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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ㅣ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2
임다솔 지음, 정은민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외할머니라는 대상은 무조건 사랑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할 수 있다. 왠지 외할머니만 있으면 엄마의 잔소리쯤은 당장 가라앉힐 수 있을 것만 같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 줄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책은 그냥 할머니와의 풋풋한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외손녀가 외할머니의 기억 속으로 따라가는 여행이다. 이 정도쯤은 알고 읽어두어도 괜찮을 듯하다.
마치 판타지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빛이 할머니의 기억 속으로 그것도 아주 오래전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이다. 나빛이 말한 듯이(아니 작가가) 마치 영화관에서 입체 안경을 쓰고, 생생한 3D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주인공 나빛은 방학 동안 영화제에서 주최하는 영화캠프에 가려고 했지만 엄마 손에 이끌려 외할머니 댁으로 가게 된다. 어릴 때 이후 본 적이 없는 외할머니는 치매로 인해 모든 것이 조금은 불안정하게 지내게 된다. 외할머니 댁에서의 첫날 저녁, 이상한 소리에 이끌려 밖으로 나온 나빛은 곳간으로 가는 외할머니를 따라 들어섰다가 아주,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한다. 그것은 바로 할머니의 기억 그러니까 31년 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나빛은 이 기억 속에서 할머니의 이야기도 알게 되고, 나빛이 할머니 집으로 와서 보게 된 사진 속 주인공이이기도 한 엄마의 쌍둥이 언니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할머니가 왜 그토록 분홍원피스에 집착을 하는지도 알게 되고 할머니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 열 세 살이지만 제법 속이 깊기도 하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냥 영화가 아니고 판타지 속의 이야기를 읽는 듯하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이렇게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