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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먹는 남자 ㅣ 올 에이지 클래식
데이비드 알몬드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불,
이 말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어떤 소재를 택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뭔가 강렬한, 아님 분노? 위기, 위험 화 등 ‘불’하면 떠오르는 상징 때문에 책의 내용이 결코 차분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불은 잘 사용하면 이롭지만 잘못 사용하면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이 불을 소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데 이 불을 먹는 남자라니?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텔레비전에서 불로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은 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면서도 무서워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이 ‘불’이 의미하는 것은 위험에 대한 암시였다. 이 위험은 이 남자가 겪은 ‘전쟁’이었다.
이 글을 이끌어가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린아이이지만 그 어린 아이가 만난 사람과 상황은 그 남자가 만났던 것을 떠올릴 만큼 상징적이었다.
‘불을 먹는 남자’인 맥널티
불을 먹고 뱉는 일에 익숙한 이 남자의 가슴은 얼마나 뜨거웠을지 상상해보게 한다. 그가 겪은 것을 가슴에 담고, 그 가슴에 담긴 호흡으로 불을 당겨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자신의 아픔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남자는 맨 처음 자신의 기억을 떠올릴 만큼 강렬한 질문을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들었지만 아무것도 기억을 하지 않는다. 아니 기억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선명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이 사람에게는 힘든 기억이고, 무서운 기억이다.
신기한 것은 불과 대조적인 물, 즉 해변에서 이 모든 일이 다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작가는 이 뜨거운 불을 잠재울 물을 떠올려 본 것은 아닐지 나름대로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