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아름드리나무 라임 어린이 문학 4
루이사 마티아 지음, 바르바라 나심베니 그림, 이현경 옮김 / 라임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달동네라는 책의 제목이 제법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름 그대로의 의미라면 하늘아래 가장 달이 잘 보이는, 가까운 곳을 의미하는 높은 지대이다. 사실 이런 곳에 살면 불편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높은 곳을 오르내리는 불편함부터 어느 물건하나 사려면 시내 쪽으로 나와야 하고, 배달마저 잘 되지 않는 곳이다. 그러니 이런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괜찮은 것이 있으니 살아볼만한 곳이다. 차 소리가 들리지 않고, 동네 구석구석 뛰어다녀도 누구하나 야단치는 법이 없다. 새소리, 바람소리, 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곳곳에는 텃밭이 있어 자연공부는 제대로 할 수 있다. 동네 어귀에는 작은 구멍가게가 있으면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곳은 마치 우리의 예전의 달동네 어디에선가 한번쯤 일어났을 일을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다. 재개발은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재개발이라는 것이 그리 와 닿지 않는다. 다만 자신들이 지내고 있는 곳이 달라짐에 대한 것이 싫다. 또한 그리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하루아침에 살아갈 곳이 있을 리는 없다. 소피아를 비롯해서 술레이만, 윌슨, 조콘다는 쇼핑센터가 들어서는 자신들의 공간에서 나무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한다. 아름드리나무를 지켜내기 위해 아이들이 만들어낸 전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을 책을 읽는 내내 뭉클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하고, 지혜롭기도 하다. 아이들이 어쩌면 이런 일들을 계획하고 이뤄낼 수 있을까도 생각하지만 모든 일의 시작과 이뤄짐은 주변에서부터이다. 아이들은 그저 자신들이 노는 아름드리나무를 지켜내기 위해 시작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아름드리가 가지는 마을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낸 아이들의 행동은 세상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좀 더 깊이 있게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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