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찾아가세요 - 제2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5
권오삼 시, 오정택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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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똥’ 말만 나와도 괜히 키득거리고 좋아한다. 그러면 그 다음부터는 뭔지는 모르지만 쉽게 이야기가 풀리기도 한다.
이 ‘똥’ 은 무엇이기에 아이들에게 웃음을 짓게 하고, 찾아가라고 하는지 궁금해진다.

내가 동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속에 들어있는 어릴 적 정서를 읽을 수 있어서이다. 또한 그 말들이 너무 순수하고 정겹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한 치유의 힘을 주고 있다.

이 동시집을 읽기 전에 작가가 한 말이 자꾸 기억에 남는다.
-한 편의 동시가 동화책 한 권과 맞먹는다.

그렇다.
짧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닌 것이 동시쓰기이다.
그 짧은 글 몇 줄에 모든 것을 드러내고, 풀어내려 얼마나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까를 생각하면 결코 동화 한 권과도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때로는 동화 한 권보다 동시의 한 줄이 더 와 닿을 때도 있다.

이 시에서 꼭 읽어봐야 할 곳이 더러 있다.
그 중에서도 책의 제목으로 내세운 ‘똥 찾아 가세요’라는 동시이다.
그냥 무심히 동시를 적은 듯한 생활동시이지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사람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
킥킥거리며 웃고 넘기기에는 경비아저씨의 야단(?)이 정말 재치 있고 멋스럽다.
작가는 이렇게 잘 드러내고 있으니 분명 동화책 한 권과 동시 한 편이 맞먹는다고 한 말이 결코 틀린 말을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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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철들었어요 시읽는 가족 8
김용삼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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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근사하다. 책의 제목은 정말 눈길을 끄는 어떤 재주가 있는 듯하다.
이 동시집 제목이 참 재미있다. 감히, 아빠를 철들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니..그러니 더욱 읽고 싶어졌다.

이 동시집에 있는 ‘가면놀이’라는 동시를 읽으며 특히 많이 웃었다.
평소 엄마의 모습이 손님이 왔을 때의 모습과 다른 점을 재미있게도 표현했다. 사실 그렇다. 전화목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말들은 아이들이 곧잘 한다.
“엄마는 왜 전화만 오면 목소리가 달라져?”
하기야 전화를 걸어오는 상대방에게 소리를 칠 수 없지 않은가?
이럴 때 이렇게 한 마디 해 주고 싶다.“너희들도 커봐라, 똑같이 그럴거야”

아이에게는 그 모습이 가면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니 이 아이는 꽤 긍정적이다.

-손님이 집에 오면
엄마는 얼른 새색시 가면을 쓰고 내게 속삭이지요.
...
손님이 현관문을 나서면
엄마는 새색시 가면을 벗어 던지며
내게 버럭 소리치지요.-

어찌 이 부분을 읽고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있는지.
이런 요소들은 이 동시집을 읽다보면 곳곳에 숨어있다. 무심히 읽다가 그 말에, 그 느낌에, 그 생각에 공감하면서 웃게 된다.

동시는 이렇다.
그때의 감정이 이렇다고, 그때의 느낌이 이렇다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글 한 줄에 쉽게 표현된다. 그리고 전달된다. 그래서 동시가 좋다. 아이들의 마음을, 또는 내가 아이였을 때의 마음을 다시 읽어볼 수 있어 좋다.
동시집을 읽고 기분 좋게 덮어둔다.
두었다가 또 다시 읽어도 아마 이런 재미를 또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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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은 부지런해요 보물창고 보드북 3
바이런 바튼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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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너무 새로우니 옆에서 돌봐주어야 할 것들이 많다. 처음 접하는 것도 많고 처음 보는 것도 많다. 그래서 아기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할 것이다.
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나 세상을 아름답게 해 주듯이, 아기들도 봄이면 바깥구경을 하러 나온다.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앙징맞고, 사랑스럽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도 아기였을 때가 있었다.

이 책을 보니 아이들이 맨 처음 책을 접할 때나 아님 조금 컸을 때에도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겠구나 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자라면서 ‘탈 것’들에 인지를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을 때 여러 가지 탈 것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신기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것은 그런 것들 중에 물건들을 실고 나르는 트럭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가진 트럭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아주 신기한 책의 그림들일 수도 있겠다. 실제 모습을 보는 것보다 이렇게 그림으로 좀 더 재미있게 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끔 보는 작은 차가 아닌 큰 차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작고 예쁘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쉽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ㅇ게 이 책을 보여주면 이 차는 어떤 일을 할까?라고 묻기 전에 이 차는 이런 일을 하는 차란다라고 말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조건 묻는 거 보다는 살짝 알려주는 것도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생각하는 트럭은 조금은 단순한 색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여러 가지 모양과 색을 가지고 있는 트럭의 모양이다.
단순히 아기들만 보는 책으로만 한정지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차들이지만 이렇게 트럭의 분류에 들어가는 것을 아이들도 아마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면서 조금씩 배우는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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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 벌타령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2
김기정 지음, 이형진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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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라지만 표지 그림이 왠지 무서웠다. 평소 잘 접하기 어려운 장승과 그리고 벌타령이라니. 하지만 용기 있게(?) 읽어보기로 했다. 주위에서 이 그림책에 대해 칭찬을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선택을 잘한 책이라는 생각을 읽을수록 더해져 간다.

나는 아직 장승을 본 적이 없다. 아닌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기억에 있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그저 책이나 뭐 다른 것에 본 것도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승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좀 더 사실적으로 ‘장승’에 대해 전달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재미있게 흐르고 있는 것이 꽤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 아이에게 읽어보자고 했을 때 무심히 보는듯했지만 이내 그 책에 관심을 가진다. 그냥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려고 했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책 속에 담긴 이야기가 꽤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책은 역시 겉모습(?)만 보고 선택할 일이 아니다. 겉모습은 무서워도 속은 정말 알차다. 이게 책이 주는 진짜 맛인가 보다.

책을 읽고 어떻게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잘 정리해볼까를 생각하다가 이건 아이들만 해 볼 수 있는 독후활동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도 모르면 이렇게 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벌써 내 손은 뭔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가 만들 재료들이었다.

장승을 만들어보았다. 처음엔 비누나 양초에 장승을 만들어볼까도 했었다. 하지만 내 실력(?)으로는 아직은 무리였다. 아이가 만든 것에 내가 약간 보태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다. 다음에는 찰흙도 사서 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된다.
아이는 자기가 만든 것에 제법 만족은 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리 멋스럽게 그리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것에 접하고 새로운 것을 해 보는 것에 나름 만족을 한다.
그림책 한 권에서 다양한 독후활동이 자꾸만 떠오른다. 역시 책이 좋아서 그런가보다라고 위로한다.

어느 날 어디에 놀러가서 문득 만난 장승을 보더라도 아마 좀 아는 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한 권속에 얻은 정보로 기억만 하고 있다면 아이들 앞에서 조금은 부끄럽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림책 한 권으로 꽤나 실속 있게 정보를 얻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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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타러 간 총각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29
최민오 그림, 김세실 글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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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행복’을 추구하고 산다. 이 ‘행복’이라는 개념이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아마도 즐겁게 사는 삶, 만족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일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괜찮다고 그래도 자기 자신이 만족해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으면 아직 자기에게 ‘행복’이라는 것이 덜 찾아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말해본다.

이 그림책은 전래동화이다.
전래동화를 읽으면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래서 전래동화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전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글의 주인공인 ‘총각’을 가만히 살펴보면 ‘행복’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옆에, 바로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가끔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보다보면 이렇게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을 통해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람인지라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이 주인공을 통해 좀 더 선명하게 이 ‘행복’이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릇의 크기를 재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그릇을 가장 크게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그것은 긍정적인 마음과 노력하는 자세와 그리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이 직접 복을 찾아 나서고, 남을 위해 노력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이지만 아마도 주인공도 노력을 나름대로 했다고 생각해본다.
그러하기에 자신이 바라는 ‘복’을 얻게 된 것이 아닐까?
아마도 나서지 않았다면 부인을 어찌 만났을까?
역시 생각을 하고 나면 움직여야 하고, 나눌 수 있는 넉넉한 마음도 가져야 행복도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역시 옛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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