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맨 마지막 장면 때문이다. 그림책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정말 이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놓은 녀석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일반 소설이나 동화책에서 궁금하면 뒷장을 먼저 읽어보기도 하겠지만 이상하게 이 그림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느긋하게 맨 마지막장을 기다렸다. 어이쿠, 이 녀석, 정말 이 녀석이었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이 아이의 소심한 복수이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 그림책을 좋아라하며 읽는다. 자신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녀석, 당당하게 대응했다. 아니 용감했다. 비록 그 일을 저지르고만 녀석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분명 자신은 자신의 마음을, 화남을 표현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됐다.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이 아기가 오히려 예쁘고 칭찬해주고 싶다. 뭐 그림책 속에 동물이 그냥 '똥'이야기로만 여길지 모르지만 가만히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하니 그렇다. 자신에게 이 엄청난 일을 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있는 그 누구를 찾으러 다니는 모습도 귀엽다. 그래야 한다. 자신이 원하고 바라고 해야 할 일은 이렇게 해 보는거다. 찾아서 다행이다. 아이들은 이런 그림책을 좋아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이 이야기로 연극이나 등등 나왔을 때도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좋아했을 것이다. 킥킥거리며 웃었을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