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하라다 마하 지음, 송현정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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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장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주는 힘!

여행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바로

'떠났다가 돌아와서 다시금 느끼는 일상의 소중함'

인 것 같다.


늘 시간을 보내던 익숙한 풍경이 아닌

다른 풍경 속에서 색다른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을 때 느껴지는

안락함이나 여행의 기억이 주는 아련함은

다시 떠날 이유가 되어주기도 하고,

익숙해서 소중한지 몰랐던 일상에 대한

감사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늘 떠나는 것이 아니기에, 여행에 대한 이런 로망은

모두에게 마음속에 있는 풍선처럼 동동 떠오르는데,

그런 마음을 반영하듯 여행 프로그램이나

일상에서 벗어난 비일 상의 휴가, 방학에 대한

사람들의 간절함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일주일의 고단함을 지우듯 금요일 저녁시간대에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

주로 배치되는 건 어쩌면 이런 마음을 알고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일 수도 있겠다.


여행을 업으로 하거나, 수시로 떠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면 너무나 좋겠지만

우리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런 아쉬움을 채우기도 하고

언젠가 떠날 여행의 후보지를 정하기도 하며

새로운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보는 방송이라고만 여겼던

매일 방송하는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보면

다양한 지역의 모습들이 나오곤 한다.

그곳에 사는 분들의 이야기,

지역 특산물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리포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장소에 대한 궁금증이나 애정이

저절로 샘솟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매 방송마다 각기 다른 지역을 오가며

그곳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리포터들은

'이렇게 여기저기 둘러보며 여행하며 일을 하니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에 만나보게 된 소설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요청에 따라 대신 여행을 하고

여행의 감동을 전하는 역할을 하는

여행대리인 '오카에리'가 전하는 감동이 담겨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영상화 제작이 완료되어

방영을 기다리고 있기도 한 이 작품은

'소소 여행'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전직 아이돌이자, 한물 간 30대 초반의 연예인인

오카 에리카가 방송 촬영 중 한순간의 실수로

방송이 폐지되고 갈 곳을 잃은 그때,

방송을 지켜보았던 애청자의 요청으로

난치병을 앓고 있는 딸을 대신해

그녀가 꼭 가보고 싶었던 풍경을 대신 여행하고

그 여행의 감동을 전해주기를 요청받으며

본격적인 '여행대리인'으로의 활동을 시작한

오카에리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직접 떠나지 않는 여행이

대신 전해보고 들은 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여행대리인으로서 의뢰인을 대신해

여행지를 공부하고 중요 포인트를 잡으며

의뢰인이 원하는 바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오카에리의 노력을 보고 있으니

'꼭 직접 겪는 여행만이 여행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독서를 통해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대리 여행을 의뢰하는 의뢰인들은

오카에리를 통해서 자신이 마치 그 여행을

직접 하는 듯 느낄 수 있었고

진심을 담아 전하고자 하는 오카에리의 노력은

'여행과는 또 다른 감동'으로 의뢰인들을

만족시키고 있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의뢰인들의 여행을 하며

오카에리는 스스로에게도 많은 생각을 할 시간과

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얻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여행은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따스한 감동과 기적과 같은 힘을 주는

오카에리와 여행의 기록들은

'다시 떠날 수 있는 원동력이자,

돌아왔다는 안도감'으로 모두에게

여행에 대한 환상을 더욱 진하게 심어줄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잘 하는 게 없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라는

방황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방을 메고 일단 여행을 떠나보라고 하고 싶다.

낯선 공간에서 자신과 마주하며

몰랐던 속마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시간, 여행만이 주는 힘을

가득히 느껴보기를 바란다.


여행이 끝나고 '다녀왔습니다' 하고 이야기하며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여행 가기 전보다 한껏 단단해질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빈페이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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