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뭐라고 - 마음이 기억하는 어린 날의 소중한 일상들
사노 요코 지음, 김영란 옮김 / 늘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노 요코의 책은 이미 그림책 [백만 번을 산 고양이]을 접해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한 번 읽어봐야지 하는 데 이유는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 책의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곧잘 쓴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살아야하지, 저렇게 살아야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꽤 담담하게 쓰기 때문이다. 에세이나 수필 등을 잘 읽지 않던 편이었지만, 이 작가의 책은 좀 편안하게 읽게 된다.

한 마디로 자신의 추억에 대한 보고서이다.

 

누구에게나 살아온 이야기, 그러니까 자신이 어릴 적 이야기를 하고자 하면 할 말이 많다. 하지만 그 많은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내기에는 만만치 않은 내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실타래처럼 풀어간다. 이렇게 지냈고, 그곳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만났고 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렇게 밋밋하게만 흘러간다면 추억보고서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작가는 자신이 대했던 소소한 물건에까지도 의미를 되새긴다. 그리고 장소또한 그곳이야기에 보탬이 된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소소한 물건과 장소도 이 자작가의 이야기 속에 들어가면 꽤 그럴 듯한 이야기가 되어간다.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좀 슬프다. 슬프면서도 추억으로 만들어낸다. 그러니 거창하거나 책을 위해서 화려한 수식어를 보태지 않아 좋다. 뭔가를 던지듯, 자신의 아픔을 내뱉기라도 하듯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읽을만하다. 자신의 어린시절이 꽤 아름답다거나, 멋져서 기억하고 싶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는누군가에 공감이 되기도 하고, 아니 놀랄 일이 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살아내어온 이야기가 자신의이야기이기에 소중하다. 그 어려운 일들을 겪어낸 자신이기에 자신의이야기가 대단한 것이다. 특별한 수식어가 아니라서 좋다. 이야기가 잘 쓴 문장을 위해, 오로지 독자를 위해 아름답게 정리되지 않아서 좋다. 그저 작가가 가진 담담한 마음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문장이어서 이 책이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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