사랑과 연애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작업일지도 실려있어서

보다 넓은 관점에서 작가의 시선을 통해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 다른 면이 너무나 많았던

민재와의 연애 끝에

냉정하게 말하면 '손해 보는 장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주인공.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하트 세이버'

피 한 방울로 나라는 사람을 분석을 해서,

성향과 취향이 99% 일치하는 연인과의 연애를

주선한다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매칭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사실조차

잊을뻔할 만큼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담당 매니저로부터 매칭이 이루어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낯익은 인상,

너무나도 잘 맞는 취향에

재민과 혜인은 순식간에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들의 연애는 너무나 순탄했다.

너무나 잘 맞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했으며

이따금씩 벌어지는 다툼들도

'이 사람이 이럴 사람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어느새 이해가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짧은 시간 순식간에 빠져든 이들 앞에

우연히 보게 된 뉴스에서는

하트 세이버에 관련된 소식이 흘러나온다.


과연 이들은 그 서비스가 말하는

서로에게 완벽하게 맞는 상대였을까?

아니면 결국 사랑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맞춰가느냐에 따른 것일까?

완벽하게 맞는 두 사람이 완벽한 연애를 한다는

그 서비스의 전제는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지

그렇게 무탈하고 무난한 순조로운 연애가

정말 아름답고 편안한 연애로 결말을 이을 수 있을지,

작가는 혜인과 재민, 민재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 앞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평탄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며

오도카니 주저만 하는 이들이 있다면

혜인과 하트세이버의 이야기가

그런 마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궁금해진다.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와 비슷하게 생긴

이성의 외모에 더 호감을 느낀다는 얘기가 있다.

부부끼리는 닮는다는 얘기도 있고,

반면에 누군가는 '반대가 오히려 더 끌린다'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말이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연애 앞에서

진짜 로맨스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굉장히 실험적이면서도 유쾌한 작품이었다.


"이 글은 달달서포터즈 활동을 위해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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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식당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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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이 생기면 핸드폰을 꺼내서

검색창에 입력하고는 순식간에 빠르고 간단하게

답을 찾아내는 지금과 달리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

우리는 궁금한 것이 있거나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나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어른들에게 물어보거나

책을 통해서 해답을 찾아보곤 했다.

백과사전의 百이 '일백 백'으로

그만큼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오래된 책 속에는 지식뿐 아니라 많은 시간이 있다.

이런 때묻은 지식들이 가지는 의미를 아는 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가치를 가진 책들을 보관하거나

부러 오랜 책들을 찾아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도 청계천 헌책방 골목,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등

오래된 책들을 취급하는 서점들이

몰려있는 골목이 있는데

어쩐지 헌책을 취급하는 이곳들은

'서점'이라는 이름보다는 '책방'이라는 표현으로

부르고 싶어진다.

네모난 판형의 각진 책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차갑거나 모질지 않은 따스한 온도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도 도쿄 진보초에는 우리의 헌책방 골목처럼

다양한 헌책을 취급하는 서점들이 몰려있다.

각기 서점마다 취급하는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서점 사이사이에 있는 기사텐까지

헌책방 거리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은데, 이런 헌책방에 대한 로망과

책방을 찾는 이들이 '어떤 책을 무슨 이유로 찾을까?'

하는 호기심까지 해결할 수 있는 따뜻한 소설을 만났다.


일본의 극작가이자 소설가로,

음식에 대한 탁월한 묘사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시원시원한 속도감이 돋보이는 필체를 선보이는

하라다 히카의 《헌책 식당》이다.


도쿄 진보초에 있는 헌책방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헌책방을 운영하던 작은할아버지의 사망 이후,

할아버지의 동생인 '산고 할머니'가

도쿄로 와서 책방을 이어 받으며 운영하는 것을

조카 손녀인 미키키가 도우면서 벌어지는

책방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나 오래된 책을 좋아하는

대학원생 미키키는 책방을 통해

지로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고,

여러 손님들을 맞이하는 산고할머니의 모습을 통해서

책방을 운영해 나가는 '진심'을 배우게 된다.


그저 '당분간'이라고 했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두 사람이

끌어가는 책방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던

지로 할아버지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간이기도 했고,

책이 가진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서 깨닫는 계기가 됐다.


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을 따라

함께 소개되는 책의 이야기는

덩달아 새로운 책을 한 편씩 읽는 것 같았고

미키키나 산고 할머니가 서로를 위해 준비하는

혹은 혼자서 맞이하는 식사시간의 음식 이야기는

책 이야기만큼이나 맛깔스러웠다.


책방과 책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두 사람이,

'당분간' 유예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던 이곳에서

진정한 책방 주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따뜻했고,

도쿄에 간다면 진보초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이들의 책방을 찾아가 책을 찾아달라고 물어보고

맛있는 간식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만이 가진 힘, 책이 주는 위로와 가치.

그것을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헌책방의 진가를 하라다 히카의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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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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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고민과 문제를 해결해주는 카페 도도의 마지막 이야기!
이번에도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도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맛있는 음식과 마스터까지!
따스한 봄에 어울리는 소설일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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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기술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함희영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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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인생이나 삶에 대한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된다.

의미 있는 삶이나 성공하는 인생에 있어서

요즘은 그것을 어떤 '수치화된' 성공으로만

생각하고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생을 돈이나 경제적인 지표로만

성공했다고 판단하기에는

많은 부를 축적하고도 행복하지 않거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이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성공한 투자자이자 경제적 자유를 넘어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

비탈리 카스넬슨은 태어난 러시아를 거쳐

미국에서 이어간 삶, 부모님과 형제들 간의 유대,

자녀들을 낳고 키우며 느낀 사랑,

집중하게 된 스토아 철학을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구축하고

스스로의 길을 설계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이다.


투자자인 작가가 말하는 '삶의 의미'와

'인생설계 기술'이라 하면

여느 자기 계발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법칙이나 경제적인 부분이지 않을까?

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숫자와 돈을 다루는 이들이 말하는 성공은

경제적인 것과 떼어놓을 수 없기에

겉으로는 '인생의 의미'라고 하지만

결국은 돈과 부를 성공이라 연결 짓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하지만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 사실은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에세이가 아닐까?'

싶게 지극히 개인적인 방향에서 출발하여서

점점 다각도로 나누어지는 작가의 이야기는

여느 자기 계발서나 인생설계에 대한 책들과 다르게

가까우면서도 쉬웠고,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색다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서 굉장히 신선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의 이주,

그곳에서 살아간 작가의 인생 자체가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배경인데

투자자로 활동하면서도 철학에 관심을 갖고

클래식 음악을 즐겨들으며 화가인 아버지 아래서

글쓰기를 하는 작가의 모습은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에서도

소홀하지 않으며 다양한 의미를 흡수할 수 있는

그 자체로 보였다.


폐쇄적이고 제한이 많은 나라에서 유대인 출신으로

차별 아닌 차별을 느끼며 자라던 작가는

언어와 문화도 낯선 미국에서의 삶을 이어간다.

투자자로서의 성공과 경제적 자유도 맞이했지만

그는 제일 중요한 투자로 '자기 인생에 대한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만끽할 수 없는 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깨닫는 것,

창조적 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비롯해

그가 빠지게 된 스토아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는데,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삶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철학에 대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 중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킨다.'는 것이었다.

나는 워낙 평소에 걱정이 많고,

한번 걱정을 하게 되면 발생하지 않았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극단의 부정적인 생각까지 다다르곤 한다.

오히려 그런 걱정은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며

나를 스트레스로 이끌고 그것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넘어서 신체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바꾸어 생각의 전환만 하면

이 고통을 받을 필요가 없는데

스스로를 너무 부정적인 부분으로

이끌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기 전부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하여 걱정을 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기보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잊고 설사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단계에서 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

라며 스스로에게 숙제처럼 외치던 말의 의미를

스토아철학의 개념에서 다시금 되새긴다.


제한된 시간 앞에서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되는 삶처럼

선택지를 최소화하고 한계를 두며

정말 중요한 삶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가장 의미 있는 기술!

인생 설계의 가장 기초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읽기 전에는 인생철학이라는 카테고리에

'어렵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출발했는데,

그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가볍고 편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다.

인생에 대한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싶다면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어떻게 해야 할지 힘들다면

이 책을 펼쳐보고 삶의 의미와 의미 있는 삶의 기술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 마음에 남은 구절 🔖




"이 글은 필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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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샐리 페이지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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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원구, 경기도 광명시 등에서는

특정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인물을

'사람책(휴먼북)'으로 지정해

도서관의 책을 열람하듯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신개념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가 원하는 분야의 휴먼북을 선택하면

마주 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휴먼북이 지닌 지혜와 이야기를 열람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사람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나의 삶에 대한 발견과 나아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새로운 원동력과 힘을 얻기도 한다.


사람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 가는 사람들처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찾게 된 여자가 여기 있다.


유능한 청소 도우미이자,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이야기 수집가,

재니스의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이다.


1년 동안 실제 삶에서 수집한 실화에 기반하여

3개월 만에 써 내려갔다는 이 작품은

작가의 첫 번째 소설로

영국에서 5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한 해 동안 영국 독자가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샀으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꼽혔다고 한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듣게 될 수도 있고,

대중교통이나 여럿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전혀 모르는 이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집중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재니스도 마찬가지다.

케임브리지의 독보적인 청소 도우미라는

평을 받는 그녀는 청소 도우미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녀는 고객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게 하는데

'한 명당 한 편씩'이라는 자신만의 규칙 아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마음속

도서관에 꽉꽉 채우며 한 번씩 그 이야기를 꺼내어 본다.

서가를 오가며 책을 열심히 뒤적거리지만

정작 자신의 책은 쓰지 못하는 모습처럼

재니스는 꽁꽁 숨겨둔 자신의 마음과

어린 시절의 잊고 싶은 기억을 가족을 포함해

누구에도 털어놓지 못하고 그저 타인의 이야기만을

수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만나게 된 B 부인을 통해

실화를 바탕을 한 '베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고,

남편을 죽이고도 처벌을 받지 않았던

베키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으며

숨겨두고 싶었던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에도 마주 서게 된다.


제대로 표현하지 않고 혼자서 생각해서

오해했던 상황과 마음,

타인에게는 한없이 베풀고 맞춰주면서

열두 살 어린 자신에게는 너그럽지 못했던 재니스는

B 부인과의 만남과 베키 이야기를 통해

타인에게서 수집해 모으던 삶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삶으로 비로소 눈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셰헤라자드처럼

이야기가 곧 삶이었던 재니스는

늘 듣기만 하던 삶이라는 이야기를

B 부인 앞에서 비로소 '나의 이야기'를 펼치며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주하게 된다.


항상 따스하게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재니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새 출발을

소설을 읽으며 나도 큰 소리로 응원하게 됐다.

표현하지 않아서 혼자만의 생각으로 위축되었던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재니스가

조금 더 빨리 '이야기'를 꺼내어

새로운 삶, 시작을 맞이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우리는 매일 새로운 일상을 보내며

삶이라는 책,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어떤 때는 기쁜 이야기로 어떤 때는 슬픈 이야기로,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떤 책을 꺼내어 어떤 내용을 취할지는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은 어떤 책인지,

내가 쓰고 싶은 어떤 책인지

나에게로 향하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큰 목소리로 낼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겠다.


유쾌하면서도 따스한,

위로와 힘이 되는 힐링 소설이었다.


"이 글은 다산북스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마음에 남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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