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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 저쪽 - 0~3세 ㅣ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3
고미 타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평점 :
평소 고미타로의 그림책을 좋아한다. 고미타로 그림책의 특징은 간결하지만 그 간결함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림도 단순하고, 글도 단순하다. 몇 줄이 글이 오히려 물음표를 남긴다. 그 물음에 왠지 스스로 답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바다를 보면 아이들은 일단 함성부터 지른다. 그 넓은 대상에게 한없이 즐거움을 느낀다. 모래사장에 놀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 그림책의 아이도 그렇다. 바다를 바라보는 아이의 뒷모습부터 볼 수 있다.그런데 아이는 가만히 있는데 그림이 변한다. 아이의 상상대로, 생각대로 변하는 그림이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자신만의 상상력이다.
꼬마의 뒷모습, 한참을 보게 된다.
아이는 그 파란, 넓은 바다를 보며 그 바다 저쪽에는 무엇이 있을지 상상한다. 끝없는 바다일거라고 생각하다가 얼음나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추운나라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그곳에도 계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과 같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친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한다.
아이가 바라보는 저쪽에는 정말 그런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는 그렇게 자신이 상상하는 모든 것이 그대로 존재하기를 바란다. 바라기 때문에 상상하는 것이다.
아이는 어쩌면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이렇게 상상하고 있을지 모른다. 다소 철학적일지는 모르지만 단순하게 읽어보면 그만의 느낌이나 흥미도 충분히 가져볼 수 있다. 특히 상상력을 자극하기에는 꽤 괜찮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