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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ㅣ 보림문학선 8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김일형 옮김, 울리치 뢰싱 그림 / 보림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먼저 보니 왠지 조금은 으스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 속에 분명 뜨거운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스스로 내면의 힘을 키우는 열네 살 아이들의 심리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겉으로 보기에는 족장의 아들과 노예 아이의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두 아이는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그 속에서 안과 아스케는 많이 성숙되어지고, 마음이 키도 자라게 되는 것이다.
아스케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가를 살펴보면, 누군가 붙여준 것인데 그 아이의 모습이 불에 탄 나무토막 같다고 그러니깐 재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아스케’다. 이름만으로도 이 아이의 평탄하지 않은 삶을 떠올려보게 한다.
섬에서 둘 만이 살아남았을 때, 아무 것도 모르는 그 무지의 상태에서 얼마나 불안했을까? 언젠가는 남자 어른들이 돌아올 거라고 기대를 하지만 얼마나 불안한 하루하루를 지내야했을까?
노예의 아스케와 족장의 아들 안!
모든 것이 뒤바뀔 수 있는 생활이지만 둘은 서로를 믿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노예는 절대 무기를 가질 수 없음에도 결국 아스케가 찾아온 칼과 창을 인정해야만 했던 안이었다. 안과 아스케가 섬에서 살아가려면 그 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안다. 그러나 무기가 될 수 있는 이것이 이 둘에게는 어떤 상징적인 물건이 될 수밖에 없다.
멀리 자신들을 구하러 온 배를 보면서 대장장이가 꿈인 아스케는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칼을 안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건넨 말도 이 둘이 얼마나 서로를 믿고 의지했음을 알게 한다.
고립된 섬에서 둘은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면서 더 많이 자랐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은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족장의 아들과 노예인 동갑내기 둘이지만 힘든 시간 속에 둘은 서로의 입장은 버려야만 했다. 살아가는 것을 위해 지내야했던 처음이었지만 점점 서로를 알게 되고,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어른들의 규칙은 어른들만의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서로가 잘 지내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름대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