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인 작가는 역사동화를 참 맛깔나게 쓰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전에 읽었던 동화가 주로 역사를 다루고 있었다. 고백하건데 이 작가의 동화를 읽기 전 나름대로 편독이 있어 역사물은 그다지 즐겁게 읽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강숙인 작가의 역사 동화를 읽고 나서는 이렇게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것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책을 만날 때도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강숙인 작가다. 읽으면서 이 동화, 읽기를 정말 잘했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게 된다. 이 동화 속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 공주’와 그 이야기 속의 특별한 ‘거울’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 백설공주와 거울은 조금은 다르게 보여주고 있다. 백설 공주는 주인공 희주가 정말 맡고 싶어 하는 배역의 주인공이고, 거울은 희주의 마음속의 거울이다. 희주가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고 물으면 희주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는 거울이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인정의 욕구를 가진 아이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그런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어릴 때 누구나 남들보다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싶어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성인이 된 지금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아름다운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이라는 것을 희주와 아빠의 대화 속에서 느껴볼 수 있다. 학예회에서 주인공 백설 공주의 역할을 맡고 싶은 희주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누구나 그렇다. 미운 역보다는 예뻐보이고 드러나 보이는 역할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빠는 희주가 정말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준다. 희주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잘 표현해 주지는 않는다. 희주는 아버지의 사랑을 기다리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표현을 해 주지 않는 것이 못내 서운하다. 미움과 원망이 커갈즈음 아버지는 희주에게 마음속의 거울을 지우라고 말을 한다. 이 동화 속에 거울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거울을 보면 보이는 그 부분만 보이기에 아버지는 그 거울을 없애라고 하지 않았을지 짐작해본다. 보이는 것은 보이는 그것뿐이고 그 내면의 모습을 보는 것이 진정함이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겉모습을 보는 거울을 보았다면 지금부터는 내면을 보는 거울을 상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