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작가의 말부터 먼저 읽게 되었다. 예전에 개인적인 일로 한 번 뵌 일이 있기에 그분의 조용한 모습을 떠올리며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쓰시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되는 것은 전쟁의 아픔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마치 실제 경험한 일들을 있는 그대로 풀어놓는 듯한 이야기로 쓰고 있다. 어쩌면 이 내용들은 작가의 체험적인 일들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한국전쟁에 대한 아픈 기억, 분단의 아픔 그리고 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자신의 고향을 찾아가 그 고향에 대한 향수를 진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3부작에 모두 7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이 책은 한 편 한 편이 마치 서로 엮어져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다. 나만이 느낀 것인지 나아닌 또 다른 독자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전쟁 때 가족과 헤어진 할아버지가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평생 혼자 살아가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구리반지], 내용 전체가 마치 자신의 힘든 생활을 타령으로 불러 그 사람의 삶을 알게 하는 [삼거리 국밥집], 마치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듯 아니 정말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뿔테와 금테], 동네에 순덕이네가 이사를 오면서 이 아이는 그 아이와 친구가 되고 서로에게 작은 도움을 주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고모와 순덕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전쟁이라는 현실을 느끼게 되는「낮달」이야기도 특별나게 읽혀진다. 책을 다 읽어도 내내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표지 그림이다. 빨랫줄에 널어놓은 조끼의 주머니에 새가 날아와 집을 짓고 알을 낳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 드문 일에 의미를 두자면 자연과 사람이 이렇게 마음을 나누듯 모든 사람들도 함께 마음을 나누자는 의미가 아닐 지 생각을 더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