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아마도 청소년 장편 소설이려니 했다. 두툼한 것이 이야기가 꽤나 길고, 사건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니다. 몇 편인지는 모르지만(세어보지 않아서) 여러 편을 한데 묶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하나하나의 동화를 엮었으니 책 한 권으로 두둑한 동화선물을 받은 것이다. 거인이라고 하니 어쩌면 저학년이 볼 동화가 아닌지 약간은 의심도 해 보겠지만 그렇지 않다. 어디 거인이 등장한다고 청소년들이 그 속에 재미난 이야기를 덮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환상적이며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을 읽으면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 사물들은 모두 이야기를 한다. 저마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작가가 모든 사물에 대한 존재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마치 그들도 그들만의 사회가 있는 것처럼. 외국의 전래동화 같기도 하고, 우화 같기도 하고, 민담 같기도 한 내용들이다. 책 소개글의 내용처럼 ‘의미 있다고 판단한 동화’라고 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 가장 눈에 뜨이는 내용은 ‘완전히 혼자인 왕’이다. 이 내용은 몇 줄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동화라고 하기에도 조금 짧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충분히 전달된다. 짧지만 강하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다. 이야기를 읽는 것도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지만 이 짧은 내용을 위해 그려진 그림이 더 와 닿는다. 아마도 이 동화는 그림과 함께 보아야 제 맛인 듯하다.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기도 하고, 어른들을 위한 생각동화라고 해 두어도 괜찮을 듯하다. 그리 길지 않은 동화와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