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누구나 꽃을 좋아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름난 꽃도 괜찮지만 아주 작은 들꽃 같은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민들레도 좋고, 배추가 씨를 맺기 전 피는 꽃도 좋고,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채소들의 꽃들도 굉장히 좋아한다. 길을 가다가 이름 모를 꽃이 있으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냥 쳐다보는 재미가 더 괜찮아 한다. 지금같이 꽃이 많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면 괜히 기분이 더 좋아진다. 그래서 지나가다도 꽃을 찾아본다. 이 책안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모아져있다. 그냥 우리가 잘 알 수 있도록 들꽃에 대한 정보만 있는 평범한 책이 아니다. 그 꽃과 관련된 시도 소개하고, 글도 소개하고 사진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하고 있으니 수필집을 읽는 것도 같고, 에세이집을 읽는 것도 같고, 들꽃에 대한 정보책을 보는 것도 같고, 좋은 시만 골라놓은 시집을 읽는 것도 같다. 꽤 두툼한 책이 읽을수록 매력적이다. 이 두께가 읽는 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많은 것을 볼 수 있어 좋기만 하다.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만나는 꽃들의 사진이 위로나 반가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시를 읽으면서 알고 있는 시를 만나면 반갑고, 잘 몰랐던 시를 읽게 되니 또 한 번 더 반갑기도 하다. 어쩌면 이렇게 잘 맞추어 놓았을까도 생각해본다. 이 봄에 제법 잘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