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내게 강하게 당겨오는 느낌이다. 내게 있어 ‘아버지’란 대상은 늘 혼자만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는 강한 아버지였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그리 당당하시고 크게만 느껴지던 아버지가 나이가 들어가심에 따라, 아니 요즈음에는 무척 작아 보이신다. 예전에 나에게는 정말 커다란 산 같은 존재였다. 어릴 때 유독 많이 아프던 나에게 굳이 학교까지 업어서 데려다주시곤 했던 것을 기억하면 그리도 무서운 아버지도 딸의 힘이 되어주시고자 했었던 것 같다. 살아가면서 힘들 때 아버지가 너무 단단하시기에 기댈 수 없었다. 그냥 아버지는 내게 ‘믿는다’ 그 말 한마디면 다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 한마디면 다 해결되었다. 그 말 때문인지 약해지려할 때도 다시 나를 세우곤 하였다. 그런가보다. 아버지의 그 깊은 마음을 아는 사람은 아무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자격이 주어지나 보다. 지금에야 고백하지만 아버지 때문에 울었던 기억도 있다. 정년퇴직을 하시고 집에 계신 얼마동안 그 약해진 아버지의 등을 보고 몇 번을 울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다리가 아파 병원에 계실 때 혼자서 밥을 챙겨 드시고 저녁이면 그 병원에 들락거리시던 모습을 생각하며 울었다. 아버지와 늘 맞서던 나의 모습은 서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그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아버지는 지금 칠순이 되셨지만 그래도 아직도 개인 사업을 하시면 열심히 지내시는 모습이 때로는 자식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그 모습이 오히려 다시 나를 세우기도 한다. 역시 아버지는 아버지다. 자식은 아버지를 생각하면 울어야 할 자격도 없고, 약해질 자격도 없다. 가볍게 읽으리라 생각했던 책이 오히려 마음을 더 단단하게 여미게 한다. 때로는 뭉클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다시 다짐한다. 아버지에게 당당한 자식이 될 수 있도록 지금 힘들어도 웃고 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