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를 읽으면 쉬운 그 내용에서 뭔가를 느끼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글을 읽다보면 누군가에서 들을 것도 같고, 읽었던 것도 같은데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롭다. 굳이 기억을 더듬어보지 않아도 그때그때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묘하기도 하다. 옛이야기에는 도깨비가 많이 나온다. 그냥 도깨비라고 하면 무섭기도 한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도깨비들이 하는 일은 정의롭다. 착한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도깨비방망이이다. 이 그림책을 보면 이 도깨비방망이가 참 신통하다. 도깨비들은 조그만 소리에도 잘 놀라고, 잘 도망가기도 하는가보다. 역시 이 그림책에서도 그렇다. 마음씨 착한 소년이 호두 깨무는 소리에 모든 것을 팽개쳐버리고 도망을 가버린다. 도깨비들이 놓고 간 도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온 착한 소년은 부모님과 행복하게 지낸다. 이 모습을 본 욕심 많은 소년이 똑같은 행동을 하지만 결국 도깨비들에게 잡혀 코가 길어지는 벌을 받게 된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것을 이 두 소년의 행동을 굳이 비교해보지 않아도 될 만큼 그 이유가 명백하게 보인다. 산에 가서 호두를 줍게 된 착한 소년은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고, 욕심 많은 소년은 무조건 혼자만 가지려고 했다. 남을 먼저 생각한 착한 소년은 도깨비 방망이를 가질 수 있어 넉넉하게 살 수 있게 되었지만, 모든 것을 혼자만 가지려던 욕심 많은 소년은 코가 길어지는 벌을 받게 되었다. 남을 위해 베푸는 것이 오히려 더 넉넉해질 수 있으며, 욕심은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