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새옷

펠레의 새 옷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1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2월

이 책은 한 아이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새옷을 입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이야기가 시작되고,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덜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좀 더 깊이 있게 읽을수록 그 가치를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펠레는 시골에 사는 어린아이이다. 펠레는 아기 양 한 마리를 정성껏 돌본다. 어느 날 이 양의 털이 많이 자랄 즈음 자신의 옷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펠레는 양털을 깎아 할머니에게 옷을 지어달라고 한다. 할머니는 선뜻 대답을 하고, 펠레는 할머니의 채소밭에서 대신 도움을 준다. 그리고 엄마의 도움으로 염색을 하고, 옷감을 짜게 되고, 재봉사 아저씨의 도움으로 옷을 완성하게 된다. 파란 색 옷을.

펠레는 그동안 여동생을 돌보기도 했고, 건초를 모으고, 돼지 먹이도 주기도 하였다. 자신의 옷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러 사람이 도움을 주듯이, 자신도 그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아낌없이 베풀었다.

펠레는 자신이 입은 파란 색을 옷을 입고, 맨 처음 털을 내어준 양에게 가서 고마움을 전한다.

사람들은 가끔 남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남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것이 나와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다. 펠레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역시 다른 사람들이 기꺼이 펠레의 부탁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의 도움에 펠레 또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기꺼이 했다.

아주 단순한 그림과 글이지만 차분히 읽다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스스로가 어떻게 행동하고, 말을 하고, 생각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눠주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다. 양이 제 털을 기꺼이 내어주고 펠레의 옷이 완성될 수 있었듯이, 아마도 펠레도 앞으로 양을 비롯하여 누군가를 위한 일에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을 듯하다. 이것이 이 그림책을 지은 작가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