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의 로맨스
이은교 지음 / 다향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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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맘대로 키워드 >

: 현대물, 잔잔물, 재회물, 상처남, 연상연하, 사제관계, 순정남, 다정남, 존댓말남주, 디자이너, 사내연애


< 주인공 소개 >


# 정소은(23~34) : 전직 미술교사 & Top Queen 신입사원

- 쥬얼리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으나 확실하지 않은 전공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부모님 덕분에 꿈을 포기하고 미술교사가 된다. 18살 아이에게선 흔히 느낄 수 없는 고단함과 서글픔이 느껴지자 신경쓰이고, 아이가 미술에 관심있다는 소리에 다시 미술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담호가 학교를 그만두고 자취를 감추자 그의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었고 11년 뒤, 간절하게 다니고 싶었던 직장에 입사하면서 그와 다시 만나게 된다.


# 이담호(18~29) : Top Queen 대리

-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늘 폭행을 당하면서도 도망간 엄마를 기다리며 살아온다. 좋아하던 미술 조차 아버지의 반대로 하지 못하고, 지옥같은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오던 담호는 아무리 거부하고 밀어내도 다가오는 소은이라면 자신의 꿈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결국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고,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쥬얼리 분야에 취직한다. 11년 뒤,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그녀와 다시 마주하면서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리라 다짐한다.


< 줄거리 >


어렸을 때부터 꿈이였던 쥬얼리 디자이너를 포기하고 부모님의 권유로 미술교사가 된다. 첫 부임날 18살 아이에게서 볼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가진 아이를 보게 되고, 담임에게 그 아이가 폭력적인 가정에서 맞고 지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비어있는 담호의 자리가 신경쓰였던 그녀는 담호를 찾으러 나가고, 내려오라는 말에도 내려오지 않는 아이를 보며 생각보다 더 쉽지 않은 아이면 어쩌나 하고 걱정한다. 소은은 그를 통해 그의 아버지가 담호를 때리는 모습을 떠올리며 담호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그의 덤덤한 말에 마음이 아려온다. 그가 자신의 꿈 마저 잃은 채 사는 것을 보고싶지 않았던 소은은 담호의 꿈을 찾아주기로 하고, 담호가 미술에 관심있었다는 걸 듣게 되면서 그가 다시 미술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은으로 인해 꿈을 꾸었지만 학교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꿈과 학교를 포기해야만 했던 그는 자취를 감추고 11년 뒤, 쥬얼리 디자이너를 꿈꾸며 입사한 회사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 감상평 >


많은 이은교 작가님의 작품중 이 작품은 유독 좀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담호가 덤덤하게 그 지옥같은 곳에서 어떻게 내가 꿈을 꾸겠냐고, 어차피 잠깐 관심주다 신경끌거 신경쓰지말아라. 나 좀 내버려둬라! 라며 울음섞인 말투로 말을 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울컥하게 만들던지. 더 가슴 아팠던 건 좋아하던 미술을 포기하고 더이상 꿈을 꾸는 걸 두려워하는 것과 언제나 비난섞인 말투와 시도때도없이 날라오는 폭력으로 상처가 가시는 날이 없음에도 도망간 엄마가 자신을 데리러 올거라며 믿고 기다리는 담호의 모습이었다. 다른 애들은 오히려 학교보다 집을 더 좋아하는데 그에 비해 담호는 집보다 학교를 더 좋아해 졸업하고 나면 더이상 갈곳이 없어질까봐 학교도 잘 안오려하고, 수업도 자주 빼먹으려고 하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


소은이는 담호의 모습에서 아마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던 것 같다. 그래서 담호만은 꼭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옆에서 서포트 해주고 싶어했던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담호가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자신도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했던 것 같기도 하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척 하다 말처럼 쉽게 잘 되지 않자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았기에 더는 선생이란 존재에게 실망하고,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소은이에게 기대감 조차 갖지 않으려고 했던 건 아닐까. 하지만 다른 선생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궂은 말에도 몇번이고 다가와 꿈을 다시 꿀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소은이의 정성에 이 사람이라면 자신이 지켜온 꿈을 꿀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어, 다시 그림을 그리는 담호의 그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담호가 그리는 그림을 보며, 자신도 포기했던 쥬얼리 디자이너라는 꿈을 다시 꾸는 소은이의 모습이 비춰지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고, 꿈이 되는 그 장면은 참 뜻깊게 다가왔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내가 꿈꾸자 하는 일을 아무런 말 없이 응원해주고, 지켜봐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사람들이 다 안돼! 라고 외칠 때, 단 한사람이라도 날 믿고 응원해준다면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듯해 무척 뿌듯할 것 같다. 아직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내가 꿈을 꾼다면 담호의 꿈을 응원해주는 소은이처럼, 내 꿈도 자신의 꿈처럼 열심히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과연 그 날이 언제쯤 될려나.


제자의 꿈을 응원해주고, 자신의 꿈을 이룬 소은이라는 캐릭터도 좋았지만 이상하게 난 담호가 더 좋았다. 11년 이란 오랜 시간동안 한 여자만을 가슴에 품어온 순정남이면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더는 제자로 보이고 싶지 않아 남자로 다가가고자 호칭정리를 하고, 어떻게 해야 남자로 보여질 수 있는지 친구들과 진지하게 상담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다시 만난 담호의 모습에서 소년의 모습은 없었지만 남자다움 그 속에서 얼핏 보이는 소년스러움이 담호의 매력을 더 어필해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연하남이라고 하면 철이 없어서 신경쓰고 돌봐줘야 하는 이미지가 대표적인데 여기에서 보여지는 연하남은 무척 세심하면서도 어른스러운, 그리고 담담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가슴 따뜻한 남자였다. 그래서 담호라는 캐릭터가 더 돋보였던 것 같다.


책 속에 나오는 인물의 과거사를 보며 눈물 흘렸던 적이 별로 없는데, 담호의 아픈 환경이나 담호가 당해온 그 취급들이 너무나도 맘에 걸려 보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꿈을 꾸는 담호에게 넌 꿈을 꿀 가치도 없다며 잔인하게 짓밟고 때리고, 그저 옆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준 것 뿐인데 그걸 매도하고, 자신의 아들이 떨어졌다며 아이에게 협박하고, 그 아이를 떠나 보내야 한다며 잔인하게 몰아내는 학부모. 이기적인 어른들로 인해 아이는 더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낭떠러지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이야기들을 보며, 얼마 전 읽었던 변호사의 품격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장난치는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나 조금 씁쓸하게 다가왔고, 부디 어른들이 나잇값대로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도 살짝 들었다.


이러한 과거들이 있었기에 두 사람의 만남이 좀 더 특별하고, 빛이 났던 것 같다. 제자에서 남자로 보이는게 맘처럼 쉽지만은 않았지만 어떻게든 남자로 다가가고자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제자였던 담호의 매력에 빠져 남자로 바라보는 소은이의 모습까지 달달했다. 특히 담호를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지 않고, 평범한 친구처럼 대해주는 연우와 태조를 보며 담호가 정말 친구 하나는 잘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 본 담호를 자신의 가족처럼 따뜻하게 맞아주며 대해주던 소은이의 가족들과, 소은이의 가족들을 통해서 가족의 따뜻함이 무엇인지를 느끼는 담호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나중에 두 사람이 결혼하겠다고 양가 집을 찾아갔을 때는, 정말 가족이 된 것 같아 보여 절로 뿌듯하고, 기분좋게 다가왔다.


사제관계에서 연인관계가 된 두 사람. 단순히 관계만 바뀌었을 뿐이지. 두 사람이 함께 걸어온 시간이나 그 추억들은 아마 가슴속에 좋게 담겨있지 않을까 한다. 작가님의 후기를 보면서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꼭 이루었으면 한다는 그 말이 무척 와닿았다. 내가 과연 작가님처럼 좋아하는 일을 만나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번 도전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꿈도 이룰 수 있는 날이 언젠간 있겠지?. 꼭 작가님처럼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웃는 그 날을 꿈꾸며 기다리고 싶다. 쓰실 때마다 나날이 필력이 좋아지는 우리 작가님. 작가님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난 그저, 아직 하룻강아지에 불과하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작가님이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는 것처럼, 나도 작가님에게 지지않게 앞으로 꾸준히 전진해나가야 되겠다.


< 이은교 작가님께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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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흐드러진 란꽃송이 세트 - 전2권
이미은 지음 / 뮤즈(Muse)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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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맘대로 키워드 >

​: 시대물, 쌍생아, 저주, 구미호, 백여우, 반신, 왕가의 비밀, 신력, 판타지가 가미된 소설.


< 주인공 소개 >


# 자설란(18) : 자하국의 쌍생아 공주마마

- 자하국 왕실 봉황의 피를 어느 누구보다 짙게 이어받은 자. 쌍생아로 태어났을 당시 몸이 약한 공주를 내치라는 상소가 빗발쳤으나 정명대비가 모든 상소들을 내치면서 공주를 품에 안자 그녀를 내치라는 들려오지 않게 된다. 불길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으나 이제는 모든 궁인들의 사랑을 받는 왕족으로 자라나게 된다. 자신의 부마도위가 될 지환이의 외모를 보며 눈을 떼지 못하고, 감상을 작품한다는 느낌을 가지며, 저 사내를 틀에 찍어 대대손손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지환(20) : 최가의 차남.

- 9살때, 백여우 쥐포 한점을 먹고 저주를 받아 9년 동안 고통받아 온 남자. 밝은 성격이였으나 저주에 걸리면서 점점 차가워지고, 사람 어느 누구도 만나려고 들지 않은 채 방 한칸에 갇혀 생활한다. 그는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를 통해 자신의 저주를 억제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공주의 부마도위로 오르내리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 아버지에게 찾아가 어찌된 영문인지 묻지만 자신의 의견은 전혀 받아들여주지 않는 아버지로 인해 입을 다물고, 공주에게 이 혼사를 물려줄 것을 요청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공주의 부마도위가 된다.


# 정명대비 : 자하국의 오랜 실세, 모든 일의 원흉.

- 자하국의 오랜 실세, 강력한 외가를 등에 업은채 선왕보다 더 강한 권력을 손에 쥐었던 여인이었다. 자신의 외가가 재물을 탐하여 그것이 점차 쌓이자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자신의 가문을 멸망시킬 정도로 무척 청렴하던 여인. 그러나 몸이 약한 세자를 위해 백 여우를 사냥하여 그것을 세자에게 먹임으로써 이 모든 일의 원흉이 된다.


< 줄거리 >


정명대비는 강한 왕권을 만들기 위해 양반가에서 강한 신력을 갖고 태어난 효연왕후에게 찾아가 오랜 시간이 흘러 잠들어버린 봉황의 피를 깨우기 위해서 신력이 필요하다며 그녀에게 제안을 한다. 효연왕후는 정명대비의 손을 잡으며 희망을 가지고 자하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왕의 모후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이를 갖게 되자 부디 뱃속에 있는 아이가 세자이길 바라지만 그녀가 낳은 아이들은 불행하다 여겨지는 쌍생아였다. 정명대비는 기절한 왕후대신 아이들의 상태를 보고 공주를 세자로, 세자를 공주로 세상에 공표한다. 저주가 두려웠던 사냥꾼은 최가에게 제무를 써달라고 하여 그것으로 반신을 사냥하고, 지환은 자신의 집에 있는 백여우 쥐포 한점을 먹고 저주에 걸리게 된다. 몸이 약한 세자를 위해 사냥했던 백여우를 세자에게 먹이고, 공주에게 세자의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


< 감상평 >


이 책 제목과 표지를 보았을 때 강렬하다는 이미지를 받았다. 붉게 흐드러진 란꽃송이란 제목에 걸맞게 표지에도 붉은 색의 꽃 모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게 눈이 콕하고 박혀 사라지지 않았다. 보는 순간 이 작품은 무조건 읽어야 된다하는 생각에 강하게 들어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고 운좋게 당첨되어 이 작품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작품을 읽고 처음에 뭐지? 하는 의아함함이였다면 끝에선 그저 감탄뿐이였다. 그 정도로 작가님이 쓰신 이 글 자체의 흡입력이 장난아니게 좋았다. 그러면서 이 작가님은 시대물을 쓰시더라도 절대 평범하게 쓰시진 않구나, 판타지가 가미된 시대물 소설도 무척 잘 쓰시는구나, 정말 필력이 좋으신 작가님이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한 왕권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정명대비의 의도를 뭐라고 탓할 수는 없으나 신이 되기 위해 신력을 쌓고 있던 반신인 백여우를 사냥하여 세자에게 먹인 것은 그닥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반신을 세자에게 먹임으로써 벌어지는 수 많은 일들이 안좋은 결과를 초래했고, 그 일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설란이 공주로써 보내던 시간보다 세자로써 보내야 하는 시간이 더 많았으며 세자는 알 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 치는 시간을 보내야 했고, 지환은 왕가에 이용당하여 백여우의 저주를 덮어 쓸 수밖에 없었다. 백여우를 사냥하는 방법이 아닌 다른 좋은 방법을, 더 좋은 해결책을 생각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일이 꼬이고 꼬여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설란이의 친부모인 혜조와 효연왕후 역시 이 일의 원흉이나 다름 없었다. 효연왕후는 쌍생아가 태어났을 때부터 설란이가 설호의 모든 것을 가져갔다며 그녀를 대놓고 차별하며 미워하는 한편, 세자인 설호만 자신의 친 자식이라는 듯이 그를 편애하곤 하였다. 눈에 띄게 차별하는 효연왕후의 태도에 언제나 상처받고 외로워 하는건 언제나 설란이의 몫이였다. 항상 공주가 아닌 세자 역할을 하고 있을 때면 자기 자신이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에 늘 사로잡혀서 이러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설란이의 마음은 하나도 몰라준 채 항상 강력한 왕권을 가진 왕의 모후, 그리고 세자 자설호밖에 생각하지 않는 효연왕후의 태도가 더 설란이를 아프게 만들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겉으로 딸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버지, 왕인 척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그녀를 이용하여 왕권을 강하게 만들고자 했던 헤조의 꿍꿍이를 보고 나니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감과 동시에 인간은 참으로 이기적인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자신의 곁에 있으면 그녀가 잡아먹힐까 싶은 걱정에 그녀를 멀리하고자 하는 지환이와 지환이의 정체를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내가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말하는 설란이가 닮아 있었다. 오히려 남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고 걱정하는게 인간인데 이 두 사람은 자신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모습이나 자신이 느끼는 바,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감추지 않고 말하는 부분이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꿋꿋하게 견뎌오는 부분이 많이 닮았었다. 한가지 좋았던 점은 두 사람을 좋아하는 주변 인물들이나 그 인물들이 그려나가는 이야기였다. 서로 밀고 당기는 부분도 없고, 삽질하는 부분도 없이 물 흘러가듯 잔잔하게 흘러가는, 발랄한 그 분위기가 좋게 다가왔다.


그리고 읽을 수록 호기심과 의구심을 더해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밝혀질 듯 밝혀지지 않는, 드러날 듯 하면서도 드러나지 않는 그 사건의 주모자 덕분에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인간인 설란이와 지환이의 매력도 넘쳤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들도 하나같이 다 매력적이였다. 특히 지환이의 몸에서 저주가 빠져나가고 나타난 흑여우가 가장 귀여우면서도 매력적인 존재였다. 스스로 지신이라며 위엄을 보이고자 하지만 위엄있어 보이긴 커녕 불만이 있을 때마다 짧은 다리로 발길질을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자 캉캉! 울어대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눈물을 흘리며 귀를 접어대는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우면서 귀엽게 다가와 여우의 매력에 홀딱 빠지게 되었다. 여우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 있는 존재인지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된 것 같다. 이 작품을 처음 읽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만족스럽게 읽혀져서 작가님의 전작품도 한 번 읽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청어람 출판사에 당첨되어 작성한 서평입니다 >


청어람 뮤즈 붉게흐드러진란꽃송이 이미은 시대물 판타지물 구미호 저주 백여우 왕가의 비밀 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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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원하세요, 공작님
루미아리아 지음 / 스칼렛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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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키워드 >


# 로판물, 시대물, 달달물, 잔잔물, 베이비 메신저, 카리스마남, 원리원칙주의자, 딸바보, 츤데레, 시녀와 공작의 러브스토리


< 주인공소개 >


# 로미 보 : 보육원 담당 보육교사이자 하급 시녀

-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언제나 성실하게 하려고 하지만 그녀의 행동을 그닥 좋아하지 않거나 반기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안좋은 취급을 당하며 어느 누구도 그녀와 같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아한다.

- 황제가 1년간 임시 운영하기로 한 보육원으로 일자리를 배정받아 1년간 그곳에서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 안테 디안(30) : 공작

- 약소국이었던 나라에서 나라의 평화를 위해 황제에게 보냈던 공주를 황제는 공작에게 보내버리고, 그 공주와 공작은 결혼하여 슬하에 딸 하나를 낳게 된다.

- 나라의 행정과 귀족을 대표하는 인물, 상징으로 존재하기에 필연적으로 뒤따라오는 기대에 그는 언제나 부흥해옴.

- 원리원칙주의자이며 지극한 딸 바보.

- 자신의 딸이 다니고 있는 보육원 담당교사 로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녀를 마음에 품게 된다.


< 줄거리 >


세상이 변화하면서 노동의 가치가 증명되고, 곧 작위가 없는 이들도 부를 쌓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살기 좋은 세상, 누군가에게는 고귀한 신분의 벽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야 하는 지옥같이 세상이 되었으며 세상은 또 한발짝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오직 남성의 것으로 여겨졌던 직업이 여성들에게도 평등하게 주어지기 시작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게 되고, 어떤 변화보다 많은 사회적 제도의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황제는 행정부를 주축으로 1년간 보육원을 개원하기로 한다. 공작은 임시 운영이라는 이유로 인원을 제한, 다양한 서류를 요구하기로 하고, 홍보하나 되지 않는 보육원에 다양한 서류를 내면서까지 아이들을 보낼 귀족은 없다고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금방 인원이 차자 안테는 절망하게 된다.


< 감상평 >


가족의 달 행사가 많이 껴있는, 따뜻한 5월에 가족과 관련된 소설을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어요.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무척 특이하고 신선해서 무척 눈길이 많이 가던 책 제목이기도 했지만 계급이 존재하는 시대인데 그 시대에 유치원이 생길 수가 있나?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이 책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 이벤트에 참여할 때만해도 아 당첨되면 좋겠다. 안되더라도 사서 꼭 한 번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당첨이 되어서 좋은 기회를 통해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 소설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잔잔하면서도 가정의 애정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런 소설이여서 가정의 달 5월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그러한 소설이에요. 현실에서 사랑해서 결혼을 했지만 시간이 흘러 감정이 변하고, 서로가 안맞는다고 여겨서 헤어지는 부부들이 비일비재하잖아요. 그런데 안테 공작과 카르나는 서로의 이득을 위해서 한 정략결혼임에도 사랑해서 결혼을 한 사람들보다 더 다정하고, 서로를 많이 생각해주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략결혼이라고 다 나쁜것만은 아니구나, 오히려 사랑해서 한 부부들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데에 있어서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자신의 손으로 키우고자 했던 아루의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모든지 다 직접 해주고 싶은 어머니의 모정을 엿볼 수 있었고, 그러한 어머니의 모정을 알기에 아루가 엇나가지 않고 어여쁘고, 올바르게 잘 자라난게 아닐까 해요.


안테공작은 무척이나 깐깐한 원리원칙주의자에요. 서류로 작성한 것이 아니면 잘 신뢰한지도, 믿지도 않지요. 처음 그가 로미를 선택한 것도 그녀의 소문이 안좋아서 금방 보육원의 문을 닫을 수 있겠다는 이유 하나였지만 실제로 본 그녀는 모든 일을 열심히 하고, 무척이나 부지런한 사람이었죠.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기에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멸시받았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면서 종이에 적힌 것이 전부다 정답이 아니다, 종이 한장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요. 사람을 볼 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평가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저도 그러고 있더라구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으면서 어째 성숙하게 행동하지 못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무척 부끄럽고 민망하고 후회스러웠어요ㅠㅠ 앞으로 사람을 대할 때 보여지는 겉 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로미는 다른 시녀들과는 다르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무척 성실하게 해내고자 하는 자세를 지니고 있어요. 무엇 하나가 주어졌다 싶으면 그 일을 깔끔하게 해내고 싶어하는데요. 그런 면이 다른 시녀들에게 안좋게 비춰져서 그런지 어디를 가도 환영을 받질 못해요. 그러다 보육원으로 파견이 되었고 그곳에서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자발적으로 찾아다니며 부지런하게 행동해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사람들이 점차 좋게 받아들이면서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게 돼요.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배척을 당했지만 꿋꿋히 자신의 할일을 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로미가 무척 대견했고, 대단했어요. 솔직히 저라면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도 못받고 미움받으며 배척당하면 하루도 못 견딜 것 같은데 그 자리에서 도망가지 않고 열심히 인내하며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그녀의 그러한 자세가 무척 부럽고, 본받고 싶었어요.


안테 공작에게 아루란 이 세상에는 없는 부인이 남겨준 단 하나의 선물, 유일한 삶의 기쁨,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원동력, 살아가게 만드는 심장이나ㅑ 마찬가지인데 이 단어들만 보아도 얼마나 아루를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얼마나 아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아루가 유치원에서 만든 작품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이쁘지 않다며 집에 가자마자 눈물을 터트리자 밤 늦은 시간에 몰래 유치원으로 찾아와 아루의 작품을 고쳐주려고 하고, 자신이 사준 인형에 생전 보지도 못했던 목걸이가 걸려있는 것을 보며 위험신호를 느끼기도 하고, 자신의 딸이 같은 유치원 남자아이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 남자아이에 대한 질투와 딸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딸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에서 아주 전형적인 딸 바보구나 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공작님의 귀여운 모습을 보게 되어서 키득키득 웃으며 보았던 것 같아요.


아루의 일이라면 두 발벗고 나서는 공작의 모습이 좋기도 했지만 이미 떠나간 아내를 잊기보다 그리워하며 종종 떠올리기도 하고, 자신의 동생에게 로미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 고군분투하고, 로맨틱하게 굴면서도 은근 로미를 향한 소유욕을 숨기지 않고 내비치기도 하고, 입에 발린 말은 절대 못해서 언제나 직설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던 공작의 솔직한 모습들이 오히려 꾸며내지 않은 것들이여서 더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신분 차이가 많이남에도 불구하고 로미와 공작 두 사람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사람이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다감한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얼마나 솔직하고 진정성있는 사람인지를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 해요.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는 그게 가장 강력하니까요. 아마 이 두 사람이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다면 서로에게 다정한 남편&다정한 아내 그리고, 아루에겐 다정한 엄마가 되지 않을까요?


공작님과 로미, 그리고 아루와 함께한 등원길이 너무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얼굴에 웃음꽃이 한가득 피었었어요>.<! 다만, 이 소설엔 다른 소설들은 다 있는 에필로그가 없어요. 에필로그가 있으면 있는대로 읽고, 없으면 없는대로 읽는 편인데 이 소설은 뒷 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하더라구요. 흡 근데 존재하질 않ㅇ...(눈물) 기분 좋은 결말이라 그것만으로도 좋지만 이 세 사람이 어떻게 가정을 이루고, 어떻게 더 행복해지는지를 볼 수 없어서 그 점이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하고, 정감있고, 잔잔해서 읽기 딱 좋았어요. 드문드문 코믹스러운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이 이 소설의 나름 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달달코믹, 그리고 러브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아주 딱일 것 같습니다! *.*



< 스칼렛 & 다향 출판사의 책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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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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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평 >


피터스완슨이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가의 책 <아낌없이 뺏는 사랑>은 굉장히 특이하면서도 색달랐다고 말할 수 있다. 프롤로그에 이미 경찰들이 조사하고 간 범행현장을 방문하여 혹시라도 모를 증거물을 찾는 한 인물의 행동은 무척이나 특이했으며  여타 다른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게 다가왔다. 왜 그는 그 장소에서 경찰들이 놓쳤을만한 증거물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증거물을 찾기 시작하였을까, 그러한 의문점을 남겨놓는 것 부터가 조금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렇게 시작을 강렬하게 함으로써 작가가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바인지를 조금은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고나 할까?


조지 포스는 유명 회계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곁엔 15년 째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있는 아주 오래된 여자친구가 있다. 여자친구와의 사이가 소원해지게 된 계기는 아이린이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조지에게 같이 동거를 하자고 제안하였으나 조지가 그 제안을 거절하면서 부터다. 아마도 조지는 이러한 이유로 여자친구와의 사이가 소원해지게 될 것을 알았다면 가차없이 거절하지 않고 아마 받아들였을 것이다. 내가 읽으며 느꼈던 조지라는 인물은 첫 사랑을 잊지 못해 그녀의 그림자를 다른 여자를 통해 투영시켜 바라보는 아련함을 가진 남자이면서 무척 바보같고, 한결같은 사람, 다른 한편으로는 한심하고 답답한 사람이였다.


술집에서 그녀를 보자마자 그녀와의 만남을 생각하며 그리워하고, 그녀와 다시 만날 약속을 잡으며 말했던 장소에 찾아갔다 얻어터지는 봉변을 당해놓고서도 대학 동기라는 얼토당토않는 변명을 하며 부탁을 무리하게 들어주다 용의자로 몰릴뻔하고 얼마 안가 목숨에 위협을 당할 뻔한 일을 겪었으면서도 그녀의 이야기를 의심하지 않고 말하는 대로 족족 믿어주는 꼴이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하던지, 멱살잡고 뒷통수 시원하게 갈기면서 너 지금 바보 등신같이 이용당하는거야 멍청아 정신차려. 라고 시원하게 내질러 주며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기도 했다. 그녀와의 만남을 피할 순 없었어도 그녀가 해오는 부탁을 거절을 한번이라도 했었더라면 지금쯤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철저하게 이용할 생각을 하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계획을 세우며, 방해가 될 것 같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그러면서도 자신은 피해자인 척 방관하며 행동하는 그녀가 너무 대단했다. 어떻게 저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철저하게 유린하며 빼앗을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왜저렇게까지 했어야만 했었는지,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그녀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싶었다. 리아나 본인이 해온 일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남을 불행해서 찾은 행복은 절대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식으로 찾고자 했던 것은 그녀의 곁에 자신을 이끌어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거니와 자신이 행복을 찾고 누릴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 모든 일을 계획해놓고도 요리조리 피해가며 자신이 피해자인 척 뻔뻔하게 행동하는 모습과 알면 알수록 미궁을 더해가는 이야기가 더 극적인 몰입도를 이끌어내서 더 신나고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짓밟은 것에 대해 그녀가 후회하고 반성하는 기회를 보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그 모든 일들을 칼날처럼 되돌려 받고 후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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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정의 1~4 세트 - 전4권 블랙 라벨 클럽 30
주해온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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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키워드 >


# 로판물, 악녀, 차원이동물, 빙의, 걸크러쉬


< 주인공 소개 >


# 유화영 - 샤르티아나 알티제 카일론 (18) 레지나 or 차기 황후

-  사귀자고 쫓아다녔던 남자가가 구애를 해와 받아주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친구라고 여겼던 년에게 배신을 당하게 된다. 화장실 칸 안에 들어가있던 화영이는 자신과 남자친구가 깨졌다는 이야기가 듣자마자 자신을 욕하는 여자들 무리의 이야기를 화장실 안에서 듣게 되고, 자신이 숨도 쉬지 않은 채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들부들 떨었음을 알게 된다. 한강에서 술을 마시며 배신한 두 남녀들을 욕하다가 한강물에 빠져 어이없게 죽음을 맞고 다른 세상에 와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던 화영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았음에 안도한다. 그러나 자신이 죽고 자신의 영혼이 다른 몸에 안착했음을 금방 받아들이면서도 어이없게 죽은 것에 대해 화가나고 억울한 기분을 느낀다.


# 레오프리드 에피라 페레칼로닌 : 펠론제국의 황태자

- 펠론제국의 적법한 황태자이며 우월하고 비범, 여러방면으로 특출났다. 혈통보다 능력을 더 중요시하는 제국에서 차기 황제에 가장 적합한 인물. 어렸을 적부터 애정을 크게 받고 자란 것이 아닌 차기 황태자, 차기 황제로서 교육을 받으며 가꾸어 자라 스스로를 억제하고, 억누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는 역대 황자들 중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게 제왕학을 마스터 했으며, 지극히 계신적이고 정치적인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 줄거리 >


20대 대학생이던 화영이의 집안은 전형적인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한 가정이었다. 남동생과 겸상을 할 수 조차 없었으며, 동생이 남은 음식을 먹는 둥, 모든 것을 동생에게 양보하며 자랐던 여주는 가족과 떨어져 살고 싶은 마음이 절박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을 하고, 혼자 자취를 하며 대학교를 다니던 여주에게 자신을 좋아한다며 구애해오던 한 남자와 사귀게 되지만 자신이 친구라고 믿었던 년에게 남자친구를 빼앗기게 되면서 대학교 내의 놀림거리가 되게 된다. 친구에게 남자친구를 빼앗기고, 자신을 좋아한다며 다가오던 남자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화가났던 화영은 한강에서 술을 마시면서 두 남녀를 욕하다가 한강물에 빠져 익사한다.


눈을 떠보니 다른 세계, 유화영이 아닌 다른 이의 몸에 빙의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번 생에서는 덕을 쌓으며 살것을 다짐하지만 자신이 빙의 한 몸이 애인있는 남자를 빼앗으려던 악녀의 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한다. 악녀가 아닌 두 사람이 이어질 수 있도록 물러서고자 하지만 자신과 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황태자의 태도로 인해 생각을 달리하여 악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 감상평 >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와, 표지 그림 이쁘다, 책 너무 이쁘게 잘 뽑았다. 하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표지에 그려져있는 그림이 두 사람의 사이를 나타내는 나름의 힌트였다는 것이 신기하게 다가왔다. 어떻게 이러한 힌트를 깜찍하게 숨겨놓을 생각을 하셨는지 표지를 디자인 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그 표지에 그려진 그림에 맞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무척 흥미진진했고, 읽으면서도 무척 재미있게 느껴졌다.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집안에서 태어나 하고 싶은 것 ,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모든 것을 동생에게 양보하며 자랐어야 했던 화영이가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웠던 건 친구라고 믿었던,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었던 두 사람이 자신을 배신을 했다는 생각에 술을 마시다가 어이없게 죽음을 당했던 것이 더 안타깝게 다가왔다. 솔직히 갖은 고생, 갖은 노력을 해가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을 했고, 대학도 열심히 다니던 그 찰나에 배신한 두 사람 때문에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여태 열심히 살아온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버린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더 자신의 죽음에 화가나고 억울한 기분을 느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샤르티아나라는 인물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무척이나 단순하다. 갖고 싶은게 있으면 무조건 가져야 하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무조건 해야 하는. 그런 사람이였으나 샤르티아나가 죽고, 그 몸에 화영이가 들어오게 되면서 사람들이 알고있던 샤르티아나가 아닌 새로운 샤르티아나라는 인물이 그려지게 된다. 지는 것을 전적으로 싫어하며 당한 만큼 그 배로 돌려주는 습성, 아는 것이 많아 정치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화려한 말빨로 많은 이들을 휘두르는 발칙함. 계산적인 것 같아 보이다가도 가끔씩 보여주는 엉뚱함과 허당스러운 면이 더 많은 이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게 되지 않았나 싶다. 자신이 한순간에 바뀌었다는 것을 한 순간에 보여주어선 안되니 패악을 부리는 악녀를 흉내를 내면서 첩자를 가려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회유해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차기 황후 레지나로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수정궁'이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황태자와 함께 떠나기도 해야 하지만 그곳이 아닌 가뭄으로 많은 백성들이 고통받고 있는 세베리다로 장소를 정해 그곳에 가서 상황을 직접 보고 느끼기도 하고, 노예 문제를 해결하려고 두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황후가 되고자 함은 아니였다는 것을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황태자의 첫 인상을 화려한 똥차라고 표현하면서 경멸하고 불신했던 샤티가 자신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믿어주고, 위로해주는 그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 천천히 그를 사랑하게 되는 모습이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어떻게 어떤식으로 가까워져 사랑에 빠지는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어서 더 보기 좋았고,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레오프리드라는 인물은 무척이나 진취적이고, 계산적이며, 정치적인 사람이다. 그에게 사람을 둘로 나누라고 하면 이득이 되는 자와 이득이 되지 않는 자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그는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샤티를 보며 오만방자, 무례하며 멍청한 여자, 그 외에도 평판이라던지, 성적, 능력에 대해 문제가 많아 레지나 축하연 전까지는 그녀를 무척이나 경멸하고 혐오하였으나 축하연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색다른 모습과 세베리다에서 보여주는 자신보다 더 냉철한 모습, 계산적이게 행동하면서도 가끔씩 보여지는 그녀의 귀여운 허당매력을 보면서 자신이 너무 그녀의 단면적인 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그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자 노력하는 황태자의 모습이 인상 깊었고, 사랑을 모르는 햇병아리처럼 굴다가 자신이 샤티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자마자 모든것을 불태울 것 처럼 뜨겁게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의 곁에 서는 사람들을 질투하고,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면 축쳐진 대형견처럼 구는게 그를 더 귀엽게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내가 봐온 레오는 샤티가 보던 것과 별 다르지 않았었는데 그가 보여주는 여러가지의 모습과, 매력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뜯어고치게끔 만들어 놓았다. 레오라는 인물은, 상처가 많고, 가슴에 뜨거운 불길을 품고 사는 사람이고, 어렸을 때부터 애정을 받고 자라지 않아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게 매우 서투르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줄도 아는 진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샤티보다 레오에게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본래 레오가 이러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샤티보다 더 눈이 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이린이라는 인물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 겉으로는 착한 성녀 역할로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지만 속으로는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더 많은 권력을 가지기 위해 이빨을 숨기고 있다. 레지나라는 자리에 혼자 자리하기 위해 같은 레지나인 샤티를 욕보이고, 모함하고,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음독자살을 벌이는 둥, 별의 별 악독한 짓을 다 벌이는 인간인데 하는 짓마다 미운 짓만 골라해서 영 정이 안가는 캐릭이기도 하다. 아이린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악녀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성녀라는 가면을 쓰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유언비어를 퍼트려 그 사람을 모함하는 악녀? 아니면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과시하는 악녀? 내가 보고 느꼈던 아이린은 순진한 척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시하려다가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자기가 빠져 스스로 자멸한 케이스 같기만 했다. 아이린이 인상에 깊이 박힐만큼 일을 실행한 것도 없고, 주위 사람들을 이용해서 하려는 일들이 다반사였기 때문에 아이린 하면 악녀라는 단어가 연상되기보다는 그냥 멍청함? 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같다. 만약에 샤티처럼 레지나로서 당당하게 자신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였더라면 아이린?이라고 딱 생각했을 때 멍청한다는 것보단 어느 정도 자신의 것을 누리고자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악녀라고 해서 다 성격이 나쁘고 고약하고, 주변 사람들을 이용해서 남의 것을 탐내는 그런 악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쁠 땐 나쁘고, 고약할 땐 고약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할 줄 아는게 있으면 스스로 할 줄도 알고, 주위 사람들을 자기가 이용하는 하나의 존재로 생각하기 보다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우대하며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그러한 마음을 가진, 모든 이에게 존경과 경의를 받는 그러한 악녀도 존재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악녀'라고 하면 다 나쁘고 독하고, 지독한 여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소설을 통해서 악녀라는 그 의미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왜 악녀가 다 나쁘고 지독하다고만 생각했는지...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닌데 하는 후회감도 들었고,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나 분위기가 매우 스펙타클하게 흘러가고 진행이 되면서도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성격같은게 자세히 보여지고 있어서 읽으면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더 집중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작품인데도 이렇게 잘 쓰시는 작가님이라면 다음 차기작도 이 소설만큼이나 사람들을 많이 매료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 디앤씨미디어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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