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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조선, 조선인 - 러시아 장교 조선 여행기
카르네프 지음, A. 이르계바예브.김정화 옮김 / 가야넷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http://mj413.egloos.com/1749580
<러시아 장교 조선 여행기> 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책..
1885년~1896년 사이 러시아 정부에서 파견한 탐험대의 기록..
1958년 모스크바의 동방문학출판사에서 아시아인의 동방순례 시리즈로 출간하였던 것을 발굴한 희귀본을 번역한 책이란다..
육군대령 V.P.카르네프 / 그의 보좌관 육군중위 미하일로프 /
K.N.다데슈칼리안 공후 / 육군중령 V.A. 알프탄 / 육군중령 F.M.베벨리......
동학농민운동, 갑신정변, 명성황후 시해사건, 아관파천, 단발령 등..
현장에서 경험한 사건을 생생하게 러시아적인 시각으로 기술한 내용은 매우 가치있는 기록일 듯 싶다..
그 중에서도...
<조선의 현 상황에 대한 짧은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다데슈칼리안 공후의 두번째 글이 가장 흥미롭다..
원문을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원숭이와 악어가 정말 서식했는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ㅋㅋ... ^^ 통역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p.162 반도 남쪽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원숭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야 겠다. 나는 몇몇 종류의 원숭이들을 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들이 어떤 종류인지는 알 수 없었다 ...... 파충류로는 반도 남쪽에 도룡뇽과 악어 종류가 서식하였다. 이것들이 강에 나타나곤 하기 때문에 수영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은 늘 공포에 떨고 있었다.
p.164 조선어는 매우 독창적이었다. 중국어나 만주어, 일본어에서 빌어 쓴 단어가 없지 않지만 그 언어들과의 공통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선어의 독립 음성기호인 27개 자모는 역시 상형문자이지만 매우 단순하였다.
p.167 이때문에 조선인들은 우리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였다. 예를들면 우리는 서반아어를 모르고서도 그들에게 몸짓과 얼굴표정으로 우리의 뜻을 설명할 수 있었지만, 조선인들은 그렇지 못하였다....... 그들은 다른 식으로 부인하고, 다른 식으로 주장하며, 다른 식으로 기쁨과 슬픔을 드러내었다.
.. 등등 문화에 대한 다양성을 상당히 존중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데다...
p.171 종교적 견해로 인하여 법으로 염소와 양들을 기르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 나라에는 염소와 양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p.172 물론, 이러한 생활을 하는 조선 마을들은 항상 생기가 넘치고 축제일 같아 보였다.
p.174 조선의 노비 수는 100만명에 이르고 있었다. 이 불행한 계급만이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이었으며, 이들이 나머지 1,000만명을 먹여살리고 있었다.
p.207 이와같은 무뢰한들이 자신들의 무분별하고 우둔한 행위의 대가를 치르게 되었을 때, 이것을 국가적 명예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한 해당 유럽정부는, 자신에게 여러가지 해악을 끼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약탈한 사람들을 방어한 죄밖에 없는 민중들을 징벌하기 위하여 탐험대를 조직하였다.
.. 등등 조선사회에 대한 분석과 유럽열강의 폭력성에 대한 언급도 있다..
p.220 일본인들이 전쟁준비에 한창일 때 도쿄주재 러시아 공사관의 참사관 슈페이에르는 정부대표 자격으로 러시아 군함 '라즈보이니크'호를 타고 조선으로 와서 조선의 왕에게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 외교적 행동은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데 충분한 요건이 되었다. 일본은 조선의 조정에 대하여 서울에서 일어난 일본인 몰살에 대하여 해명하라고 요구하는데 그쳤던 것이다....... 서울에서 일어난 1884년 11월22일의 사건은 조선의 조정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끝이 났다. 이것도 러시아의 개입 덕분이다.
.. 등등 조선의 안정에 있어서 러시아의 역할과 기여에 대한 언급들도 간간히 등장한다..
암튼.. 과거로의 즐거운 여행이었다... ^^
요즘 APT시리즈와 더불어 생각을 하다보니..
책장 칸칸이 아파트 한집한집 칸칸과 형태와 내용면에서 여러모로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ㅋ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