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삼키는 교실

이야기 삼키는 교실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20
신정민 지음, 김소영 그림 / 바우솔 / 2015년 2월

신정민 작가의 동화를 두 권 째 읽게 된다. 이미 한권의 책을 읽어내면서 느낀 것은 이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며, 그 마음을 좀 더 리듬 있게 풀어가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툭’이라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평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힘들 수 있었던 상황을 소리하나로 깔끔하게 풀어간다는 느낌을 지녔었다. 만만치 않은 글 솜씨를 지녔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읽은 이 동화는 그 느낌에 또 한 가지를 더한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한 편의 동화에서 여러 동화를 읽지만 결코 산만하지도 않으면서 제대로 된 이야기 읽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다.

기발한 상상력이다. 한 가지의 이야기를 동화로 펼쳐내는 것도 특별한 능력이다. 그런데 이 동화는 비록 아이들이 직접 쓴 동화라는 초점을 두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작가는 아이들의 글 솜씨를 빌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그것을 먹어야 한다. 몸에 좋다로만 풀어가지 않는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 못 먹는 음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만 풀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음식이 가지고 있는 정서까지도 다룬다. 두부가 너무 싫지만 먹어야 한다는 부모의 말은 아이들이 듣기 싫어한다. 그 마음을 동화의 마지막에 동화를 엄마가 밟아 못 먹게 하는 구성은 절로 웃음이 나온다. 할머니가 자녀들을 기다리면서 만든 눈물의 만두, 그 만두 속에 깃들인 할머니의 기다림과 오래전 이야기는 절로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권의 동화에 실리면서도 결코 흐트러짐이 없는 이유는 중간중간 드러나는 선생님의 말이다. 선생님이 아이들이 직접 지은 동화를 발표하게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낸다.

오랜만에 재미와 구성력을 모두 갖춘 동화를 읽었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