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와 함께한 여름 푸른숲 작은 나무 18
전성희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주인공 희준이에게 불가사리는 비밀친구일까 아님 상상의 대상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불가사리는 자신과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를 대신하여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또 하나의 자신을 닮은 친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댁에 다녀오다 우연히 만난 벌레, 처음에는 분명 벌레였지만 자신과 가까이 할수록, 그 마음을 따라 쇠먹이를 가져다줄수록 커져간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희준이에게는 너무도 선명하게 보인다.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큰 벌레(?)가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다니.

그러나 중요한 관점이 이것이 아니라 희준이가 이 불가사리에 얼마나 의지를 하고 있느냐이다. 마치 애완동물처럼 이 불가사리를 돌보는 책임감 있는 희준이의 모습을 보며 내용과는 별개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엿보게도 한다. 그러나 희준이가 아빠와 함께 놀지 못하는 허전함을 이 불가사리가 너무도 충분하게 채워주고 있다는 점은 희준이가 ‘누군가’와 이렇게 마음을 내어놓고 신나게 놀고 싶어 하는 욕구를 알아차리게 한다. 그러나 더 이상 불가사리를 대할 수 없음을 알아차린 후 둘의 행동을 너무도 담백하다. 물론 헤어짐이라는 서운함은 있지만 이내 받아들인다. 불가사리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이들의 헤어짐의 장소도 바다이다. 상상력, 약간의 허구와 모험이 전반을 이루지만 현실과 이상을 절묘하게 다루는 이야기는 꽤 그 의미를 진정성 있게 이해하게 한다. 짐작하건데, 희준이는 불가사리를 통해 세상을 좀 더 깊이 알았을 것이고,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아가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마음이 쑥 자랐을 것임은 물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