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이 제목을 보는 순간 무조건 이 그림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이 주는 느낌도 있지만 무엇인지 모르게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아주 희망적인. 이 그림책만 보고 있으면 마치 봄을 한 아름 안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산에 들에 꽃이 피어 모든 것이 화려하고 풍요롭다. 그 색채마저 따사롭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앉아있으면 누구나 편안한 낮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잠이 들면 행복한 꿈을 꾸게 된다. 봄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은 없다.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던 엄마도,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아가도 꾸벅꾸벅 잠을 잔다. 마루에 있는 인형들도 잠을 잔다. 마당에 있던 강아지도 잠을 잔다. 햇볕을 쬐던 할아버지는 잠을 자고, 장난감을 타고 놀던 누나도 잠을 잔다. 가겟집 아주머니도 대문 밖에서 잠을 자고, 그 주위를 맴돌던 고양이도 잠을 잔다. 시냇물을 타고 놀던 오리 가족도 잠을 자고, 풀잎 속에 있던 거미도, 생쥐도 잠을 잔다. 나뭇가지 참새도, 구름도 바람도 모두모두 잠을 잔다. 모두가 사르르 사르르르 잠을 잔다. 참 예쁘다. 정말 예쁘다. 봄이 오면 정말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그 역동적인 삶 속에 잠깐 쉬어가는 것이 낮잠이다. 이렇게 봄이 뿌려주는 향기를 맡으면 누구나 한번쯤 이렇게 낮잠을 잔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없다. 인형도 자고, 참새도 잔다. 봄이 뿌려주는 잠가루이다. 이 봄잠에 가장 먼 저 깬 아가의 해맑은 모습이 반갑다. 마치 동요를 부르듯이, 동시를 읽는 듯 책 속의 말들이 정겨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