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 비밀 문집 푸른숲 역사 동화 11
최나미 지음, 박세영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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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공부를 정말 어려워했던 기억 때문에 역사책을 성인이 되어 본다는 대단한 결심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역사동화로서 매력을 느끼려면 그 이야기에서 나름대로 사실에 기초하되, 재미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읽는 역사 동화는 개인적으로 관심사인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관심사의 한 부분이어서 더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을 하지만 한편으로 역사공부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의 역사적 배경은 정조의 문체반정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역사에 아는 듯 하지만 사실 기억에 없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내내 오히려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문체가 있다. 자신만의 언어와 말과 생각으로 글을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어떠한 규칙에 의해 적어야 한다면 아마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내내 개성을 찾아보거나 재미는 없을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의 기본적인 것은 문체반정이지만 그 외의 것은 모두 허구의 인물과 허구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치 그러할 것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일들이 제약이 되었다면 분명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 때문이다.

이글에서 나오는 유생 이옥의 경우가 그러하다. 유생에게 너무도 중요한 과거 시험에서 정해진 문체가 아닌 소설의 문체를 썼던 이옥은 자신만의 자유로운 글쓰기를 고집한다. 그러나 이런 고집은 다른 유생에게도 글과 문체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가 된다. 이런 부분은 아마도 지금의 토론과 사고력을 바탕으로 하는 글쓰기의 한 단면이 아닐까도 짐작한다. 토론의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근거와 생각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하는 과정에서 정리된 것을 글로 솔직하게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글이 역사동화로서의 읽을 만한 가치도 주지만 나름대로 이러한 부분도 생각해 보게 했다.

조선 최고의 유생이 모인 성균관에서 휘는 실력을 갖춘 삼촌이 왜 쫓겨났는지를 알고자 이야기는 시작된다. 삼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하다 누명을 쓰고 그 외 사실들을 밝혀가면서 사실을 기록하는 문집 속에 있는 글의 가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글의 등장인물들은 아직 어린 유생들이다. 하지만 역사의 여러 일들 앞에 자신만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은 대단하다. 현재 우리의 글이 발전되어 가는 컴퓨터나 전자기기의 영향으로 가끔 재미있게 쓰여지거나 줄여지고, 늘여지는 표현이 있다. 재치를 느끼기도 한다. 아마도 이때도 이러한 일도 나름 고민을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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