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뭐예요? - 초등 4학년 국어활동 3 교과서 수록 도서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3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양진희 옮김, 프레데리크 레베나 그림 / 상수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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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소심한 편이다. 아니 정말 소심하다. 뭘 새롭게 시작하거나 새로운 일에 접했을 때 얼마나 고민을 많이 하는지. 그래서 남들보다 흰머리가 빨리 나나보다.
그런데 이런 버릇이 왜 생겼는지, 왜 그렇게 뭔가를 결정해야 할 때 고민을 많이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너무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왔기 때문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정말 강압적인 분이다. 학교를 마치면 무조건 집으로 와야 했고, 씻고 숙제부터 해야 했다. 그렇게 자라 와서 그런지 사소한 결정에도 꽤나 머뭇거리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늘 지시적인 것에 길들여졌던 나는 혼자서 결정해야 하거나 ‘자유’의 시간에는 뭘 해야 할 지 잠깐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자유’로운 것에 자유스럽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고치려고 마음만 먹으니 그 버릇도 때때로 잊어지곤 한다.
그 이유를 안 지금은 스스로 깨트려보기도 하고 일부러 깨기도 한다. 물론 그 자유에 대해 분명히 책임감이 따르지만 요즘은 내 나름대로 스스로 선택하고 이루고 결정하고 책임지고 하는 일에 익숙하다. 때로는 시키는 일만 해야 하던 그 어린 시절이 그립기는 하지만.

자유와 방종은 다르다고 생각된다.
문득 ‘두발자유화’를 하던 때가 생각난다. 나는 그때 학생이었다. 교복을 입었었다. 학교를 다니던 중에 두발자유화가 생겼다. 모두들 ‘자유’라는 것에 환호성을 질렀고, 모두 나름대로 머리 스타일을 바꿨다. 기껏해야 한다는 것이 앞머리를 자르고 뒷머리를 기르거나 커트머리가 전부였지만 그래도 우리만의 ‘자유’를 가진 것이라는 생각에 더없이 기뻤다. 때로는 커트머리를 한 친구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단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누렸다.
그 후로 이뤄진 교복자율화. 학생들에게는 딱딱한 교복과 똑같은 머리스타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은 분명히 생겨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책값과 더불어 옷값에 허덕여야 했고, 아이들은 메이커와 매일 다르게 입고 싶은 욕망에 흔들려야 했다. 분명히 이것은 자유화와 자율은 달랐다.
그 와중에는 우리는 자유라는 것을 충분히 느꼈던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의 머리스타일과 교복을 유심히 보게 된다.
그것은 지금 내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직업을 가져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 누렸던 자유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자율’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제는 ‘자유’다. 성인이 된 지금 내 마음대로 머리스타일도 하고 옷도 입어보지만 왠지 그 때 교복과 머리스타일이 가장 예뻤던 것 같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요즘 아이들은 당당하다.
교복치마를 길이를 더 당겨 올려놓기도 하고, 머리스타일도 연예들과 비슷하기도 하다. 윗옷은 정말 터질듯이 줄여 입기도 한다. 이 아이들이 커서 그렇게 작아 보이는 것인지 아님 옷이 저절로 줄여든 것인지 모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난 어릴 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자유와 자율은 그 뜻이 조금은 다르지만 책임은 따르는 것이라고.
뭔지 모르지만 우리가 커오던 때와 다르다. 그러니 교육을 하는 사람이나 학부모나 아이들도 가끔 힘들어질 때가 있다.

요즘 내가 만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가장 빠르게 와 닿는다. 조금은 다른 환경에 사는 이 이 아이들은 이 아이들이 지내기에는 힘든 곳에 너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 혼자 마음대로 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규칙’에 묶여있고, 교문을 나서 집으로 오면 아무도 없으니 그게 자유이며, 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학원도 다니고 있지 아니니 아이들만의 시간에서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많다.

이 책은 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자유’라는 것은 어떤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자유란 무조건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또한 그 판단에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이런 것들에 자유스러워질 때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음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진정한 ‘자유’는 어떤 것이며 어떤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인지 한번 뜨겁게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다른 사람들을 비난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도 배우기 위해서지요.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기 위해서랍니다.
자유로운 게 외롭다는 것도 깨닫고 외로운 것을 참을 줄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유가 뭐예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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