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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집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책 ㅣ 상수리 그림책방 5
김선진 글.그림 / 상수리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그림책의 사이즈나 펼침은 약간 큰 사이즈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면서 글과 그림을 읽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싶어 했던 이유는 ‘집’이라는 의미에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싶어서였다. 아마도 이 집에서 지내왔던 사람들의 직업이 무엇일까 정도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림책을 받고 보니 절로 감탄하게 된다.
일단 그림책이 위로 넘기면서 읽어야 한다. 아니 보아야 한다. 그러니 색다르다고 느꼈는데, 내용이나 글, 그림이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는 느낌도 가지게 된다. 그러니 글과 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리 큰 집은 아니지만 아니, 작다. 이집에서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득 품은 사연(?)을 담은 그림책이라고 설명하면 좋겠다. 누가 어떻게 살았다가 아니라 작가가 이미 이 집에서 거쳐간 사람들의 흔적을 쫒아가며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쓴 물건들, 한 일들을 그림으로 조각조각 보여준다. 아마도 작가가 이 집에 살러 오기 전 이야기를 품은 것들이다.
이 집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썼던 물건들을 살펴보면서 시대의 흐름을 알게 한다. 이때는 이렇게 살았구나라는 것과, 이때는 이러한 물건들을 이렇게 도구로 쓰였구나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지금의 편리한 물건들의 변천도 짐작한다. 그림들을 소소하게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이 물건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다. 그래서 정겹다.
그림이 참 소박해서 좋다. 이 집에서 자동차 정비사의 꿈도 키웠고, 사진사의 꿈도 찍었고, 모자 가게 청년들의 꿈도 모자로 만들어내었다. 이제 더 소소한 물건들을 들고 이 집을 이사온 작가는 무엇을 꿈으로 간직할까가 궁금해지게 한다.
오래전 가족이 썼던 물건도 꺼내놓고, 집 구석구석에 자신의 손때를 묻힌다.
그림책이 보통 아이들의 보는 것이라 생각되겠지만, 이 책만큼은 대상을 가릴 것 없이 두루두루 보아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