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한 두더지 - 2012년 제18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45
김명석 글.그림 / 비룡소 / 2012년 6월
평점 :
그림책에는 보통 글보다 그림의 공간이 더 많기도 하다. 그러기에 글이 짧고 적다. 그렇지만 그 속에 있는 글과 그림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하는 특별함이 있다.
이 그림책이 그렇다. 결코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담백한 그림이 글과 잘 어우러져 있다는 느낌이다.
그림의 하나하나를 보면 정교하지만 전체를 보면 담백하다. 필요 없는 배경은 간결하게 그 나머지는 세심하게 그려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에 표현하지 못한 것은 글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그 글도 꽤 괜찮다. 이 짧은 글이 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두더지는 외롭다. 외로운 두더지는 그래서 땅속에다 집을 짓고 그곳에다 멋지게 꾸미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지낸다. 하지만 집을 멋지게 꾸며도 친구들이 없어 외롭다. 밖으로 나가 친구들을 사귀려고 해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집으로 친구들이 하나씩 모여든다. 너무도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집에서 지내자 두더지는 너무 행복하다. 친구들과 함께 하여 기쁘다.
친구들 곁에서 잠이든 두더지, 잠에서 깨어보니 아무도 없다. 외로워지려는 두더지에게 기분 좋은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이다.
누구나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감정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니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 두더지는 땅 속에 집을 짓고 혼자만의 공간에 있었지만 그래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 찾아왔을 때 기꺼이 문을 열어주어(아마도 이것은 마음의 문을 의미하지 않을까?) 함께 해서 기쁜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야기의 끄트머리에서는 정말 꿈이었을까를 생각해보게 하지만 그래도 두더지에게 누군가 찾아왔다는 것만으로 기쁘게 이야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