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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펜과 비밀 쪽지 ㅣ 라임 어린이 문학 2
엘렌 리스 지음, 이세진 옮김, 앙투안 데프레 그림 / 라임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동화책은 하나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하게 된다. 단순히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거나 또는 다른 마음으로 읽게만 한다면 책은 그 가치를 조금 덜 가지게 된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책을 쓴 작가와 그 의도, 그리고 독자가 함께 거리를 좁혀가는 일이다.
이 이야기는 한 갈래의 길로만 읽혀지지 않는다. 표지의 그림과 제목만으로는 아마도 인종이나 피부색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라고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 분명 그 부분도 짚어가며 이야기를 이끈다. 하지만 그 이야기로만 이 책이 만들어졌다면 약간은 평범함을 지녔다고 해 둘 것이다. 그런데 그 속에 진정으로 읽혀지는 것은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알아가는, 배려하는 그 과정이 더 강하게 와 닿는다. 분명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피부색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배경으로만 자리한다. 이 배경은 서로의 간격을 좁히는 구실을 하지만 그것이 주는 힘든 시간도 함께 읽게 한다.
동화는 이렇듯 여러 의미를 가지지만 어떻게 읽혀내느냐에 따라 독자는 더 많은 울림을 가지게 된다. 단순히 동화가 주는 읽을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알게 하기도 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도 알게 하고......아주 얇은 페이지를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더 많은 페이지를 느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