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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편지
최향 지음, 심미아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동시를 읽으면 그저 해맑아진다는 말부터 나오게 된다. 시에 담긴 언어들이 부드럽기도 하지만 동시 속에는 어릴 적 기억들이 많이 담겨있기도 하다. 그 기억을 다시 이야기해 보는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어릴 때 그 개구쟁이였던 행동들이 지금에 생각해보면 그립기도 한 것은 왜일지 모르겠다. 잊어버렸던 기억들을 다시 생생하게 떠올려준다. 그래서 늘 읽고 싶어지는 게 동시이다.
이 동시집을 읽으면 아이들의 독특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어른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언어들과 생각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의 말과 생각을 잘 엮어도 동시가 될 듯하다고들 했는데 역시 이 동시집에 있는 글들도 그런 생각과 함께 한다. 우리들은 보이는 그대로 말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나름대로 더 생각하고, 궁금한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은가보다. 그래서 상상력이 풍부한가보다.
작가는 시선을 철저하게 아이들의 시선에 맞추었다. 결코 어려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쉬운 말이나 일상적인 언어들인데 참 야무지게도 엮어져있다. 그래서 그런지 부담스럽지 않다.
소나기 내린 뒤 활짝 웃는 해님을 보고 우리는 그냥 맑아졌다고 생각할 것을 아이들은 그런 날을 잠자리 생일이라고 한다. 정말 아이들다운 마음이다. 담장 아래 핀 꽃을 보고도 나비가 잘 날아들기 편하도록, 담 넘기 힘들까봐 그 곳에 피었단다. 무심히 보던 것도 작가의 눈에는 정말 기특하게도 넘어가지 않는다.
동시를 읽는 이런 맛이 있으니 나이가 이렇게 들어서도 동시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