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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몬스터 ㅣ 라임 어린이 문학 5
사스키아 훌라 지음, 전은경 옮김, 마리아 슈탈더 그림 / 라임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이 동화를 읽으면서 문득 우리 어릴 적 화장실 낙서들이 생각난다. 그때는 지금처럼 수세식이 아니었기도 하였기에 냄새도 지독했다. 그것뿐이랴. 그때의 벽에는 낙서도 많았다. 모든 소문의 근원이나 출발은 어쩌면 화장실 벽의 낙서이기도 했다. 전혀 근거없기도 하고, 때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놓기도 했던 곳이 화장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화장실은 너무도 깨끗하기만 하다고 여겼는데, 이 곳 화장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원래 이야기는 건네서 듣게 되면 약간의 살이 붙여지기도 한다. 그러니 이 동화에서처럼 이야기의 출발인 화장실, 그리고 이야기의 전달과정은 재미에 재미를 보태어지기도 하지만 그 비밀(?)이 궁금해지게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전해들은 화장실 몬스터 정체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커져가기만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직접 이 화장실 몬스터를 몰아내기로 한다.
이야기만 읽으면 그저 흥미롭다. 하지만 이 동화 속에는 나름대로의 코드가 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하기만 하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그래서 화장실에 그런 무서운 대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상상까지 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모여서 회의를 하고, 모둠을 만들고,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 해결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작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 아이들은 그 무서운 화장실 몬스터가 화장실의 상태를 살펴보러온 장학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더욱이 반다가 학교의 화장실에 대해 장학사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어쩌면 작은 소동이라 여길 수 있는 동화의 출발이었지만, 아이들의 현실에 부딪힌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해결해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습이 있다. 이러한 과정은 이 동화를 읽는 아이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