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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나만 믿어요 - 선생님과 정말 친해지는 법, 동화로 배우는 학교생활 2
고정욱 지음, 유명희 그림 / 글담어린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나니 가슴이 뭉클하다.
부제목처럼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선생님과 정말 친해지는 법’을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니 예전의 선생님 한 분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이셨는데 이 선생님은 점심시간에 선생님 식당으로 갓 식사를 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오셔서 꼭 선생님 자리에서 식사를 하셨다. 그것도 혼자 드시는 게 아니라 아이들 옆에서 드셨다. 더 특별한 것은 선생님 도시락은 아이들 차지였다. 어떤 날을 정말 밥을 꾹꾹 눌러 담아 오셔서는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아이들을 불러 “오늘 선생님 배가 부른데 같이 좀 나눠 먹어줄래?”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였다. 그러면 그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밥을 맛나게 먹었고, 반찬 또한 반 전체 아이들이 나눠먹을 수 있었다. 때로는 국수도 시켜 드셨는데 그 날은 밥을 다른 친구들에게 완전히 나눠먹게 한 날이다. 그런 날은 “내가 오늘 밥맛이 없어서 국수를 먹어야겠다”그러시고는 선생님 도시락을 반 친구에게 나눠주셨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그 선생님께서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시고 염려하고 계셨는지를 진하게 느끼고 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좋은 정서를 가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대상이다. 그러기에 선생님과의 관계는 아이들에게는 학교생활을 얼마만큼 잘 할 수 있느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자신감이 생길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선생님의 격려와 배려는 아이들이 자라는데 아주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조금은 소심하다. 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그 누구보다 진한 사랑이 있고 배려가 있는 아이다. 학기 초 담임선생님이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는 선생님을 위해 노력을 한다. 때로는 아이들과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결국 반 친구들도 이 아이의 진심을 알게 되고 선생님을 이해하고 서로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선생님의 마음 나누기이다. 서로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진심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며 애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정말 선생님을 위한 마음이 무엇인지 아이들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음을 담은 아주 작은 배려나 말이 더 큰 것임을 아이들의 행동이나 말을 통해 전달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결코 그 깊이만은 가볍지 않은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