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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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이라는 이름이 낯선 때가 있었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취급하는 작은 규모의

시골 점방 같은 느낌에서

뭔가 아기자기하고 예쁘지만 쓸모는 잘 모르겠는

물건들을 취급하는 '잡화점'이라는 이름의 소품 숍까지

잡화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나 싶다.


잡화 (雜貨)

일상생활에서 쓰는 잡다한 물품.

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지만

부르면 이름이 되고 의미가 되듯

그 어떤 물건도 '잡화'라는 이름 아래

통칭될 수 있는 것이

마치 문헌정보학을 배울 당시

도서 분류체계에서 '총류'에 속하는 000번대의

분류기호를 보는 듯한 기분이

내가 잡화를 접하고 든 첫 느낌이었다.


과거에는 '물건이 필요해 사러 갈 때'에

들르는 것이 상점이었다면

요즘은 상점의 의미라는 것이

꼭 구매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들러서 구경하고 둘러보는'

갤러리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핫하다고 하는 경리단길을 비롯해

뒤를 이어 전국 각지에 생겨버린

'*리단길'이라는 이라는 곳에는

이런저런 모든 잡화를 취급하는 잡화점이

셀 수 없을 만큼 생긴 것을 보니

잡화라는 세계가 얼마나 광대한지

새삼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잡화감각》은

모호하고 애매했던 잡화라는 것에 대한

총망라한 질문과 몽상을 더한

잡화의 세계를 담은 책이다.

실제 잡화점 'FALL'을 개점하고 운영하고 있는

작가는 잡화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출간했는데,

이 《잡화감각》은 그가 담아낸 잡화의 세계의

첫 책이자, 잡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본서로 다가올 수 있었다.


상점이라는 것은 방문객에 따라

문을 열기도 닫기도 하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오래된 도시의 어느 곳을 방문하다 보면

혹은 동네에서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싶을만한

그런 잡화점이 한 군데 씩은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잡화점의 시작과

과정들, 또 잡화점을 운영하며 느낀 생각을 담으며

잡화를 스치는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잡화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고,

잡화감이나 잡화감각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독자들도 잡화라는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물건의 실용성이나 내용이 아닌

표층 이미지에 의존하는 감각인 잡화감각,

나에게 내재된 잡화감각은 어느 정도인지

내가 어떤 물건을 보고 그것을 구매하기까지

구매의사에 잡화감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나의 소비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1장은 작가가 본격적으로 잡화점을 시작하고

운영하며 느꼈던 잡화나 잡화감에 대한 소회가

2장에서는 잡화점을 운영하며 만났던 사람들이나

생각에 대한 내용들이 담긴다.

3장에서는 과거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작가의 잡화들에 대한 내용으로

각 장을 따라 읽으며 조금은 오히려 잡화라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울 때도 있고, 무슨 말이지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생각의 유영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에 대한 생각을 이토록 깊이 한 적이 있을까?

'잡화'라는 카테고리에 대해서 어떤 냄새나

추억의 조각으로 가지고 있던 내게

물건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으로써 다가온

'잡화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지극히 자본주의의 시대,

우리는 거의 매일 물건을 사며 인생을 채운다.

꼭 '기능적 필요'에 의함이 아닌 이미지나

어떤 의미에 따른 소유라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커지고 있기도 하다.

소비에 대한 분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또 '나는 쓸데없이 예쁜 쓰레기'를 산다고

자학을 하고 있던 이들에게도

다 각기 '의미 있는 필요성'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상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세계,

꼭 필요하거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지는 않지만 궁금해지는 세계.

잡화의 세계란 무릇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디 어디에 속하지 않은 모든 것을 칭할 수 있는

총류 같은 개념의 '잡화'를 새로이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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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하라다 마하 지음, 송현정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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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장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주는 힘!

여행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바로

'떠났다가 돌아와서 다시금 느끼는 일상의 소중함'

인 것 같다.


늘 시간을 보내던 익숙한 풍경이 아닌

다른 풍경 속에서 색다른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느껴지는

안락함이나 여행의 기억이 주는 아련함은

다시 떠날 이유가 되어주기도 하고,

익숙해서 소중한지 몰랐던 일상에 대한

감사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늘 떠나는 것이 아니기에, 여행에 대한 이런 로망은

모두에게 마음속에 있는 풍선처럼 동동 떠오르는데,

그런 마음을 반영하듯 여행 프로그램이나

일상에서 벗어난 비일 상의 휴가, 방학에 대한

사람들의 간절함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일주일의 고단함을 지우듯 금요일 저녁시간대에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

주로 배치되는 건 어쩌면 이런 마음을 알고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일 수도 있겠다.


여행을 업으로 하거나, 수시로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우리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런 아쉬움을 채우기도 하고

언젠가 떠날 여행의 후보지를 정하기도 하며

새로운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보는 방송이라고만 여겼던

매일 방송하는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보면

다양한 지역의 모습들이 나오곤 한다.

그곳에 사는 분들의 이야기,

지역 특산물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리포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장소에 대한 궁금증이나 애정이

저절로 샘솟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매 방송마다 각기 다른 지역을 오가며

그곳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리포터들은

'이렇게 여기저기 둘러보며 여행하며 일을 하니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소설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요청에 따라 대신 여행을 하고

여행의 감동을 전하는 역할을 하는

여행대리인 '오카에리'가 전하는 감동이 담겨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영상화 제작이 완료되어

방영을 기다리고 있기도 한 이 작품은

'소소 여행'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전직 아이돌이자, 한물 간 30대 초반의 연예인인

오카 에리카가 방송 촬영 중 한순간의 실수로

방송이 폐지되고 갈 곳을 잃은 그때,

방송을 지켜보았던 애청자의 요청으로

난치병을 앓고 있는 딸을 대신해

그녀가 꼭 가보고 싶었던 풍경을 대신 여행하고

그 여행의 감동을 전해주기를 요청받으며

본격적인 '여행대리인'으로의 활동을 시작한

오카에리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직접 떠나지 않는 여행이

대신 전해보고 들은 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여행대리인으로서 의뢰인을 대신해

여행지를 공부하고 중요 포인트를 잡으며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오카에리의 노력을 보고 있으니

'꼭 직접 겪는 여행만이 여행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독서를 통해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대리 여행을 의뢰하는 의뢰인들은

오카에리를 통해서 자신이 마치 그 여행을

직접 하는 듯 느낄 수 있었고

진심을 담아 전하고자 하는 오카에리의 노력은

'여행과는 또 다른 감동'으로 의뢰인들을

만족시키고 있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의뢰인들의 여행을 하며

오카에리는 스스로에게도 많은 생각을 할 시간과

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얻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여행은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따스한 감동과 기적과 같은 힘을 주는

오카에리와 여행의 기록들은

'다시 떠날 수 있는 원동력이자,

돌아왔다는 안도감'으로 모두에게

여행에 대한 환상을 더욱 진하게 심어줄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잘 하는 게 없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라는

방황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방을 메고 일단 여행을 떠나보라고 하고 싶다.

낯선 공간에서 자신과 마주하며

몰랐던 속마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시간, 여행만이 주는 힘을

가득히 느껴보기를 바란다.


여행이 끝나고 '다녀왔습니다' 하고 이야기하며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여행 가기 전보다 한껏 단단해질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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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창비청소년문학 129
전수경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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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것도 아닌데

같은 지구, 같은 나라, 한 집안에 살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다.

한창 예민한 시기, 또 이런저런 감정들이 샘솟는

청소년 시기에는 특별히 어떤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세상이 밉고, 어른이 밉고, 부모님이 야속하기도 했다.


지나놓고 생각해 보면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었는지' 싶고

그때의 내 감정은 나는 충분히 이유가 있었는데

그때의 나만 한 나이로 그 시간을 보내는

조카의 모습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걸 보면

그때에만 이해가 가는 감정의 선이라는 게 있는가 보다.


아이들은 친구나 남들에게는 잘도 하는

이야기와 속마음을 가족들에게는 잘 털어놓지 않는다.

맞지 않는 주파수에 지지직거리는 채널처럼

부모와 자식 간에는 피를 나누고 사랑을 하지만

사랑을 넘어 '이해'라는 것이 추가로 필요한 것도 같다.


한참 예민한 고등학생인 희진,

여느 때처럼 잠을 자다가 평소와 다르게

수면 패치를 하지 않아서인지 새벽에 잠을 깨버린다.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나간 거실에는

엄마가 켜둔 TV만이 있고 텅 비어있다.


다시 느껴지는 진동에 지진이 발생한 줄 알고

TV 전원을 끄려던 그때, TV 화면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화면에는 분홍색 고리 같은 것이 돌아가며 나타나고

그 속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튀어나온 그 사람의 형태에

놀라 기절했던 희진은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외출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TV만 보던

자신의 엄마임을 알게 되고

믿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TV를 만든 미래전자에 정식으로 취직했다며

TV를 통해 다중 세계로 이동하는

'멀티버스 모니터링'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희진에게 엄마는 그런 존재였다.

자신과 같은 어린 나이에 결혼도 없이 덜컥

아이를 낳고 미혼모로 살아오며

세상과 단절을 하고 집에서 TV만 보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런 엄마가 취직이라니, 그것도 TV를 통해

멀티버스 우주로 다른 세계를 다닌다니

희진은 엄마의 얘기를 듣지만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


엄마의 얘기를 통해 TV로 멀티버스 터미널로

오가는 방법과 필요한 준비물 등을 알게 된 희진은

점점 평소의 모습과 달라지는 엄마의 모습에

걱정이 되어 멀티버스를 이용해 다중 세계로 떠난

엄마의 뒤를 따라 TV로 몸을 던진다.


완전히 다른 세상일 것만 같았던 그곳은

지금 우리가 사는 곳과 별반 다르지 않고

시차가 있을 뿐 평범하기 그지없었는데,

늘 집에서 TV만 보며 냉동식품만 데워주던 엄마는

그곳에서 꽃을 사고 미용실에서 일을 하며

남자친구도 있는 전혀 다른 행복한 모습을 보인다.


행복한 엄마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서운함과 배신감을 느끼던 희진,

몰래 따라온 희진과 조우하게 된 엄마.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말다툼을 벌이던 모녀는

다시금 떠난 멀티버스 세계에서

사고로 인해 엄마가 사라지게 되는데,

과연 희진은 엄마를 무사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희진에게는 애정이나 책임감조차

없는 것 같았던 엄마가 다중 세계의 삶을

고집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TV라는 평범한 매개체를 통해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는 신박한 설정과 함께

서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모녀가

서로의 세계를 오가며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이 소설은 아이들에게도

또 실패나 방황을 하고 흔들리는 어른들에게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단단한 힘이 되어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무언가 단단히 실패한 것 같은 기분,

지금 사는 이곳을 완전히 벗어나고 도망치고 싶은 기분,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자신을 찾지 못한 희진의 엄마가

바라만 보던 TV 속에서 얻게 된

'멀티버스 모니터링 요원'이라는 기회는

어쩌면 마지막이라고 느껴질법한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반면 '아빠 없는 아이'라는 꼬리표로 자라 온 희진에게는

원초적인 부족함이나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있는데,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희진의 엄마와

너무나도 일찍 아이에서 자라버린 희진은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다양한 세계만큼

마음의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영원한 비밀이 없듯, 자신의 비밀을 희진에게 공유하며

자신의 또 다른 세계를 열어준 엄마는

희진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주고 있었음을

희진도 비로소 알게 된다.


원망의 감정인 줄 알았던 희진의 마음도,

사실은 엄마를 의지하고 사랑하며

필요로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엄마의 행복을 바라면서

서로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도록 성장하는

희진의 발걸음도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여기에 늘 희진과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과 얽힌

작은 비밀과 사건까지도!

진짜 중요한 것,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가 아닌

오롯이 자신을 자기 스스로 인정하고 사랑하고

자신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작품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희진이 엄마를 따라서 몰래갔던 멀티버스 여행이 아닌

먼 훗날의 정식 아이디를 발급받아 떠나는 여행은

또 어떤 모습일까? 다양하게 갈라진

멀티버스의 다중 세계에서 희진과 같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또 다른 이들을 만나서 위로할 수 있을까?


TV를 통해 한껏 달라진 엄마의 모습과

그를 지켜보는 희진의 시선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이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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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2 - 메시아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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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화된 지구, 고립된 벙커에서 6년이란 시간을 보낸

아이들이 최 박사의 예언대로 열린 문을 따라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된다.

벙커에서 단순히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스스로를 키우고 성장시킨 아이들은

'아이'라는 틀에 갇혀있지 않고

홀랜프와 상대하는 전사들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힘을 키웠는데,

각자 자신의 능력만의 능력을 키운 아이들은

움스크린에서 태어난 선우희를 포함해

서 집사와 함께 6년 만에 지구와 사람들 속으로 나간다.


홀랜프라는 외계 생명체의 등장과 황폐화된 지구,

그리고 그 속에서 준비되었던 7명의 아이들이

다시 문이 열리기까지 6년간의 시간을 보내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던 《홀랜프 1》

본격적으로 지구에서의 시간과 홀랜프와의

최후의 전투를 담은 《홀랜프 2》는

1권에서 헤어졌던 선우필과 다시 조우하며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게 된다.


황폐화된 지구, 홀랜프와의 대전을 2회 치르며

지구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세계 곳곳에서 연합을 통해

여전히 홀랜프와의 전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포기하고 홀랜프에게 흡수되어

페카터모리가 되어 그들이 제공하는

파라다이스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1권에서 마지막까지 싸우고자 했던

김 중령을 비롯해 박 사령관은 남아있는 이들과

힘을 합쳐 홀랜프와의 전투를 지속하며

자신들의 어빌리스를 키우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최 박사의 예언서에 있었던

6년 후의 '그날' 아이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6년 만에 사람들 속으로 모습을 드러낸 아이들.

어느새 그들은 평범한 아이들이 아닌

최 박사의 예언 속에 등장하는

이 혼란한 세상 속에서 모두를 구원해 줄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있었다.

자신들이 무얼 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꿈속의 모습이 미래인지, 사실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하늘의 지도자들'의 말에 따라

사람들에게 예언서의 '신'과 같은

존재가 되기로 한 아이들.

열광하는 사람들 사이,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함과 동시에 여전히 알 수 없는 행방의

선우필을 만나기를 기대하게 된다.


부족해진 물자를 홀랜프를 비롯해

페카터모리들이 사는 홀랜프 본부인

파라다이스에 몰래 잠입해서 구해오고 있었는데,

홀랜프 여왕이 있는 본부를 확인할 겸

함께 길을 나섰던 파라다이스에서

아이들과 서 집사는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고

편하고 좋은 파라다이스의 사람들에게서

알 수 없는 수상함을 느낀다.

부의 기준이 없는 파라다이스에서는

페카터모리의 계급이 즉 권력이었고,

높은 권력의 페카터모리가 되어

최후에는 홀랜프가 되기 위해서

점수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여왕이 있는 홀랜프 본부의 모습을 확인하고

아이들은 꿈속에서 보았던 미래의 모습을

서로 퍼즐처럼 맞춰나간다.

파라다이스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

리브와 선우희가 위기에 빠졌던 그때

6년 만에 얼굴을 드러낸 선우필은

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홀랜프들을 제압하고

또 머리카락 색도 달라지고 손에는 알 수 없는

장갑까지 끼워져 있다.


서로 떨어져 있었지만 꿈을 통해

매일 만나고 있었다는 아이들과 선우필,

홀랜프와의 최후의 전투를 앞두고

아이들의 꿈을 따라

리브와 선우희, 선우필은 여왕을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나아간다.

과연 그들은 예언처럼 위기의 지구를 구하는

메시아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리브와 선우필에게서 태어난 선우희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예언서에 있는 내용에 따라 한순간에

모두를 구할 메시아의 존재가 된

아이들이 겪게 되는 혼란.

그리고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역할을 받아들이고

해내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게 느껴졌다.

또한 선우희를 돌보는 리브와 선우필의 모습에서

진정한 어른은 나이나 어떤 정해진 역할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성장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된 아이들은

이미 그 자체로 어른이 된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길게 이어진 홀랜프와의 전투,

황폐화된 곳에서 안락함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불안함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이나

서로를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희생은

지구라는 공간이 지속될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가장 큰 힘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1권의 초반에서 무기력하게 홀랜프에게 당하던

인간들의 모습에서 벗어나

2권에서는 보다 성장하고 용감하게 부딪치는

전투의 모습이 정말 광활하게 펼쳐졌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그 힘이

결국은 지구를 구해내지 않을까?

꼭 어떤 메시아적 존재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이미 그런 존재이지 않을까 싶었다.


"이 글은 샘터사로부터 물방울서평단 활동을 위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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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2 - 메시아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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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와의 최후의 결투. 생생한 전투의 끝 아이들은 모두를 구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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