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잃어버린 아이 푸른숲 새싹 도서관 4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냥 아이들이 길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만 짐작했다. 그러니 아주 가볍게 읽으리라는 마음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전,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그림부터 넘겨보면서 그런 짐작은 접어두게 되었다. 그림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짐작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이 책의 소개글을 먼저 읽게 된다. 이 책이 독일에서 출간되면서 아이들의 수업 중에 함께 읽고, 나눔과 공존, 타인의 배려 등에 대해 토론의 시간을 가질만큼 책의 깊이를 읽게 했다는 글이다. 어른들에게도 너무 힘든 시간을 견디어내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엄밀히 말해 난민 아이의 이야기이다.

아이 카를린이 맞닥뜨린 현실을 고달프다. 어떠한 방법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마을이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린 곳에서 아이는 살 수없다. 이 마을 저 마을로 돌아다니지만 어디 하나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 한동안 방송을 통해 보던 뉴스의 한 장면도 떠오른다. 이곳저곳에서 자신을 쫒아내니 어디 하나 마음 편히 있을 곳 조차 찾을 수 없다. 카를린이 간 곳이 사람이 사는곳뿐만 아니다. 동물들이 모여있는 곳에서도 있을 수 없다. 당연히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결국 바보 아닌 바보가 되기로 한다. 자신을 받아주는, 아니 자신을 겨우 밀어내지 않는 곳에서 만난 ‘바보’라고 불리기를 거부하지 않는 아저씨를 만난 이후로.

이 이야기를 단순하게 말하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와 편견을 가진 시선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말해버리면 이 아이와 ‘바보’라는 아저씨의 현실이 너무 단순해진다.

아주 차분하게 읽어보면서, 나눔, 차별, 편견, 차이, 공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가 있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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